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실시된 아시아 지역의 선거에서 지도자 선출에 투표한 유권자수가 10억이 넘습니다. 이는 아시아 지역에서 민주주의 체제가 진전되고 있음을 나타내는 수치입니다. 2004년 연말 특집, 오늘은 아시아 지역의 민주주의 체제 진전에 관해 알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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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지역에서 민주주의 체제가 이룩되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 중반께였습니다. 그때 필리핀, 타이완, 한국, 태국, 그리고 훨씬 뒤에 인도네시아 등의 국민들은 독재체제를 물리치고 민주주의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아시아 지역의 여러 나라에서는 올해에도 민주주의의 괄목할 만한 진전이 있었습니다. 이 지역의 일곱 나라에서 선거가 실시됐고 공산주의 국가 중국의 영토인 홍콩 그리고 타이완에서도 선거가 실시됐습니다.

남아시아의 최대 인구대국 인도네시아에서는 올해 가장 먼저 선거가 실시됐습니다. 인도네시아는 이 나라 최초로 실시된 대통령 선거를 통해 평화적인 정권교체를 이룩함으로써 독재자 수하르토 전 대통령 없이는 나라가 붕괴될 것이라는6년전의 예측을 떨쳐 버렸습니다.

아프가니스탄에서도 오랜 전쟁과 탈레반에 의한 극단주의 회교 정권의 통치끝에 처음으로 역사적인 대통령 선거가 실시됐습니다. 아프가니스탄의 선거는 평화적이지는 않았지만 선거 실시는 이 나라의 재건에 있어서 커다란 진전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아시아 서북쪽 구 공산국가 몽골 그리고 말레이시아와 필리핀, 중국 다음의 인구 대국 인도에서도 선거가 실시됐습니다.

그러나 아시아 지역에서 이처럼 정치적으로 민주주의 체제의 진전이 이루어지고 있는 가운데 일부 지역에서는 아직도 민주주의가 요원한 꿈으로 남아있습니다. 공산주의 정권이 통치하는 북한은 여전히 폐쇄된채 있으며 수 많은 주민들이 굶주림과 억압으로부터 벗어나려고 이웃 나라로 탈출하고 있습니다.

권력을 독점하고 있는 중국의 공산주의 지도자들은 올해도 서방식 민주주의를 배격했습니다. 중국의 일부 지역에서는 소규모 지방단위로 제한된 선거가 실시되는 가운데 영국 식민지였다가 중국에 다시 귀속된 홍콩에서만은 일반 투표가 실시됐습니다. 그러나 중국 정부당국은 보통선거 실시를 거부했습니다.

미국 스탠포드 대학 후버 연구소의 래리 다이어먼드 교수는 중국에서도 민주주의의 뿌리가 내리게 될 것으로 낙관합니다. 중국의 급속한 경제성장을 다루어 나갈 수 있는 유일한 체제는 민주주의라는 것이 다이어먼드 교수의 설명입니다.

“경제개발과 같은 보조로 발생하는 문제들과 세대간 불평등 및 극심한 부패는 독재적인 통치로 다루어 나갈 수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중국에서는 소규모 마을 단위의 경쟁선거 실시로부터 시와 현 단위로 그 다음엔 성 차원에서 그리고 궁극적으로 전국차원의 선거가 단계적으로 실시되고 더 나아가 독립적인 사법부와 시민 사회가 이루어지거나 그렇지 않으면 대규모 정치위기가 닥치게 될 것입니다.”

버마의 군사 독재정권은 금년에 헌법제정 회의를 열려고 시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헌법회의에서 어떤 개혁이 이루어질 것인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은 가운데 민주화를 추진하는 최대 야당은 이 헌법회의 마저도 보이콧하고 있습니다. 민족민주동맹의 지도자로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아웅 산 수지 여사가 여전히 가택연금하에 있기때문입니다.

버마의 민주화 청사진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진 군사정권의 킨 �H트 장군은 지난 10월에 총리직에서 해임되고 강경파로 교체됐습니다. 홍콩 시립대학의 남아시아 문제 전문가인 케빈 헤위슨 교수는 버마의 정치적 변화는 아직 멀었다고 말합니다.

“ 버마에서는 개혁이 일어날 것같지 않습니다. 버마 정권은 1962년 쿠데타 이후 줄곧 권력을 장악해오면서 개혁에는 전혀 관여하지 않았습니다. ”

한편, 아시아 지역에서 이루어지는 민주주의 진전이 모든 문제들에 대한 해답이 되지는 않고 있습니다. 필리핀과 인도네시아 같은 여러 나라에서 정부의 부패와 국민의 빈곤은 여전히 만연하고 있습니다. 아프가니스탄 같은 나라에서는 법과 질서의 유지가 어려운 실정입니다. 말레이시아와 태국 싱가포르 같은 나라에서는 시민적 자유가 제약당하기도 합니다.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같은 나라에서는 선거실시로 일당 지배가 감추어지고 있습니다. 태국 프라자디포크 연구소의 타윌와디 부리쿨 연구원은 아시아의 많은 민주국가에서 아직도 올바른 통치가 결여돼 있다고 지적합니다.

“모든 민주주의 국가들의 과제는 삼권분립, 견제와 균형 그리고 어떤 경우에는 권력분담을 확보하는 일입니다. ”

아시아 지역에서 민주주의 국가들이 당면한 또 다른 문제는 금권정치와 부패입니다. 아시아 민주주의 국가들에서는 선거운동 자금제공의 투명성과 공적 선거기금 제도가 필요하다고 홍콩 시립대학의 헤위슨 교수는 지적합니다.

“민주주의로 정치의 장이 개방되는 동시에 온갖 사람들에게 정치가 개방됨으로써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에서 상당히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듯이 금권이 정권으로 전환될 수도 있습니다. 이런 나라들에서는 금권과 정권의 연결고리를 끊어내는 일이 정치체제와 민주화를 위한 진정한 과제라고 생각됩니다. ”

그러나 아시아 지역에서 금년에 이룩된 진전은 민주주의가 정착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많은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