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부의 [로저 노리에가] 라틴아메리카 담당 차관보가 이달 말 물러날 예정입니다. 노리에가 차관보는 재임 중 쿠바와 베네수엘라에 대한 거침없는 비판으로 호평을 받기도 했지만 일부에서는 그가 지나치게 이들 나라들에만 몰두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과 라틴아메리카 국가들 간의 관계의 현주소를 진단하는 심층보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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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부 관계자들은 노리에가 차관보가 현직에서 떠난다 해도 미국의 대 라틴아메리카 정책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노리에가 차관보는 2003년 7월 상원의 인준을 마친 이래 의회의 중미자유무역협정 비준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으며, 그의 재임기간은 특별히 라틴아메리카 정치의 격동기였습니다.

노리에가씨 재임 중 라틴아메리카에서는 우선 2004년 2월 장 베르트랑 아리스티드 아이티 대통령이 군사 쿠데타로 사임한 뒤  해외로 도주했습니다. 아리스티드씨가 사임하면서 아이티에는 다국적군이 파견돼 안정화 작업에 개입하고 있습니다.

이어 에콰도르에서는 루시오 구티에레스 대통령의 경제, 정치 정책에 반대하는 폭력적인 소요사태가 발생하면서 지난 4월 의회가 구티에레스 대통령을 몰아냈습니다.

또 올 6월에는 카를로스 메사 볼리비아 대통령이 권좌에서 물러났습니다. 메사 대통령은 볼리비아 에너지 산업의 국유화를 요구하는 시위가 계속되자 더이상 통치를 계속할 수 없다며 대통령직을 사임했습니다.

메사 대통령은 부통령에 재직 중이던 2003년 10월, 자유시장 옹호론자인 당시 곤잘로 산체스 데 로사다 대통령의 후임으로 권좌에 올랐었습니다. 전임 로사다 대통령 역시 대규모 시위와 파업으로 인해 물러났습니다.

미 국무부의 노리에가 차관보는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에서의 불안정은 민주적 제도들이 취약하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이들 나라에서는 민주적 제도들이 취약하기 때문에 이 문제에 대처해야 하며, 이는 정치적 지도력을 요구하는 일입니다. 이와 관련해 민주적 제도들을 강화하기 위한 어려운 결정과 경제개방, 부패한 인사들에 대한 처벌, 사업요건 완화, 지속적 경제성장을 위한 민간부문 강화 등이 필요합니다. 이런 것들은 결코 용이한 일은 아니며 미국은 이런 노력을 지원할 것입니다."

라틴아메리카가 정치적으로 불안정한 것은 취약한 민주적 제도들 외에 자유시장  유형을  갈수록 꺼리는데 따른 것이라고 일부 관측통들은 지적합니다. `미주국가 간 대화 (Inter American Dialogue) ' 란 단체의 마이클 쉬프터씨는 부시 행정부가 라틴아메리카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았다고 비판하면서, 이 지역에 반미정서가 커가고 있다고 경고합니다.

"미국이 사용하는 힘에 대한 의구심이 퍵배해 있습니다. 그와 동시에 미국이 옹호하는 많은 경제 유형들이 대다수 라틴아메리카인들에게 그다지 만족스런 결과를 가져다주지 못했다는 인식이 파급되고 있습니다. 시장개방과 민영화, 무역자유화 등과 관련해 많은 조처들이 이뤄졌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라틴 아메리카인들의 생활은 나아지지 않고 있습니다. 많은 나라들에서 빈곤은 여전하고 불평등 상태는 더욱 커졌습니다. 이 때문에 미국의 요구에 따라 라틴아메리카 나라들이 채택한 처방들이 기대했던 결과를 내지 못했다는 인식이 많습니다."

이 지역의 전반적인 정치적 불안정말고도 부시 행정부는 특별히 석유 부국인 베네수엘라의 상황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지난 1999년 압도적 표차로 당선된 이래 쿠바에 가깝게 다가가는 한편  정부의 권한을 강화하기 위한 조처들을 취했습니다. 차베스 대통령은 또 자신의 반자본주의 경제유형을 나머지 라틴아메리카 나라들에 전파하려 하고 있다고 쉬프터씨는 말합니다.

"차베스 대통령은 매우 강력한 인물입니다. 그가 베네수엘라의 정치를 지배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며, 또 라틴아메리카에 대한 영향력 강화를 시도하는 상황에서 치솟는 유가가 차베스씨에게 엄청난 자원이 되고 있습니다. 그의 반미, 반세계화, 반 시장민주주의 논리는 라틴아메리카 일부 지역에서 공감을 얻고 있으며, 그는 자신이 제시하는 유형이 미국이 옹호하는 유형들보다 낫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차베스의 모델이 실제로 더 나은 것인지는 분명치 않으며 또 그가 나머지 라틴아메리카 나라들에서도 공감을 사고 있는지도 확실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차베스씨는 지역 내 중요한 역할자이며, 이 점에서 미국에 심각한 도전이 되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이번에 물러나는 노리에가 차관보는 재임 중 상당기간을 차베스 대통령과 그의 요란한 반미 논리에 대응하는데 할애했습니다. 노리에가 차관보는 다른 라틴아메리카 나라들이 베네수엘라를 고립시키도록 설득했으며, 차베스 대통령 및 그의 측근들과 뜨거운 설전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노리에가씨와 그밖에 다른 미 행정부 고위 관계자들은 베네수엘라와 쿠바가 지역 내 불안정을 조장하려 하고 있으며 특히 볼리비아에 대해 그렇다고 비난했습니다.

노리에가 차관보는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회견에서 차베스 대통령에게 베네수엘라 이웃국가들의 내정문제에 간섭하지 말 것을 촉구했습니다.

"미국은 종종 베네수엘라가 민주적 제도들과 국민의 민주적 권리를 보호하려 하고 있는지 등과 관련한 베네수엘라 정부의 행동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베네수엘라의 주권을 존중하며, 베네수엘라 역시 이웃나라들의 주권을 존중하기를 바랍니다."

베네수엘라 정부에 어떻게 대처할지 여부는 노리에가 차관보의 후임자에게도 여전히 최우선 과제가 될 것입니다. 마이클 쉬프터씨와 같은 관측통들은 라틴아메리카 내 자유민주주의의 전망을 포함해 많은 것이 과제라고 말합니다. 쉬프터씨는 지난달 워싱턴포스트에 실린 기고문에서 부시 행정부는 차베스 정부에 대응할 일관된 전략을 개발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쉬프터씨는 또 멕시코 및 브라질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것이 미국의 이 지역 내 정치적 이해관계를 보존하는 최선의 방책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는 노리에가씨의 뒤를 잇게 될 토마스 섀논씨가 직면할 여러 도전 가운데 하나에 불과합니다. 백악관 라틴아메리카 담당 보좌관으로 근무해온 섀논씨가 라틴아메리카에서의 도전적 과제들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에 대한 생각은 올말께 열릴 상원의 인준청문회에서 드러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