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정착한 탈북자 6천110명(지난 5월말 기준) 가운데 63.2%인 3천862명이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 거주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연합뉴스가 밝힌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의 통일부 2004년도 결산안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서울 거주자는 2천428명으로 가장 많았고, 경기 1천128명 등으로 200여 명을 넘지 못하는 경북, 경남, 전북, 전남, 충북, 강원 지역과 큰 격차를 보였습니다.

>보고서에서는 탈북자들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이유를 “취업기회 및 민간단체 지원 등을 꼽고 있습니다. 탈북자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 까요.

통일을 준비하는 탈북자협회’ 강철호 사무국장은 “탈북자들마다 생각이 다 다르겠지만 취업이 지방보다 용이하다”는 것을 첫 번째 이유로 들었습니다. 그리고 지방보다 사회적 문화적 환경이 유리하기 때문에 서울 거주를 선호한다고 강 국장은 말했습니다.

“수도권에 집중되는 원인은 아마 일자리가 찾기 쉽다는데 거기에 있지 않습니까. 그리고 다른 지방보다 서울시가 활동하기도 좋고 탈북자들이 많이 살다보니까 정보도 서로 교환하고 서로 만나기 좋은 곳이 수도권이다보니까 그쪽으로 많이 선호하는 게 아니겠나 이렇게 생각하거든요.”

충북 청주에 살고 있는 이요셉 씨와 서울 노원구에 살고 있는 탁은혁 씨도 “직업선택의 용이성과 사회적 문화적으로 유리한 환경”을 탈북자들이 수도권을 선호하는 첫 번째 이유로 꼽았습니다. 두 사람은 “탈북자들이 갖고 있는 직업이 정규직 보단 일용직이나 비정규직”이 많다면서 “이런 일 자리도 지방보다 수도권이 유리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지방보다 서울이 생활비가 비싸기는 하지만 일자리도 많고 인건비도 비싸기 때문입니다.

다음으로 강철호 국장과 탁은혁 씨는 가족위주의 탈북이 증가하면서 탈북자들의 수도권 거주가 높아진 것 같다고 분석했습니다. 강 국장에 따르면 가족을 통해 늦게 입국한 탈북자들이 수도권에 거주하고 있는 가족과 가까운 곳에 살기를 원하기 때문에 수도권을 선호하는 사례가 있다고 합니다. 탁은혁 씨는 자녀들의 교육 때문에 탈북자들이 수도권을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세 번째 이유는 요즘은 개인이 탈북해서 오는 것보다 가족위주의 탈북이 굉장히 많거든요. 가족위주의 탈북으로 오다보면 공부할 수 있는 자녀들을 둔 사람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가족으로 탈북하다보니까 지방에서 공부시키는 것보다도 서울에서 공부시켜서 서울권에 있는 대학들에 입학시키고 싶은 것이 탈북한 부모들의 마음이라고 볼 수 있고....”

이 외에 일부지만 평양에 사는 것이 동경의 대상이 되는 북한에서의 사고방식이 남한에 와서도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고 세 사람은 분석했습니다. 북한에서는 수도인 평양에 마음대로 살 수 없고 또 갈 수도 없기 때문에 평양은 동경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한국에서도 수도인 서울을 선호하는 것 같다는 의견입니다. 이요셉 씨의 말입니다. “북한 같은 데서는 완전 평양하고 지방하고 하늘과 땅 차이거든요. 그러니까 거기 우선 물 젖어 있지요. 무조건 서울로 가야겠다는 관념이 돼 있어요. 탈북자들이.”

계속해서 탈북자들이 지방을 선택하지 않거나 선택하더라도 수도권으로 이동하려는 이유를 살펴보겠습니다.

7년 동안 청주에서 거주하고 있는 이요셉 씨는 “지방에 있는 탈북자들이 소외돼 있는 점”을 탈북자들이 지방 거주를 피하는 이유로 들었습니다.

“제일 중요한 게 지방에 있는 탈북자들이 소외돼 있어요 지금. 정부로부터 소외되고 사회로부터 소외되거든요. 근데 지금 모든 탈북자 단체 조직이라든가 시민단체든가 탈북자들에 대한 모든 관심이 서울 수도권에 쏠리기 때문에 지방에 있는 탈북자들은 완전히 지금 소외상태거든요. 또 외국에서 또 외국에 와 있는 기분이예요.”

실제로 이요셉 씨는 지방자치단체 관계자들의 방문을 7년 동안 한 번도 받아 본적이 없다고 합니다. 이 씨는 ‘지방에는 탈북자들을 지원하는 단체들도 존재하지 않고 교회들도 서울과는 달리 탈북자 지원활동에 소극적인 편이라 지방에 있는 탈북자들은 의지할 데가 없다’고 토로했습니다. 이 때문에 이요셉 씨도 수도권으로 거주지를 옮길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합니다.

탈북자 협회 사업을 하면서 지방에 있는 탈북자들을 많이 만나는 강철호 국장은 일단 “탈북자들을 많이 접해보지 못한 지방 사람들이 탈북자들에 대한 편견이 서울보다 더 심하고, 구(區)나 시(市) 정책이 탈북자들한테 너무 무관심하다”는 의견을 많이 들었습니다. 지방에 거주하고 있는 탈북자들은 그래도 탈북자들이 많은 수도권지역에 오면 지방보다는 나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한편 수도권 지역을 선호하는 탈북자들을 지방으로 유도하기 위해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어떤 방법을 취하는 것이 좋을까요. 세 명의 탈북자들은 지방 거주자에게 정착금을 더 지원해 주는 것보다는 탈북자들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 탈북자들의 처지를 고려한 취업정보와 기회제공 등을 방법으로 제시했습니다. 강철호 국장과 탁은혁 씨의 말입니다.

“제 생각에는 우선 지방에서 서울보다 좀 더 나은 혜택을 주고 서울보다 더 정보를 많이 얻을 수 있는 그런 자리를 마련해주게 되면은 많은 탈북자들이 지방을 선호할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일자리를 제공한다든지 아니면 지방 단체나 기관들하고 협력을 해서 그 사람들을 안전하게 정착을 시킬 수 있는 그런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등 그런 정부의 의지가 굉장히 필요한 것 같에요.”

지금까지 서울에서 보내드린 탈북자 통신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