한-미 안보연구회와 미국 해리티지재단이 함께 주최하는 한-미 동맹관계 토론회가 6일 워싱턴에서 열렸습니다. 해리티지재단에서 열린 이 토론회에서는 두 나라 간 동맹의 현주소와 앞으로의 진로를 놓고 활발한 논의가 있었습니다.

토론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1990년대 말 이후 한-미 동맹관계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사실을 인정하고 앞으로 두 나라가 어떻게 이를 잘 관리해 나가느냐에 동맹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토론회 현장을 다녀온 윤국한 기자가 좀더 자세한 내용을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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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동맹의 미래'란 제목으로 진행된 6일 토론회는 미국쪽에서 래리 닉스 의회조사국 선임연구원, 한국쪽에서 임용순 성균관대 교수와 김덕중 경기대 교수가 주제발표를 맡았습니다.

세 사람은 모두 한-미 동맹이 과거 냉전 시절 50년 넘게 가장 성공적인 동맹으로 역할을 수행한 점을 평가하면서 현재 나타나고 있는 일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계속 존속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우선 래리 닉스 선임연구원은 현재 한-미 동맹관계는 근본적인 변화를 겪고 있다면서 이같은 변화는 2001년의 9/11 테러사태와 북한 핵 문제, 미군 장갑차에 의한 한국 여중생 압살 사건 등으로 인해 더욱 가속화됐다고 말했습니다. 

닉스 연구원은 한-미 간에 공유됐던 긴밀한 전략적 비전이 심하게 훼손되면서 지금은 두 나라 간에 공동전략에 대한 비전이 아직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습니다.

닉스 연구원은 동맹관계의 변화는 한-미 두 나라가 계획하거나 조율해 이뤄나가는 경우와 두 나라 간 긴장관계의 부산물로 생겨나는 경우가 있다면서, 앞으로 이 두 가지 가운데 어느 것이 동맹관계 변화를 주도해 나갈지 관심있게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닉스 연구원은 동맹관계 변화는 특히 북한의 군사적 위협과 안보상황에 대한 미국과 한국 간 견해차에서 시작됐다고 말하고, 한국군 지도부는 현재 동맹관계의 변화에 대해 매우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지만 이런 입장은 정치권과 일반 여론, 특히 젊은층의 압도적인 견해와는 점점 고립돼 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닉스 연구원은 이어 동맹관계 변화는 한국 뿐 아니라 미국의 전략적 태도가 서로 다른데도 원인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즉, 한국 정부는 말로는 북한의 핵을 용인할 수 없다고 하면서도 실제로는 이를 사실상 용인하는 듯이 보이며, 이같은 태도가 6자회담에서 북한의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또 미국의 경우 북한을 외교정책의 주요 우선순위에 두지 않고 있는데다, 북한의 핵 문제에 대해 강한 강압적 조처를 취하기 보다는 외교적 교착상태를 유지하는 것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닉스 연구원은 이같은 입장차 때문에 한-미 두 나라는 가령 대북 지원전략을 놓고 거의 아무런 조율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닉스 연구원은 이밖에 중국의 부상과 9/11 이후 일본이 지역 내 안보에 역할을 강화하려는 움직임도 한-미 동맹관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국은 중국을 문화적 유대를 함께 하는 친구로 여기는 반면 일본에 대해서는 역사적 관계 등으로 인해 적대적 감정이 크지만 이는 미국이 중국과 일본을 보는 시각과는 크게 다른 것이라고 닉스 연구원은 밝혔습니다.

성균관대 임용순 교수는 한-미 동맹과 한반도 평화 및 번영과의 상관관계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임 교수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그리고 번영은 북한 핵 문제 해결과 굳건한 한-미 동맹관계가 그 전제라면서  한국 정부는 북한을 설득해 핵을 포기하도록 하는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임 교수는 한-미 동맹관계는 인류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동맹이라면서 자신은 현재 동맹관계에서 나타나고 있는 일부 파열음에도 불구하고 미래를 낙관한다고 말했습니다.

임 교수는 두 나라 간 동맹관계는 폐지돼서는 안될 중요한 것인 만큼 두 나라는 공동의 선, 그리고 견제와 균형의 방식을 토대로 한 도덕적, 법적 약속을 통해 이를 관리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임 교수는 현재 한-미 동맹의 존속 이유에 대해 일부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지만 동맹은 한국과 미국 양쪽에 큰 혜택을 주고 있다면서 두 나라 사이에 상당한 일체감이 형성된 것을 한 예로 들었습니다.

임  교수는 이어 한-미 동맹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서 뿐 아니라 21세기 동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서도 필수적이라면서 두 나라가 이를 지키는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김덕중 경기대 교수는 한국사회 내부의 좌파성, 친북 현상에 초점을 맞추면서 상당수 전문가들과 심지어 정부까지도 아무런 증거 없이 북한의 위협이 없어졌다고 말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김 교수는 북한의 위협 정도에 대한 일치된 견해가 있기까지는 주한미군을 유지해야 한다면서 이는 일종의 보험으로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 교수는 특히 최근 한국사회 일각의 맥아더 동상 철거 움직임을 비판하면서 한국 사회 다수를 이루는 일반인들은 이번 일을 계기로 친북 좌파 목소리의 실체를 알게 된 만큼 이 사안은 긍정적 효과를 낸 측면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토론에는 세 명의 주제발표에 이어 이춘근 자유기업센터 부소장과 마크 매닌 미 의회조사국 연구원이 토론자로 나서  한-미 동맹관계를 최상의 협력관계로 재복원하기 위한 방안 등을 놓고 의견을 교환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