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는 죠지 부쉬 대통령에 의해 새 대법관으로 지명된 [죤 로버츠]판사에 대한  연방 의회 상원의 인준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대법원이 미국의 정치제도에는 물론 개개의 시민들에 미치는 영향의 중요성이 다시 한 번 부각되고 있습니다. 부쉬 대통령의 연방대법관 지명을 계기로 대법원이 미치는 영향에 관해 알아봅니다.

미국 대통령의 가장 중요한 직무들 가운데 하나는 연방 대법관을 지명하는 일입니다. 연방 대법관은 종신제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대법관들은 장기간 직무를 수행하게 되고 따라서  대법관을 임명한 대통령이 임기를 마치고 떠난뒤에도 오랫동안 법 조계와 사회전반에 영향을 미칩니다.

부쉬 대통령은 이점을 염두에 두고 50세인 죤 로버츠 연방 항소법원 판사를 새 대법관으로 지명한 것으로 보입니다.

죤 로버츠 판사는 현 대법원의  두명 여성 대법관중  샌드라 데이 오코너 판사가 은퇴를 선언함에 따라 그 후임으로 지명된 것입니다.

부쉬 대통령의 말입니다.  

“  대통령이 대법관을 지명한다는 것은 사람의 손에 법의 권한과 위엄을 쥐어주는 것입니다. 대법관 선택에 관한 결정은 모든 미국인들에게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미국 건국초기의 헌법 제정자들은 견제와 균형에 기초한 복잡한 정부체제의 일부로  연방 대법원의 중대한 역할을 인식했습니다.

미국에서 의회는 법을 제정하고 대통령은 행정부의 수장으로서 대체로 법을 집행하며 대법원을 비롯한 사법부는 제3부로서 법을 해석하는 역할을 담당합니다.

미국 대법원의 판사는 원래 여섯 명이었다가 1896년에 아홉 명으로 늘어났습니다. 미국의 건국 초기에는 대법원이 미치는 영향이 적었습니다. 그러나 1803년에 대법원이 전례가 되는 중대한 결정을 처음 내린후 모든 상황이 변했습니다. 

그 때부터 대통령과 연방 의회 또는 주 의회가 행하는 일들이 미국의 헌법에 부합되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은 대법원에 맞겨지게 됐습니다. 죠지 워싱턴 대학의 대법원 전문가인 메리 체 교수의 설명입니다. 

“ 대법원의 여러 판사들이 헌법을 해석함에 있어서 미국 처럼 강력한 경우가 있는 나라는 드뭅니다. 헌법을 해석하는 방법도 다양합니다. 3부 가운데 행정부와 입법부가 행하는 일들의 위헌성 여부를 가리는 일이 그 한 가지입니다. 대법원이 내린 판결은 그로부터 미국의 법이 됩니다.”

미국 대법원은 역사적으로 행정부의 수뇌인 대통령과 의회간의 분쟁과 연방 정부와 지방 정부간의 분쟁에 대한 많은 중요한 판결을 내려왔습니다.

미국 연방 대법원은 또 종종 미국 사회의 당대 시대상을 반영하기도 합니다. 미국 연방 대법원은 19세기 중엽에 미국의 아프리카계 미국인 노예들은 완전한 시민권을 갖지 못한다는 불명예로운 판결을 내린 바 있습니다. 그로부터 1세기가 지난 뒤 미국의 학교제도에서 차별을 폐지하라고 주정부들에게 명령하는 판결을 내렸고 이는 미국의 민권투쟁을 1960년대까지 가속화시켰습니다.

미국 대법원은 1973년에  인공낙태를 합법화하는 판결을 내림으로써 미국인 개인의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또 하나의 사례를 남겼습니다. 아메리칸 대학의 대통령사학자 앨런 리히트먼 교수의 말입니다.

“  대법관 임명에 있어서 문제가 되는 것들 가운데 하나가 인공낙태문제이지만 그 밖에 종교와 국가의 분리에 관한 것이라든가 환경법에 대한 해석, 제품의  책임성에 관한 법의 해석 문제들도 중요한 사안들입니다. 

이 모든 것들은 대법관이 종신토록 직무를 수행하는 대법원에서는 절대적으로 중요한 사안들입니다.”

미국의 대법관은 대통령에 의해 지명되며 대법관 지명은 연방의회 상원의 인준을 거쳐야만 합니다. 연방 의회의 야당인 민주당의 매사추세츠주 출신 테드 케네디 의원은 죤 로버츠 대법관 지명에 대한 이번 인준과정에서 미국인들이 사법부의 철학을 깊이 살펴보는 계기가 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나는 이번 상원의 대법관 인준청문회를 고대하고 있습니다. 미국인들은 인준청문회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나는 생각합니다. 대법관 인준은 미국인들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되기때문입니다. ”

사법부인 대법원은 그 구성원들이 종신토록 봉직할 수 있다는 점에서 행정부, 입법부와는 다릅니다. 대법원 판사들은 또한 대통령이나 의회의원들과는 달리 유권자들에 의해 소환당할 수도 없습니다.

그렇지만 미국 연방 대법원은 어떤 특정시기에 미국의 정치적 분열을 반영하기도 합니다.  미국 대법원에서 내려진 5대4로  분열된 결정의 사례들은 사형제도와 범죄인의 권리, 여성과 소수인종을 위한 고용우대법인, 어퍼머티브 액션의 실효성 문제 등에 관한 판결들입니다.

죠지 워싱턴 대학 법과대학원의 헌법학자, 조나탄 털리 교수의 말입니다.

“ 미국의 문제는 절반씩 분열돼 있다는 사실입니다.지난 번 대통령 선거에서 보았듯이 말입니다. 죠지 부쉬 대통령은 전쟁을 수행중인 현직 대통령임에도 불구하고 매우 적은 표수 차이로 당선됐습니다. 부쉬 대통령이 처한 것과 같은 상황에선 대법관 지명을 위한 투쟁이 불가피하게 어려워지게 마련입니다. 대법원 자체도 역설적이게도 미국의 상황을 상당히 그대로 반영하고 있습니다. 대법원도 꼭 절반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

한편, 미국 대법원은 3부 가운데 가장 비공개적입니다. 대법원에서 벌어지는 논쟁과정은 언론기관과 일반인들에게 공개되지만 대법관들의 토론과 결정은 비공개로 진행되고 그 내용은 흔히 소견서 형식으로 알려지며 기자들의 질문에 대한 답변 같은 것도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