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시사 동향과 화제를 알아보는 [미국은 지금] 시간입니다.

세계 은행 집행 이사회가 오는 31일 이 곳 워싱턴에서 만나 새로운 총재를 선출할 예정인 가운데, 미국의 조지 부쉬 대통령이 폴 울포위츠 국방부 부장관을 차기 세계은행 총재로 지명한 것을 둘러싼 논란은 그치지 않고 있습니다.

오늘은 이연철 기자와 함께 전문가들의 견해를 중심으로 이 소식을 자세히 알아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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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 먼저, 세계 은행이 어떤 기구인지 간단하게 소개해 주실까요?

답 : 세계 은행은 유엔의 특별 기구입니다.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 184개 나라를 회원국으로 둔 세계 은행은 전 세계 빈곤 감축 노력과 경제 개발 촉진 노력을 주도하면서 연간 200억 달러 정도의 차관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세계 은행의 자매 기구인 국제통화기금 IMF의 총재는 유럽에서 맡고, 대신 세계은행 총재는 미국에서 맡아 왔습니다. 제임슨 울펜손 현 세계 은행 총재가 취임 10년 만인 오는 6월에 물러난다고 발표함에 따라, 부쉬 대통령이 폴 울포위츠 국방부 부장관을 신임 총재로 지명한 것입니다.

문 : 울포위츠 부장관의 세계은행 총재 지명을 둘러싼 논란이 그치지 않고 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지요?

답 : 울포위츠 지명자가 이라크 전쟁의 핵심 설계자인데다 네오콘, 즉 신보수파의 견해를 대표하는 인물로 널리 알려져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비정부기구들 사이에서 반대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영국의 비정부기구 연합체인 브렌트 우즈 프로젝트의 제프 파월 조정관은 울포위츠 지명자가 경제나 개발 문제를 다뤄본 경험이 거의 없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파월 조정관은 울포위츠 지명자의 경험의 대부분이 안보와 국방 분야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이는 그가 본능적으로 빈곤과의 전쟁 보다는 테러와의 전쟁에 더 관심을 기울이게 될 것임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풀이했습니다.

문 : 울포위츠 지명자는 부쉬 대통령이 자신을 세계은행 총재로 지명한 데 뒤이어 서면으로 발표한 성명에서, 지난 1980년대에 3년동안 인도네시아 대사를 지내면서 경험을 쌓았다고 주장하지 않았습니까?

답 : 울포위츠 지명자는 당시 인도네시아 최대의 현안은 바로 경제 개발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최근에 세계 은행의 역사에 관한 책을 쓴 세바스찬 말라비 씨는 울포위츠의 지명은 좋은 선택이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말라비 씨는 울포위츠 지명자가 어떤 전임 총재보다도 개발 경험이 많은 사람이라면서, 일부 전임 총재들 가운데는 개발 경험이 전무한 무자격자도 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다른 울포위츠 지명자의 지지자들도 세계 은행을 경영하기 위해 개발 경험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지적합니다. 지난 1999년에 대대적인 세계은행 개혁안을 제시했던 경제학자 알랜 멜쩌 씨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멜쩌 씨는 세계 은행에는 개발 전문가가 아주 많다면서, 세계 은행이 필요로 하는 사람은 또 다른 개발 전문가가 아니라, 바로 세계 은행의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필요한 최상의 기회에 촛점을 맞출 수 있는 관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멜쩌 씨는 국방부 부장관을 지낸 울포위츠 지명자야 말로 완벽한 관리 능력을 갖춘 인물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국제 금융 기구를 감시하는 비영리 단체인 이 곳 워싱턴의 은행 정보 센터의 마니쉬 밥타 씨는 멜쩌 씨의 견해에 반대합니다.

미국 정부 기관인 국방부를 관리하는 것과 서로 다른 정치적 이해 관계를 가진 184개 회원국으로 이루어진 다국적 기구 세계 은행을 경영하는 것 사이에는 상당히 큰 차이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문 : 그런가 하면, 울포위츠 지명자가 세계 은행을 미국 외교 정책의 도구로 전락시키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계속되고 있죠?

답 : 그렇습니다. 일리노이 주 노스웨스턴 대학의 세계은행 전문가인 제프리 윈터스 교수는 이미 그같은 일이 이미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세계은행은 장기적인 개발 수단으로 고안된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미국과 다른 유럽 열강들에 의해 외교 정책의 수단으로 남용됐다고 말했습니다. 심지어는 일부 울포위츠 지명자의 지지자들도 이라크 전쟁에서 미국이 맡은 두드러진 역할이 세계 은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문 : 그러나, 이와 같은 여러가지 우려들에도 불구하고 울포위츠 지명자가 세계은행 총재로 선출되는데 별다른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죠?

답 : 그렇습니다. 일부 유럽 정부에서 울포위츠 지명자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지만, 울포위츠 지명자가 세계은행 총재에 선출되는 것에 유럽이 반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은행정보센터의 밥타 씨는 유럽은 울포위츠 지명자를 승인하는 대신 미국으로부터 다른 것을 기대할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미국은 그에 상응하는 조치로 프랑스가 지명하는 세계무역기구 총재 지명자에 반대하지 않거나, 독일이 유엔 안전보장 이사회에 진출하는데 반대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 밥타 씨의 설명입니다. 따라서 울포위츠 지명자는 오는 31일에 무난히 세계은행 총재에 선출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