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의 야당인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이 중국 베이징에서 탈북자 문제에 관한 기자회견을 개최하려 했지만 중국 경찰의 방해로 무산됐습니다. 한나라당 의원 중 일부는 중국 당국의 퇴장 요구에도 불구하고 저녁 늦게까지 회견장에 남아 중국 공안요원들과 대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베이징 쉐라톤 창성 호텔 현장으로부터 VOA 중국 지국장이 보내 온 소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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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 문제 등에 대한 현장 조사를 위해 중국을 방문중인 남한의 한나라당 소속 국회의원들이 12일 베이징에서 개최하려던 내외신 기자회견이 중국 당국의 방해로 중단됐습니다. 김문수, 최병국, 배일도, 박승환 의원 등 남한의 한나라당 소속 국회의원들은 이번 기자회견을 통해 중국 내 탈북자 문제 등에 대한 중국 정부의 협조를 요청할 예정이었습니다.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이 기자회견을 시작하려는 순간 중국 외교부 소속이라고 밝힌 한 남자가 기자회견장에 들어와 모든 이 기자회견을 불법이라며 사람들에게 밖으로 나가 줄 것을 요구했습니다.

약 40여명의 기자들이 그같은 요구에 응하지 않고 한나라당 의원들이 계속 기자회견을 진행하려 하자 회견장 내의 모든 마이크와 전기가 끊겼고, 이어서 사복 차림의 공안 요원들이 안으로 들어와 기자들을 밖으로 몰아내기 시작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AP 통신 사진기자가 머리를 맞는 일도 발생했습니다.

중국 당국은 이번 기자회견이 사전에 허가를 받지 않았기 때문에 불법이라고 주장했지만, 탈북자 지원활동을 펴고 있는 신동수 목사는 미국의 소리와의 전화통화에서 중국에서 기자회견을 갖기 위해 당국의 허가를 받을 필요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습니다. 한나라당의 김문수 의원은 이같은 일은 처음 당해 보는 일로 커다란 충격을 받았다면서, 이번 일이야말로 중국 정부나 중국 주재 한국 대사관이 중국 내 탈북자 문제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비난했습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지난 10일 중국 동북부 옌지를 방문해 탈북자들을 면담한 뒤 11일에 베이징에 도착했습니다. 이들은 당초 기자회견을 마친 후 항공기 편으로 칭다오로 가려고 했지만, 기자회견 무산으로 일정 변경이 불가피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