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쟁점이 되고 있는 주요 현안들을 알아보는 ‘미국은 지금’ 시간입니다. 오늘은 문철호 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문 : 미국 중앙정보국 비밀요원의 신분누설 사건과 관련해 취재원 공개를 거부한 미국 언론의 두 기자들이 1심에서 그들에게 적용된 법정모독죄가 미 연방 항소법원에서도 그대로 적용돼 징역형을 복역해야할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미국의 기자 두 명이 취재원 공개거부 때문에 실형을 선고받을 상황에 놓여있다는 소식은 그 내용이 어떤 것입니까?

답 :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의 매튜 쿠퍼 기자와, 뉴욕 타임스 신문의 쥬디스 밀러 기자가 미 중앙정보국, CIA 비밀요원의 신분누설 보도와 관련해 법원으로부터 취재원을 밝히라는 명령을 받고 이를 거부했다가 미 연방법원 1심재판에서 법정모독죄가 적용됨으로써 이들은 취재원에 관해 법정증언을 하지 않으면 실형을 선고받게 됐었습니다.

그 후 쿠퍼 기자와 밀러 기자는 불복 상고했지만 15일 미 연방 워싱턴 DC 항소법원 재판에서도 두 기자에게 1심판결이 그대로 적용됐습니다.

문 : 타임지와 뉴욕 타임스 신문의 두 기자들이 취재원에 관한 증언을 하라는 법원의 판결을 받게된 관련보도의 배경은 무엇입니까 ?

답 : 사건의 발단은 이렇습니다. 죠지 부쉬 미국 대통령은 지난 2003년 연두교서 발표때 이라크가 핵무기 개발용 우라늄을 아프리카 국가 니제르로부터 구입하려 했다고 지적했었습니다. 그런데 니제르에서 사실여부에 관한 조사활동을 벌였던 죠셉 윌슨 전 미국 대사가 이라크의 우라늄 구매기도는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는데 이것이 뉴욕 타임스 신문을 통해 보도된 것이 발단이 돼 취재원 공개 문제가 법원에까지 가게 된 것입니다.

문 : 그렇지만 죠셉 윌슨 전 미국 대사의 주장이 뉴욕 타임스 신문에 보도된 것이 쿠퍼와 밀러 기자가 취재원에 관해 법정에서 증언을 해야하는 것과 관련된 데에는 또 다른 배경이 있지 않습니까 ?

답 : 윌슨 전 대사의 폭로가 있은 뒤 로버트 노박이라는 컬럼니스트가 주신의 컬럼을 통해 CIA 비밀요원인 윌슨 전 대사의 아내가 니제르 현지조사를 남편이 맡도록 천거했었다고 미 행정부 고위 관리의 말을 인용해 폭로한 것이 이 사건의 직접적인 발단이 됐습니다. 연방검찰은 로버트 노박 컬럼 폭로후 고위 관리가 누구인지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쿠퍼와 밀러 두 기자가 CIA비밀요원 신분누설 과정에 관련된 것으로 드러나자 이들에게 취재원 공개를 요구했지만 거부당하자 정식으로 기소한 것입니다.

문 : 그런데 언론의 자유와 함께 취재원 보호를 크게 중시하는 미국에서 법원이 취재원을 공개하라는 판결을 거듭 내린 까닭은 무엇입니까 ?

답 : 취재원 보호를 중시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CIA 비밀요원 신분누설은 국가안보와 관련된 사안이므로 신분이 드러나도록 한 발설자를 가려내는 일이 언론의 취재원 보호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이 연방 법원의 지적입니다.

미 연방 워싱턴 DC 항소법원 3인 재판부의 전원일치 의견의 배경은 이렇습니다. 미국의 국가안보에 관련된 임무를 수행하는 CIA 비밀요원의 신분은 절대로 드러나서는 안되는데 이를, 그것도 정부 관리가 누설한 것은 중대한 범죄구성 요인이고 따라서 이 같은 범죄를 수사하는데 있어서는 미 연방헌법 제1 수정조항을 근거로 취재원 보호를 이유로 기자들이 정보를 감추도록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문 : 항소심 판결에 대한 두 기자들과 소속 언론사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

답 : 물론, 두 기자들은 실망을 표명하고 있습니다. 타임지의 쥬디스 밀러 기자는 자신이 겪고 있는 사건의 경우 누구든 정부에 관한 것을 말하면 검찰이 추궁할 테니까 발설하지 말라고 위협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면서 언론이 중점을 두어야하는 것은 미 연방헌법 제1수정조항과 언론의 자유에 대한 위협이라고 강조합니다. 타임지의 매튜 쿠퍼 기자는 자신의 동료기자가 이라크 전쟁을 취재중이던 웨이스코프라는 기자가 자동차를 타고 가다가 어디선가 차 안에 날아들어온 수류탄을 집어 밖으로 내던져 다른 사람들을 구하고 자신은 오른팔을 잃어버린 사례를 들면서 자신의 이 사건을 그것에 비유하고 있습니다.

문 : 그러면 매튜 쿠퍼와 쥬디스 밀러 두 기자에겐 앞으로 어떤 선택이 남아 있습니까 ?

답 : 두 기자의 소속사인 뉴욕 타임스 신문과 타임지는 연방 대법원에 상고할 생각인 것으로 보입니다만 대법원에서도 하급심이 그대로 인정된다면 법원의 명령대로 증언을 함으로써 취재원 보호를 저버리든가 아니면 법이 정하는 실형을 복역하든가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합니다.

문 : 미국에서 이전에도 이번과 같은 사례들이 얼마나 있었습니까 ?

답 : 여러 건 있었습니다. 1972년에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신문의 윌리엄 파르 기자가 희대의 살인마 챨스 맨슨 사건 재판 정보누설과 관련해 출처를 밝히기 거부했다가 46일 동안 구금됐었고 아주 가깝게는 2001년에 텍사스주 휴스턴의 후리랜서 바네사 레게트가 어떤 살인사건에 관한 연방 대배심의 재판에서 취재원의 공개를 거부한 이유로 168일 동안 구금됐었습니다. 이 밖에도 서 너 건이 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