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핵 비확산 전문가는 북핵 문제의 조속한 해결 만이 능사가 아니며 6자 회담 당사국들은 먼저 상호 대화를 통해서 신뢰와 이해를 회복한 후에 적극적으로 협상에 임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전략 국제 문제 연구소의 존 울프스탈 연구원은 7일 이곳 워싱턴에 있는 보수 성향 연구단체, 헤리티지 재단 주최로 열린 제 20차 한미 안보 연구회 토론회에서 미래 북핵 시나리오를 제시하면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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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 국제 문제 연구소의 존 울프스탈 연구원은 현재 북한이 풀루토늄을 자체 생산 할 수 있다는 사실 이외에 다른 점들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지만 북한의 핵 위협은 분명히 존재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최악의 상황에서 북한이 10개 내지 12개의  핵무기를 제조할 수 있는 정도의 핵 물질을 갖고 있을 수도 있고 적게는 3개에서 5개 혹은 단 하나의 핵무기도 만들 수 없을 런지도 모른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핵 위협은 여전히 존재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따라서 북핵 문제를 다루는데 있어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울프스탈 연구원은 미래의 북핵 시나리오 4개를 제시하고 그 가운데 가장 가능성 있는 것으로 이른바 “현상 유지” (staus quo) 모델을 꼽았습니다.

현상 유지 모델이란 북한이 계속해서 플루토늄을 생산하고 국제사회는 북한이 우라늄 개발 계획을 보유하고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지 못하지만, 북한이 핵무기를 실험하지 않으며 협상에서 여전히 유연성이 존재하는 상황을 말한다고 울프스탈 연구원은 설명했습니다. 이는 시간이 지날 수록 수용할 수 없게 되겠지만, 현 상황에서 앞으로 10년 간 지속될 수 있는 모델이라고 말했습니다.

울프스탈 연구원은 최악의 북핵 시나리오로 핵무기를 보유한 북한이 이를 실험하고 핵 포기를 거부하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울프스탈 연구원은 북한의 핵무기 포기 거부는 역내 안보와 미국의 안보 또한 미국과 중국, 타이완 간의 관계에도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뿐만 아니라 남한과 일본, 심지어는 타이완 역시 핵 무기 보유를 다시 고려하게 되면서 역내 안정이 깨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그는 또한 북핵 문제를 조속하게 해결하려는 움직임이 부정적인 영향을 가져올 수도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따라서 먼저 북한과 다른 당사국들이 대화 협력을 통해서 상호 이해와 신뢰를 회복한 후에 보다 적극적인 북핵 문제 해결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울프스탈 연구원은 주장했습니다. 

역시 이날 토론회에 발표자로 나선 미국 국방 연구소의 오공단 박사는 1990년 대 북한 사회의 성격을 변화시킨 3가지 사건으로 김일성 주석의 사망과 1995부터 98년까지 걸친 이른바 고난의 행군, 그리고 지난 2002년 7월의 경제 개혁을 꼽았습니다.

북한 주민들은 북한 김일성 주석이 사망한 이래 후계자로 등장한 김정일 국방 위원장에게 긍정적인 모종의 변화를 기대했지만, 94년 말에 최소한 150만 명의 주민들이 기아로 죽어가는 동안 김 위원장이 어떠한 행동도 취하지 않았기 때문에 장년층을 포함한 젊은 세대, 심지어 엘리트 계층 마저도 불만을 품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오 박사는 특히1995년 부터 98년 사이의 이른바 고난의 행군은 북한 정권에 대한 북한 주민들의 생각을 변하게 만드는 계기가 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주민들이 가난과 배고픔에 시달리는 동안 김정일 위원장은 고 김일성 주석과는 달리 이들을 위로하고 도와주는 듯한 행동이나 언행 을 보이지 않음으로써 주민들의 실망과 원성을 샀다고 오 박사는 설명했습니다. 또한 최근 자신이 인터뷰한 60명의 탈북자 대부분이 이 고난의 행군 기간 동안에 기아로 사망한 사람을 직접  보거나 믿을 만한 사람들을 통해서 들었을 정도로 아사자가 만연했으며 사망자들은 적절한 장례 절차 없이 얕게 파인 땅에 시신을 그대로 던져 넣는 “직파”식으로 매장됐다고 오 박사는 밝혔습니다.

오 박사는 북한 사회의 성격을 형성한 또 하나의 사건인 2002년 7월의 경제 개혁이 이미 북한 사회에 존재하고 있던 시장 경제 시스템을 합법화한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경제 개혁은 극심한 식량 배급과 소비재 부족, 만연한 부패와 뇌물 수수 행위로 질식된 북한 경제와 주민들의 고통과 좌절감을 방출시키기 위한 북한 정권의 도피책이라고 오 박사는 말했습니다. 또한 경제 개혁으로 한국과 일본, 중국 등지에 친척을 두고 있어 소비재를 북한으로 들여와 판매할 수 있는 사람들이 새로운 사회 계층으로 등장하기도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다른 변화로 김정일 국방 위원장이 정권 승계 구도를 유지하기 위해서 군에 전적으로 의지하게 되면서 군을 대폭 강화했고, 그 결과 북한 정권을 지탱하는 두 개의 기둥인 공산당과 군 사이의 균형이 깨진 점도 주요 변화로 꼽았습니다. 그 밖에 남한과 북한 간의 화해 협력은 한국과 미국의 관계에 새로운 국면을 열어주고 있다고 오 박사는 지적했습니다.

남한은 북한이 더 이상 위협적인 존재가 아니라고 보고 있고 미국은 북한이 대량 살상 무기의 주요 근원이라고 말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견해차가 점점 넓어지먼서 남한과 미국 양국 간의 인내심의 수위가 점점 낮아지고 있다고 오공단 박사는 경고했습니다.

한국 고려 대학교 정치학과의 유호열 교수 역시 오 박사와 마찬가지로 북한 사회의 성격을 규정한 사건들을 제시했습니다. 동유럽의 몰락으로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게 된 북한은 중국의 식량과 연료 지원 등에 보다 의존하게 됐다면서 올해 중국과 북한 사이의 교역량이 43퍼센트나 증가한 점을 그 증거로 꼽았습니다. 유 교수는 또한 북한이 최근 식량 배급제로 복귀한 배경으로 북한 정권이 국제 사회의 지원과 경제 개혁으로 자신감을 회복하면서 주민들에 대한 통제를 보다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 깔려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는 중국과 남한의 지원으로 여건이 개선된 북한 정부가 보다 전제적, 독재적으로 변했음을 의미한다면서 대북 지원이 오히려 북한 정권을 강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왔음을 주지시켰습니다.

유호열 교수는 북한이 당면하고 있는 정치적 과제로 권력 승계 문제를 꼽았습니다. 김 위원장은 누구를 후계자로 정할지 심사숙고 하고 있는 중이라면서 북핵 문제가 해결된 이후 북한이 어떤 사회가 될지 예측하기는 힘들지만 지도자는 반드시 교체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유호열 교수는 특히 북한을 다루는데 있어서 미국과 한국이 단합해서 북한이 자체 정책을 변경하는 이외에 다른 대안이 없다는 사실을 주지시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