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 미국대사는 19일 6자회담에서 북한 핵 문제에 관한 합의가 이뤄진 것은 한반도의 장래는 물론 동북아시아 전체를 위해서도 매우 긍정적인 사태 진전이라고 환영했습니다.

미국 뉴욕에  있는  한반도관련 민간 연구기관인  코리아 소사이어트의 회장인 그레그 전 한국주재 미국대사는 이날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대담에서 합의 내용을 이행해 나가는 과정이 쉽지는 않겠지만 이번 합의문은 앞으로 제기될 걸림돌을 헤쳐나갈 수 있을 만큼 충분히 구체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인터뷰 내용]

문: 북한이 자체 핵 계획을 폐기하기로 한 이번 합의를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레그: 오늘 아침 신문에서 합의 소식을 읽고 매우 반가웠습니다. 특히  6자회담 당사국들이 합의한 성명을 보고 더욱 반가웠습니다. 이번 합의에는 구체적인 부분들이 무척 많이 있으며, 합의문의 논조도 매우 긍정적입니다.

문: 특별히 어떤 부분이 긍정적이라고 보십니까?

그레그: 합의문을 보면 우선 미국은 북한을 핵무기나 재래식 무기를 이용해 공격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또 북한과 완전한 외교 관계 수립 쪽으로 나가기로 했고 남한에 핵무기를 갖고 있지 않음을 확인했으며 북한에 경제지원을 하기로 했습니다. 아울러 북한에 대한 투자를 양자 관계나 다자관계 차원에서 촉진해 해나가기로 했습니다. 이 모든 것들은 지금까지 부시 행정부가 매우 꺼려했던 사안들입니다.

문: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번에 합의된 모든 요구조건들을 진지하게 이행할 용의로 있는지를 알수 있게 되기까지는 수 년이 걸릴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레그: 맞습니다. 우리는 지금 긴 여정을 시작하려는 것입니다. 나는 지난달 8월에  북한을 방문해 북한 쪽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과 오랫동안 대화를 나눴습니다. 그 결과  북한인들은  크리스토퍼 힐 미국측 수석대표의 자격을 인정하면서 과거와는 매우 다른 협상 상대로 인식하고 있고, 특히 힐 대표를 존중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나는 북한관리들에게 과거 미국과 옛 소련의 핵 협상이 무척 오랜 시일이 걸려 이뤄졌음을 상기시켰습니다. 미국과 북한이 핵 합의를 이행해 나가는 것 역시 매우 지리한  절차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일정 정도 상호신뢰를  쌓으려면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입니다. 왜냐하면 과거 북한과 미국이 합의를 이루는데 있어 가장 큰 장애는 바로 상호신뢰의 결여 였기 때문입니다.

이런 점에서 이번 공동성명이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1992년의 남북 간 합의에 관해 지적했고, 모든 당사자가 합의문에 서명한 것은 아주 긍정적입니다. 이로써 과거와는 다른 동북아시아의 미래를 위한 새로운 길이 진정으로 열리게 됐다고 생각합니다.

문: 그동안 그레그 대사님의  역할이 모종의 결실을 맺었다고 보십니까? 

그레그: 내 자신이 특별한 역할을 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나는 그저 현 상황을 우려하는 미국인이자, 한국인을 매우 존경하는 사람으로서 북한을 네 차례 방문해 북한과 미국이 어떻게 새로운 관계를 설정해 나갈 수 있을지에 대해 얘기를 나눴습니다. 그런 마당에 이제 이처럼 합의가 이뤄지니 매우 기쁩니다.

((사실 미국은 1945년 남한과 북한을 갈라 놓은 분계선을 그은 나라로서 나는 한반도 분단에 미국인으로서 일말의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

이번 협상 결과에 대해 힐 대사와 콘도리자 라이스 국무장관, 그리고 부시 행정부를 높이  평가해야 할 것입니다. 아울러 지난 1960년대 이래 자신들이 추구해온 핵을 기꺼이 포기하겠다는 용의를 밝힌 북한쪽 협상대표들도 높이  평가해야 할 것입니다. 바로 이 때문에 이번 합의는 진지하고 중요한 것이라고 나는 보고 있습니다.

문: 앞으로 남은 장애물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그레그: 가장 큰 장애물은 어떤 순서로 합의를 실천해 나갈 것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가령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 (NPT)에 복귀해 사찰관의 방북을 허용하고 국제원자력기구 (IAEA)에 재가입할 때 미국은 어떤 상응하는 조처를 취할 것인가 하는 등의 문제 말입니다. 결국 아직 구체적으로 타결돼야 할 사안들이 무척 많습니다.

그런 면에서 공식협상이 시작되는 11월까지 시간을 갖기로 한 것은 현명했다고 봅니다. 이번 합의는 앞으로 제기될 수 있는 장애물들은 충분히 헤쳐나가기에 충분할 정도로 명시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합의를 이뤄나가는 일은 오랜  절차가 될 것입니다. 과거 소련과의 협상에서와 마찬가지로 걸림돌도 있을 것이고 시간도 걸리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이번 합의로 실질적인  전환점이 마련됐습니다.  

이제 진정한 이정표가 만들어졌다고 저는 믿습니다. 앞으로 한반도는 좀더 안정될 것이고, 동북아시아 전체도 지난 50년보다 더욱 강하게 되고 번성하게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