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카트리나가 미국 남부해안에 사상유례 없는 피해를 낸 지  2주가 지난 12일 현재 복구 및 이재민 구호작업은 눈에 띄게 진전을 보이고 있습니다.

사상자 수도 아직은 4백명 정도로 당초 우려를 크게 밑돌고 있어 비교적 안도의 한숨을 내쉬게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연방정부와 주, 시 정부 등 당국의 늑장대응과  불충분한 대처에 대한 비판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이들은 서로 상대에게 더 큰 잘못이 있다며 책임을 전가하는 비방전도 벌이고 있습니다.

미국 내 화제가 되고 있는 현안을 살펴 보는 `미국은 지금', 오늘은 태풍 카트리나로 부시 대통령이 직면한 정치적 어려움에 대해 전해드립니다.

문: 우선 복구작업 진전상황이 어떤지부터 말씀해 주십시요.

답: 가장 큰 변화는 핵심 기간시설인 뉴올리안스 국제공항이 정상화된 것입니다. 이 공항은 11일 화물선 운항이 재개된 데 이어 13일 부터는 일반 여객기 운항이 다시 시작됩니다.

또 뉴올리안스 항구의 콘테이너 부두는 13일 부터 작업이 재개되며, 도심은 상당정도 물이 빠진 가운데 상인들은 당국의 허가를 얻어 자신들의 업소로 들어가 피해상황을 점검하고 있습니다. 

치안상황도 안정적이 돼 가고 있고, 집단 거주시설에 수용됐던 이재민들의 상당수는 정부가 제공하는 호텔이나 친지 집 등으로 거처를 옮긴 상태입니다.

특히 지금까지 공식 사망자 수는 뉴올리안스 154명을 포함해 전체적으로 약 4백명 정도로, 사망자 수가 최대 만명에 이를 수 있다는 한때의 우려는 근거없는 추측인 것으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문: 카트리나 피해 발생 초기에 각급 정부기관의 대응이 미흡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는데, 아직도 이런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지요.

답:  부시 대통령은 늑장대응과 관련해 자신과 연방재난관리청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자 결국 지난 주말 마이클 브라운 청장을 이번 복구작업에서 뒷전으로 물러나게 했고, 이후 상황은 차츰 나아지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부시 대통령의 연방정부와 민주당 인사가 기관장을 맡고 있는 루이지애나 주 정부와 뉴올리안스 시 당국자들 간의 늑장대응 책임 전가는 계속되면서 정치공방으로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민주당 소속인 루이지애나주 출신 매리 랜드루 의원은 ` 백악관 관계자들이 주와 시 정부 관계자들을 깍아내리는 데  진력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마이클 셔토프 국토안보부 장관은 캐스린 브랑코 루이지애나 주지사와 레이 내긴 뉴올리안스 시장이 주민소개와 비상조처 등에서 문제가 많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밖에 미시시피주 빌록시의 관계자들은 연방정부가 아직 이재민들을 위한 구호센터도 세우지 않는 등 거의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문: 미국인들은 각급 정부기관들 간의 이런 책임 떠넘기기에 대해 어떤 평가를 하고 있습니까.

답: 미국 언론들은 초기에는 연방정부의 늑장대처를 주로 문제삼았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가령 뉴올리안스 시장이 4백여대의 학교버스를 주민소개에 이용하지 않고 침수되도록 방치하는 등 부적절한 대응이 알려지면서 주와 시 정부에 더 많은 비판을 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주말에 발표된 뉴스위크와 타임지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민들은 카트리나 대처와 관련해 연방정부에 대해 각각 55%와 61%가 잘못을 지적한 반면, 지방정부에 대해서는 57%와 73%로 더 많은 잘못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복구작업을 총괄하고 있는 타드 알렌 해안경비대 부대장은 자신은 각급 정부기관들의 관료주의를 없애고 이들 간의 복구노력을 통합하는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문: 부시 대통령은 9. 11을 통해 위기에 강한 지도자로 부상했는데 이번에는 상황이 다른 것 같습니다.

답: 부시 대통령은 11일 카트리나 참사 이래 세번째로 피해현장을 방문했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이번에는 아예 이틀 간 현지에 머물면서 복구상황을 보고받는 것 외에 땀에 젖은 셔츠 차림으로 뉴올리안스 시내를 둘러보고, 지방정부 관계자들도 만나는 등 열정적으로 복구에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앞서 10일에는 주례 라디오 연설을 통해 "미국은 오늘 4년 전과 또다른 재난에 직면해 있다"면서 다시 한번 단결해 역경을 헤쳐나갈 것을 호소했습니다.

하지만 미국민들의 반응은 냉담한 편입니다. 주말에 발표된 뉴스위크와 타임의 여론조사에서 부시 대통령에 대한 미국민들의 지지도는 각각 38%와 42%로 집권 이래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이런 지지율은 4년 전 9.11 테러사태 직후 지지율이 무려 88%에 달했던 것과는 판이하게 다른 것입니다.

게다가 카트리나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계층이 주로 흑인들인 것으로 나타나면서 이번 사태는 부시 대통령이 집권 이래 미온적으로 대처하고 있다는 비판을 계속 받아온 미국 내 빈곤과 인종 문제를 새롭게 전면에 부각시키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래저래 부시 대통령으로서는 최대의 정치적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