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강타한 미국 남부 뉴올리언스에서 폭력과 살인, 강간 사건이 난무했다는 소문들은 과장됐거나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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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먼저 뉴올리언스에서 돌았다는 괴소문들의 구체적인 내용을 전해주시죠.

답: 수퍼돔과 컨벤션 센터에서 무장 폭력배들이 허리케인일 피해 대피해 있던 이재민들을 살해, 강간했다는 얘기였습니다. 특히 수퍼돔 내 화장실에서 7살 난 여자 어린이가 강간 당한 후에 목이 잘려진 채 죽어있었다는 소문도 있었습니다.

한 여성 목격자는 방송 인터뷰에서 폭력배들이 어린이와 여성을 강간하고 사람들을 살해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재민들 사이에서 이런 소문이 확산된 것 뿐만 아니라 레이 내긴 뉴올리언스 시장을 비롯한 일부 시 당국 관리들까지도 이 같은 소문을 사실인 것 처럼 말하기도 했습니다.

내긴 시장은 이재민들이 5일 동안 수퍼 돔에 대피해 있는 동안에 아기들이 죽고 폭력배들이 다른 사람들을 살해, 강간하는 장면을 목격해야만 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언론은 이런 발언들을 여과 없이 방송했습니다.

내긴 시장은 한 때 뉴올리언스에서만 사망자 수가 만 명에 달할 수도 있다고 말했는데 신문, 방송사들은 이 수치가 마치 사망자 추정치인 양 보도했습니다.

문: 그런 소문과 추정들이 이제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구요?

답: 네. 그렇습니다. 당국은 컨벤션 센터 안에서 단지 한 건의 살인 사건이 발생했고 수퍼 돔에서는 살인 사건이 한 건도 없었다고 발표했습니다. 루이지애나주 방위군의 자크 타이보도 대령은 자신이 당시 컨벤션 센터와 수퍼돔에 직접 있었다면서 실제 강간 사건 보고는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타이보도 대령은 수퍼돔과 컨벤션 센터가 강간과 살인이 난무하는 완전 무법 천치라는 얘기를 들었지만, 그런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식량과 식수, 의료 혜택 부족으로 사망한 뉴올리언스 주민들의 사체 수 백 구가 수퍼 돔 지하실에 쌓여 있다는 소문도 있었습니다만, 로스 앤젤레스 타임스 신문은 최근 수퍼 돔에서 10구, 켄벤션 센터에서 4구의 시체를 수습했을 뿐이라는 관리들의 말을 인용 보도했습니다.

문: 어떻게 해서 언론이 그런 소문을 사실인 것 처럼 보도했을 수가 있었을까요?

답: 이곳 워싱턴에 있는 민간 연구 단체 부르킹스 연구소의 언론 전문가, 스티븐 헤스씨는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인한 재난 같은 극한의 상황에서 기자들은 정보를 수집하는데 목격자들의 진술과 소문에 의존하기 마련이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자연 재해건 인재건 간에 이런 위기 상황에서 전세계 각지에서 몰려드는 언론인들은 현장 주변 여건과 지리에 익숙하지 않은데다 굉장히 어려운 가운데 신속하게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어떤 게 진짜 정보이고 어떤 게 소문인지 정확하게 구분하기가 힘들다는 얘깁니다.

이번의 뉴올리언스의 경우 도시의 대부분이 홍수로 침수되면서 전화와 통신이 두절됐고 따라서 기자들은 수집한 정보가 모두 사실인지 확인할 도리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워싱턴에 있는 아메리칸 대학교의 커뮤니케이션 학과의 W.조셉 캠벨 교수는 상황이 어찌됐건 간에 언론인들의 잘못이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물론 대부분의 언론인들이 최선을 다해서 보도를 하려고 했지만 추정치나 어림짐작을 입수해서 참혹한 상황이 담긴 화면과 함께 방송한 것은 언론의 심각한 폐해라고 캠벨 교수는 비판했습니다.

문: 그런 소문들이 방송을 통해서 알려지면서 구호 노력에도 지장이 있었다고 하던데요.

답: 네. 뉴욕 타임스 29일자 신문은 폭력 사태와 파괴 행위가 성행하고 있다는 소식 때문에 군대 배치 계획이 변경되고 병원 소개 작업이 지연됐으며 피격 위험 때문에 군용 헬리콥터의 활동도 중단됐다고 보도했습니다.

또한 일부 경찰관들은 자신과 가족의 신변을 우려해 사직하기도 했습니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언론 전문가 스티븐 헤스씨는 전반적으로 언론인들이 뉴올리언스의 대혼란 상황을 훌륭하게 보도했다고 믿고 있지만 일부 실수들은 언론의 명성을 해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헤스씨는 올해 나온 여론 조사 결과 언론에 대한 대중의 신뢰도가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이번 뉴올리언스 경우 역시 언론에 대한 불신 경향에 일조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번 허리케인 보도를 둘러싼 논란으로 인해서 언론계 자체에서도‘정확한 정보 수집과 객관적인 보도’라는 언론 보도의 원칙이 아무리 극박하고 위태로운 상황에서도 조금도 타협되어서는 안 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