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는 26일, 일본이 한반도에 대한 식민 통치 당시에 저지른 일본군 위안부 동원과 같은 비인도적 범죄 행위에 대해서 일본 정부가 여전히 법적 책임을 지고 있다는 입장을 최초로 천명했습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1965년의 한일 청구권 협정 체결과 함께 그러한 책임이 완전히 해결됐다는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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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는 26일 광화문 중앙 청사에서 이해찬 총리 주재로 ‘한.일 회담문서 공개 민관 공동 위원회’를 열어서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의 효력 범위와 이에 따른 정부 대책 방향을 확정했습니다.

유종상 국무조정실 기획차장은 한일 수교 협정이 일제 치하의 만행에 대한 보상을 한 것이 아니라 한국과 일본 양국간에 재정적, 민사적 채권. 채무 관계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밝혔습니다.

따라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 일본 정부나 군 당국 등 공권력이 관여한 반 인도적 불법 행위들이 청구권 협정에 의해 해결된 것으로 볼 수 없기 때문에 이에 대한 일본 정부의 법적 책임이 여전히 남아있다고 유 차장은 설명했습니다.

유 차장은 또한 한국 정부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외교적인 방법을 모색하는 한편 국제적인 수준에서 이를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으나 보다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습니다.

일본 정부는 1965년의 한일 수교 협상으로 1910년 부터 45년 까지 36년 동안의 한반도 식민 통치 시절 당시 저지른  행위에 대한 보상금을 지급했기 때문에 모든 책임에서 벗어났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습니다.

당시 한국은 일본과 국교를 수립하는 대가로 일본으로부터 3억 달러의 무상 지원금을 포함한 총 8억 달러의 경제 지원을 받았습니다.

한국 정부는 그 가운데 무상 지원금3억 달러가 강제 징용과 원폭 피해자 등 다른 강제 동원 피해 보상 문제를 해결하는 성격으로 봐야 한다면서 한일 협정 재협상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정리했습니다.

다만 당시 한국 정부로 부터 충분한 보상을 받지 못했던 징용과 징병 등 강제 동원 피해자들에게 정부 차원의 지원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당시 한국 정부는 일본으로부터 받은 지원금의 약 10분의 1만을 강제 노동 희생자들을 위해서 사용한 반면에 대부분 돈을 경제 개발 자금으로 전용했습니다. 과거 박정희 대통령 정권은 경부선과 포항 제철 건설 등의 국가 개발 계획에 보상금을 사용했습니다.

한편, 일본 정부는 26일, 반 인도적 범죄에 대한 보상 문제가 1965년의 한일 청구권 협정 체결과 함께 해결됐다는 기존의 입장을 재차 확인했습니다. 일본 외무성의 아키라 치바 대변인은 인도적인 문제는 여성 기금을 통해서 그리고 법적인 문제는 양국 정부간 경제 협력 협정을 통해서 해결됐다고 주장했습니다.

한국 정부가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서 문서와 법률적 검토를 토대로 일본의 법적 책임을 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분석가들은 한국 정부가 26일 한일 협정 문서를 전면 공개한 것은 일본과의 과거사 문제를 매듭짓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