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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착 상태에 빠진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미국이 기존의 6자회담 기조를 유지하면서 대북 접근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지난 달 북한을 방문했던 미국 의회 민주당 소속 톰 렌토스 하원의원은 14일 워싱턴에 소재한 존스 홉킨스대학교 국제관계 대학원에서 열린 강연회에서 리비아의 대량살상 무기 포기 설득에 기여했던 자신의 경험과 북한의 상황을 비교하며 북한 정권에 대한 설득 가능성들을 제시했습니다.

취재를 다녀온 김영권 기자가 보다 자세한 내용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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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야의 대량 살상 무기(WMD) 계획 포기 결정을 적극적으로 설득해 주목을 받았던 민주당의 랜토스 의원이 ‘리비아의 (선례)가 북한의 미래가 될 수 있는가? (Is Libya the future of North Korea?) 란 주제로 강연회를 가졌습니다.

지난달 북한을 방문해 리비아에 이어 북핵 문제의 해결사로 나섰던 랜토스 의원은 먼저, 지난주 북한의 핵무기 소유 돌발 선언에 대해 상황을 북한에 유리하게 전개하기 위한 하나의 협상 움직임으로 믿는다고 말했습니다.

랜토스 의원은 북한 정부의 의도를 예측하기란 언제나 어렵다고 말하고 그러나 최근의 핵무기 보유와 6자 회담 참가 무기한 연기 선언은 돌이킬 수 없는 결정이라기 보다는 단순한 협상 움직임의 일환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랜토스 의원은 북한과 리비아를 동일선상에 놓고 비교하기는 힘들지만 비슷한 점이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며 현재의 북한은 국제사회의 경제 제재와 팬암기 폭파 사건으로 극한의 고립에 몰렸던 2003년의 리비아와 상황과 흡사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랜토스 의원은 미국은 당시 정권 교체를 주장하지 않았으며, 인권과 민주주의를 항상 협상의 의제로 올리긴 했지만 이러한 중요한 요소들이 대량 살상 무기 제거와 함께 완전히 성취되야만, 보상을 할 수 있다는 조건을 제시하지도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홀로코스트, 즉 나찌의 유대인 대량 학살 에서 생존한 유일한 현직 미 국회 의원이기도 한 랜토스 의원은 미 의회내 ‘정례 인권 회의’를 창립하고, 북한 인권법을 주도했던 자신의 인권 운동 배경을 설명하면서 인권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랜토스 의원은 지난달 평양을 방문했을때 북한 관리들로부터 ‘북한 인권법’이 대북 적대정책의 일환이 아니냐는 항의를 받았다며, 그러나 그는 북한 관리들에게 인권은 미국 외교 정책의 근간을 이루는 중심이며 미국은 다른 국가들에 적용했던 것과 같은 인권 지위를 요구하고 있을뿐이라고 설명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렌토스 의원은 북한의 핵포기와 인권, 민주주의 등 모든 의제들을 동시에 성취할 수는 없다고 말하고, 부시 대통령이 취임 연설과 연두교서에서 언급한 ‘자유의 신장’은 장기적 차원의 다세대적 통찰력을 반영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지난주 돌발 선언을 ‘분노의 표출’이라고 지칭한 랜토스 의원은 북핵 문제의 교착상태 해결을 위해 부시 행정부가 리비아의 대량 살상 무기 포기를 위해 취했던 부드러운 자세를 대북 정책에도 적용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랜토스 의원은 현 6자 회담의 근간을 유지하면서 북한과 공식, 비공식 접촉을 가질 것을 제안했습니다. 그는 자신과 북한 관리들간의 가장 큰 관계 진전은 공식 석상이 아닌 저녁식사 자리에서 이뤄졌다과 말하고 대북 접촉 방식의 변화를 강조했습니다.

랜토스 의원은 또 6자 회담의 미국 수석 대표는 단순히 강의를 늘어 놓는 것이 아니라 협상의 능력을 가진 인물로 선정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북핵 해결 진전을 위해 부시 대통령의 의중을 대변할 수 있는 특사를 북한에 파견하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랜토스 의원은 또 이러한 방안들을 효과적으로 반영하기 위해 부시 대통령은 현재 대북 정책에 있어 심한 균열 양상을 보이고 있는 정부 관리들 간의 의견을 조정, 이견들을 먼저 봉합해야만 한다고 말했습니다.

랜토스 의원은 또 북한의 돌발 선언으로 수렁에 빠진 현 북핵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중국과 한국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랜토스 의원은 중국은 북한의 식량과 물자뿐 아니라 외부 공급 에너지의 80 퍼센트를 책임지고 있으며 한국도 북한이 의지하고 있는 매우 중요한 경제 지원국이라고 말하고, 중국과 한국은 6자 회담 재개를 위한 협상의 지렛대로 이러한 배경을 활용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랜토스 의원은 17일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과 비공식적으로 만나 이러한 의견을 함께 나눌 것이라고 강연 후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