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미국의 911테러사태 이전만 해도, 아시아에서 이슬람 금융이란 말을 들어본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슬람 율법에 근거해 수세기에 걸쳐 생성된 이 개념은 지금 아시아 지역에서 기반을 다지고 있습니다.

전세계 이슬람 금융 시장은 2천5백억달러 규모로, 매년 15~20%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 시장은 오랫동안 중동지역 금융기관들이 지배해 왔으며, 돈은 주로 중동과 미국, 유럽에 투자됐습니다. 그런데 이 돈의 일부가 이제 아시아에 투자되고 있습니다.

9/11 테러사태 이후 중동인들은 자신들의 현금을 활용할 새로운 시장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상거래에서도 엄격한 이슬람 율법을 고집하는 사람들입니다. 경제가 활기차고 금융체제가 잘 발전된데다 무슬림 인구가 많은 아시아는 이런 현금을 끌어들이기에 적합한 곳이었습니다. 영국계 `홍콩상하이은행'의 말레이시아 내 이슬람 금융부서 책임자인 모하메드 로스씨의 말입니다.

"유가가 배럴당 56달러에 이르면서 중동 시장에는 현금이 상당히 많은 상태입니다. 이 돈은 모두 어디든 머물 곳을 찾아야 합니다."

이 돈을 유치하는데서 핵심은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에 부합하는 금융체제가 있는지 여부입니다. 이슬람 율법은 `리바'라고 불리는 이자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돈을 빌려주는 사람의 위험을 돈을 빌리는 사람에게 넘기는 전통적 금융체제와는 달리, 이슬람 금융에서는 돈을 빌려주는 사람과 빌리는 사람이 위험과 수익을 공유합니다.

전형적인 사례를 보면, 이슬람권의 은행은 주택구매자에게 돈을 빌려주는 대신 주택을 구입해 이를 수익을 남기고 구매자에게 판매합니다. 그러면 고객은 정해진 기간 동안 이 주택가격을 매달 불입금을 내듯 갚습니다. 여기에 `이자'는 개입되지 않습니다.

또 이슬람 투자자들은 그 활동이나 제품이 코란의 가르침에 위배되지 않는 사업체만 매입할 수 있습니다. 금지된 영업 가운데는 도박, 외설물, 무기, 담배 및 돼지고기 제품을 다루는 일들이 포함돼 있습니다.

아시아에서는 이슬람 율법에 부합하는 투자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파키스탄 정부는 올 1월 국제시장에서 6억달러를 차입하기로 결정하고 이슬람 채권을 발행했습니다. 이 채권은 투자자들에게 정상적인 이자 대신 유료고속도로에서 나오는 수입을 지불하는 것입니다. 파키스탄 정부는 10억달러 이상의 신청을 받았는데 이 가운데 약 절반이 중동으로부터 나왔습니다.

말레이시아의 투자은행인 `CIMB'의 이슬람 금융부서 책임자인 바드리스야 압둘 가니씨는 아직 투자처를 찾지 못한 현금이 많다면서, 이는 아시아 기업들의 사업확장 자금 모금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슬람 재정에 대한 수요는 지난 몇 년 간 증대해 왔습니다. 이는 많은 채권 발행자들과 기업들이 이슬람 재정시장의 문을 두드리게 하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아시아의 기업들은 투자자들에게 후한 이윤을 보상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783개 기업으로 이뤄진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다우존스 이슬람 증권지수는 지난해 11.5%가 올랐습니다. 올해 5월 말 현재 이들 주식의 시장평가액은 거의 2조달러에 달했습니다.

이슬람 국가들은 대대적으로 이 자금을 유입하려 하고 있습니다. 가령 말레이시아의 투자은행인 'CIMB' 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주요 투자회사와 손잡고 현재 중동지역 자금 수백만달러를 관리하고 있습니다. 싱가포르와 같은 비이슬람 국가 역시 적극적입니다. 싱가포르는 지난해 페르시아만 지역 국가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이슬람 금융에 대한 전문성을 강화해 왔습니다.

고척동 전 싱가포르 총리는 최근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한 뒤 사우디인들이 싱가포르에서의 사업을 갈망하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고척동 전 총리는 지금은 싱가포르의 최고위 통화 책임자입니다.

"사우디인들은 당연히 높은 수익을 원하며, 이와 관련해 아시아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들의 요구에 맞추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슬람 금융활동은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그리고 브룬디에서 보다 활발합니다. 이들은 모두 이슬람 국가들입니다. 이 중 현재 가장 발전된 금융체제를 갖고 있는 나라는 말레이시아입니다.

이 나라의 이슬람 금융 자산은 1983년 9천7백만달러였던 것이 2003년에는 210억달러로 늘어났습니다. 현재 말레이시아 금융자산의 약 10%는 이슬람계 자금이며, 5년 안에 20%로 성장할 것으로 금융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습니다.

말레이시아 정부가 발행하는 채권의 절반 가량은 이슬람 채권입니다. 홍콩상하이은행의 모하메드씨는 말레이시아 정부는 말레이시아를 이슬람 금융센터로 만들려 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훌륭한 법 체계와 세금 우대를 통해 이슬람 금융이 전통적 금융과 동등하게 이뤄지도록 부추기고 있습니다. 내 생각에 말레이시아 정부는 전세계 이슬람 금융의 센터는 아니더라도 지역센터 정도는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중동의 자금이 아시아의 이슬람 금융을 도약하게 만들고 있는 가운데, 금융인들은 아시아 지역의 수백만 무슬림들이 궁극적으로 아시아의 장기적 성장을 촉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아직은 이슬람 금융을 활용하고 있지 않습니다.

세계 최대 이슬람국인 인도네시아에서는 이슬람 금융이 전체 금융자산의 2%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홍콩상하이은행과 스탠더드 차터드 은행 등과 같은 거대 금융기관들은 인도네시아의 엄청난 잠재력을 보면서 현재 무슬림 국가들에 이슬람 금융 전담부서를 개설하고 있습니다.

이슬람 금융의 단기 과제는 무슬림 고객들의 윤리에만 호소하는 것 외에 전통적인 이자율을 토대로 하는 금융업에 대해 경쟁력을 갖추는 일이라고 은행 관계자들은 말합니다.  홍콩상하이은행의 모하메드씨는 이 개념이 업체 전반에 전파되고, 좀더 정교한 상품들이 제시되면서 이슬람 금융은 아시아 내 주류 금융의 한 부분이 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고 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