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에 따르면 현재 지구촌이 당면한 가장 큰 문제는 에이즈 등 질병과 분쟁,그리고 굶주림입니다. 유엔의 최근 보고서는 특히 굶주림과 관련해, 전세계 50억 인구의 15%인 8억명 가량이 식량부족으로 허덕이고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런데 미국에서는 전혀 다른 상황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영양섭취 과잉으로 인한 비만이 그 것인데, 이번 주 발표된 한 보고서는 미국인들의 비만상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면서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개입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걷기가 힘들어 보일 정도로 지나치게 살이 찐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텔레비전의 인기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한 방송인이 자신의 식사 습관을 도저히 조절할 수 없어 위의 절반 가량을 잘라내는 수술로 체중 줄이기에 성공한 일도 있었습니다.

국제사회의 식량지원이 아니면 수백만이 먹을 것이 없어 굶게 되는 북한 등 저개발국가들의 상황과 비교하면 어쩌면 행복한 고민일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미국인들의 과체중과 비만은 이제 더이상 방치할 수 없는 심각한 문제라는 게 이번 주 미국에서 발표된 보고서의 평가입니다.

문: 미국인들의 비만이 어느 정도로 심각합니까.

답: 우선 정상체중과 과체중, 그리고 비만을 어떻게 규정하는지 부터 설명드리겠습니다. 키에서 100을 뺀 숫자에 0.9를 곱한 것이 정상체중입니다. 가령 키가 165센티미터인 여성은 58.5 kg가 정상체중이 되는 것입니다.

정상체중에서 10~20%를 초과하면 과체중, 그 이상은 비만으로 규정합니다.  이같은 기준에 따라 미국 국립 질병통제센터 (CDC)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인 1억2천만명이 과체중 혹은 비만 상태라고 합니다.

전체 미국인의 절반을 크게 넘는 64.5%가 체중에서 정상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사실상 질병으로 분류되는 비만도 적지 않아서 성인의 25%가 비만상태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자료는 또 미국인들의 비만률이 해가 갈수록 악화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문: 과체중이나 비만의 원인으로는 어떤 것이 지적되고 있습니까.

답: 당연한 얘기지만, 비만은 몸에 필요한 에너지 섭취가 소비보다 많을 때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남아도는 몸 속의 영양분이 지방조직에 체지방으로 쌓이게 되면 그 정도에 따라 정상이 아닌 몸매가 나타납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비만의 원인으로 설탕이 많이 들어간 음식과  햄버거 등 패스트 푸드를 즐기는 식생활, 그리고 텔레비전 시청과 컴퓨터 사용으로 대표되는 앉아서 활동하는 생활환경 등을 꼽고 있습니다. 물론 많이 먹더라도 그에 걸맞게 운동을 많이 한다면 예외일 것입니다.

문: 과체중이나 비만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도 심각하지 않습니까.

답: 그렇습니다. 질병통제센터의 자료를 인용해 이번 주에  미국인들의 건강상황에 대한 보고서를 낸 한 민간단체는 "비만은 심장병과 당뇨 및 그밖에 수많은 질병으로 들어가는 문"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체중이 과다하거나 비만인 사람은 정상체중인 사람들에 비해 심장질환과 당뇨 외에 고혈압, 뇌졸중, 암, 관절염 등 각종 성인병 발병률이 높다는 것은 이미 통계적으로 입증된 사실입니다.

비만이 얼마나 큰 문제를 야기하고 있는지는 미군 병사들과 관련한 자료에서도 알 수 있습니다. 이에 따르면 현역군인의 16%가 비만이며, 비만이 전역의 최대 이유가 되고 있다고 합니다.

이밖에 비만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 또한 만만치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난 2003년 정부가 부담하는 메디케어와 메디케이드 프로그램에서 비만으로 인한 질병치료에 투입된 비용은 무려 390억달러, 우리 돈으로 40조원에 달했습니다. 비만자가 늘어날 수록 납세자들의 부담도 커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문: 그런데 정부 차원에서 비만률 감소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요.

답: 이번에 보고서를 낸 민간단체는 정부가 각 직장의 사용주들에게 고용인들의 체력증진 활동을 권장 혹은 지원하도록 하고, 연방정부는 학교와 군부대 등 공공시설 에서의 식당 계약시 건강과 관련한 기준을 강화할 것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또 지방자치단체 등은 운동공간과 사람들이 안전하게 걸을 수 있는 보도, 대중교통 수단 등을 확충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현재 미국 보건부는 오는 2010년까지 미국인들의 비만률을 15% 이하로 줄인다는 목표를 정하고 있지만, 이 단체는 정부의 정책이나 조처로 미국 내 비만 추세를 막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문: 그렇지만 비만이나 과체중은 정부의 정책 차원의 문제라기 보다는 개인적인 문제가 아닌가요.

답: 그렇습니다. 많은 전문가들은 개개인이 무엇을 먹을 것인지, 또 얼마나 자주 운동을 해야 하는지 하는 것까지 정부가 간여해야 할 일은 아니라고 말합니다. 각자가 너무 많이 먹지 말고, 또 건강식품에 신경을 쓰면서 적당한 운동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번 보고서 작성에 간여한 한 관계자는 비만의 해결책은 간단한 데 있다면서, 가령 엘리베이터를 타는 대신 계단을 이용하고 승용차 대신 자전거로 출퇴근 하는 것 등을 권하고 있습니다. 바로 이 점에서 자전거 도로를 확장하고 걸을 수 있는 보도를 많이 설치하는 등 정부가 할 몫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똑같은 조건과 환경에서도 체중이 정상인 사람과 비만인 사람이 있는 것을 보면, 비만은 비록 정부가 사회적 문제로 인식해 나선다 해도 결국은 개인의 문제로 귀착될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