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와 네덜랜드가 국민투표에서 유럽헌법을 부결시킴에 따라 유럽의 일부 지도자들은 유럽연합의 계속적인 확장, 특히 터키의 가입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터키에 대해 정회원국이 아닌 `특별 동반자' 자격을 부여하는 문제까지 공공연히 거론하고 있으며, 터키인들은 이를 모욕적인 처사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터키의 유럽연합 가입에 대한 유럽국가들의 반응과 가입 전망을 자세히 알아봅니다.

유럽연합의 일원이 되려는 터키의 야망은 여전히 그 실현 여부가 불투명하고 예측하기 어려운 상태로 남아 있습니다.  

이곳 워싱턴에 있는 근동정책연구소의 터키전문가인 소나 찹타이씨는 터키의 유럽연합 가입 협상이 길고도 어려운 절차가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찹타이씨는 터키의 유럽연합 접근을 열차에 비유하면서, 이 열차는 세계에서 가장 느린 열차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유럽연합 본부에서 최근에 나오는 발언들을 보면 이 열차는 아예 유럽연합 회원국이란 종착역에 도착하지 못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유럽연합 관리들은 29일 터키의 유럽연합 가입 협상 문호는 열려 있지만 회원국 가입을 보장할 수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들은 터키의 가입은 빨라야 2014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습니다.

유럽연합 확장 열기는 프랑스와 네덜랜드가 국민투표에서 유럽헌법을 부결하면서 수그러들었습니다. 터키의 가입을 비교적 강력히 지지했던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국민투표 부결 이후 터키의 가입 전망에 대해 거의 말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는 부정적인 신호라고 찹타이씨는 분석합니다.

"프랑스와 네덜랜드의 지도자들이 대형 무슬림 국가를 유럽연합의 일원으로 받아들이기를 거부하는 대중여론에 굴복해 터키의 유럽연합행 열차를 멈추게 한다면 이는 유럽을 위해 끔직한 일이 될 것입니다. 이런 일은 터키와 유럽연합의 관계에 쐐기를 박게 될 것입니다.

유럽연합은 오는 10월에 터키의 가입협상을 시작하기로 지난해 12월 결정한 바 있습니다. 찹타이씨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럽인들이 터키의 가입에 대해 계속 부정적 전망을 하고 있는 데 대해 상당수 터키인들은 공평하지 못하다는 느낌을 갖고 있다고 말합니다. 독일은 야당인 기민당이 터키의 정회원 가입에 반대하고 있으며, 신임 베네딕트 16세 교황은 터키가 역사적으로 유럽이 아닌 다른 대륙에 속해 있었다고 주장합니다.

미국 조지타운대학교의 터키학연구소 소장인 사브리 사야리씨는 터키인들의 인내심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말합니다.

"최근 일어나고 있는 상황을 보면서 터키의 민족주의자들은 근본주의 이슬람 단체나 극좌단체 등에 합류하고 있습니다.  부정적 반응을 갖고 있는 집단들끼리 연대하는 것입니다. 이들은 터키가 가령  키프러스나 쿠르드족 문제 등에서 많은 개혁 조처를 취했는데도 터키의 유럽연합 회원국 가입 가능성은 별로 나아진 것이 없다면서 "더이상 개의치 말자"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우드로윌슨국제센터의  유럽동남부지역 활동 계획 책임자인 존 시틸리데스씨는 터키는 전면적인 개혁 조처를 취한 만큼 유럽연합 가입협상에 대한 권리가 있다고 말합니다.

"2년 반 정도 전까지만 해도 터키의 개혁은 지지 부진했습니다. 하지만 레제프 에르도간 총리가 집권하면서 터키는 유럽연합 가입을 위한 모든 기준에 부합하는 데서 놀랄만한 진전을 이뤘습니다. 에르도간 총리는 유럽연합이 터키의 가입을 지연시키는 것에 대해 객관적 기준에서 어떤 변명이나 이유도 달지 않도록 만들기 위해 자신의 개혁 약속을 충실히 이행했습니다."

시틸리데스씨는 유럽연합 가입을 염두에 둔 터키의 지난 몇 년에 걸친 개혁 조처들이 대부분 터키인들의 권리와 자유를 신장시켰다고 말합니다.

대부분 분석가들은 많은 유럽인들을 곤란하게 만드는 한 가지 문제는 바로 터키의 크기라고 말합니다. 만일 유럽연합에 가입하면 터키는 독일, 프랑스와 더불어 유럽연합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나라 중 하나가 될 것이며, 유럽인들은 많은 무슬림 터키인들이 유럽 중심부로 진출할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이런 우려는 오토만제국에 대한 역사적 경험에 뿌리를 둔 것이라고 조지타운대학교의 사야리 교수는 말합니다. 하지만 터키가 유럽연합에 제공할 것이 많다는 사실을 아는 유럽인은 별로 없다고 말합니다.

"터키는 큰 시장이며, 아울러 빠른 성장으로 인해 유럽연합에 많은 자산이 될 것이란 사실은 투자의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입니다. 터키가 유럽연합의 일부가 된다 해도 많은 외국인 투자를 통해 터키 경제가 성장한다면 터키인들의 대규모 유럽 유입은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사야리 교수는 터키의 경제성공 사례가 유럽언론에 잘 보도되지 않고 있다고 말합니다. 터키경제는 2002년 거의 붕괴된 이후에 재도약해 지난 3년 간 경제생산이 10% 가까이 급성장했고, 연간 인플레이션은 현재 약 8%로 30여년 래 가장 낮은 상태에 있습니다.

하지만 터키가 가입 기준에 얼마나 부합하느냐 여부와는 무관하게 유럽연합 내 어떤 국가라도 터키의 회원가입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