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내 화제가 되고 있는 소식들을 알아보는 ‘미국은 지금’ 시간입니다. 이라크 전쟁에 참전한 미군 병사들 가운데 정신적 장애를 겪는 병사들의 수가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군 병원 관계자들은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면서 보다 구체적인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김영권 기자와 함께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문 : 정신적인 장애! 정확히 어떤 증상들을 애기하는 겁니까?

답 : 보통, 불안과 초조, 우울 증세들을 말하는데 의학계에서는 이러한 증상을 흔히 PTSD 즉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이 질환은 신체적인 손상이나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상황을 체험한 후에 나타나는 정신적인 장애로, 흔히 전쟁이나 9.11 테러와 같은 충격적인 일을 체험한 후에 증상이 나타납니다.

여러 연구 조사 결과를 보면, 미국으로 돌아온 병사들뿐 아니라 이라크에서 주둔하고 있는 병사가운데서도 상당수가 이러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문 :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는 환자들은 구체적으로 어떤 고통들을 호소합니까?

답 : 병원관계자들은 증상이 매우 다양하다고 말합니다. 예를 들어 한 병사는 전쟁터에서 이라크 소녀에게 초콜렛을 던져줬는데 그 소녀가 초콜렛을 주우러 가다가 뒤에서 오는 차량에 치어 숨지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합니다. 그후 미국으로 돌아온 이 병사는 밤마다 죽은 소녀와 나이가 비슷한 자신의 딸이 매일 차에 치여 숨지는 악몽이나 환상에 시달린다고 합니다.

또 다른 병사는 식당이나 공공장소를 찾을때마다 흰 벽에서 이라크 저항세력이 자신에게 총격을 가하는 환상과 함께 자신이 바그다드로 다시 돌아간듯한 착각속에 빠져서 제대로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다고 호소합니다. 결국 이러한 고통때문에 일부 전역병들을 자살을 하거나 두려움을 떨치려고 술을 의지하게 되고, 구직에도 여려움을 겪으며, 이혼 등 가정파탄까지 가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육군 소대장으로 10개월간 이라크 전쟁에 참전하고 지난 2월에 미국으로 돌아왔다는 폴 렉크호프씨는 뉴욕타임스와의 대담에서, 38명의 대원가운데 지금까지 8명이 이혼했고 한 명이 자살했다며 병사들의 전쟁휴유증이 매우 심각하다고 말했습니다.

문 : 미국 언론들은 이번 이라크 전쟁을 통해 정신적 장애를 겪는 미군의 비율이 베트남 전쟁 등 역대 어느 전쟁들보다 매우 높다고 보도하고 있는데요. 특별한 원인이 있습니까?

답 : 이라크 전쟁이 게릴라전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인 전쟁이라면 적과 아군의 위치를 알고 있기 때문에 어느정도 여유를 가질 수 있지만, 게릴라전은 언제 어디서 적이 공격하는지를 알 수 없기 때문에 24시간내내 긴장을 늦출 수가 없습니다.

특히 현재 이라크에는 저항세력들이 차량을 이용한 자살 폭탄 테러를 수시로 감행하고 있고 거리 곳곳에 지뢰를 설치해 매복 공격을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병사들은 안전이나 여유를 가질 틈이 없고 그런 정신적인 긴장상태가 장기화될경우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로 발전할 가능성이 그 어느때보다 매우 높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문 : 현재, 얼마나 많은 병사들이 정신적인 장애로 고통받고 있습니까?

답 : 의학 전문지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군 병사 6명가운데 한 명꼴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병원을 찾지 않거나 작은 질환에 시달리는 병사들까지 합할 경우 세 명 가운데 한 명꼴로 정신적인 장애를 겪고 있는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주장을 적용해보면, 현재 이라크에 주둔중인 미군 14만명을 포함해 지금까지 이라크 전쟁에 참전했던 병사 3십여만명 가운데 약 십만명이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이라크의 폭력사태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그 수가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문 : 비공식적이긴 합니다만 십 만여명이라면 지금까지 발표된 부상자들보다도 상당히 많은 수군요?

답 : 그렇습니다. 미국 재향군인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 15일 현재, 이라크전에서 중상을 당한 병사는 총 5229명인데 비해서 지난 7월까지 부상을 포함해 정신적인 질환으로 장애수당을 신청한 병사수는 3만 천여명에 달하고 있습니다. 이 자료를 갖고 환산해 봐도, 정신적인 장애를 겪고 있는 병사의 수는 중상자에 비해 적어도 다섯배 이상 그 수가 많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문 : 미 국방부의 대책이 궁금한데요. 어떤 노력들을 기울이고 있습니까?

답 : 미 육군은 병사들의 정신적인 장애를 막기위해 역사상 가장 적극적인 프로그램들을 동원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예를 들어, 이라크 현지에 ‘전투 스트레스 조절부대’(Combat Stress Control Units)를 창설해 정신적으로나 감정적으로 이상증세를 보이는 병사들을 적극적으로 상담 치료하고 있고, 미국으로 돌아온 병사들에게도 최상의 검진과 함께 다수의 상담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대책에도 불구하고 기대만큼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 배경에는 병사들의 자존심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는데요.

병사들에게 있어 병원을 찾는다는 것은 뭔가 자신에게 이상이 생겼다는 것을 의미하며, 병사들은 대개 그런 현실을 인정하려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예를들어, 해병대 병사들 사이에서는, 도움을 구한다는 것은 곧 자신이 약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란 사고가 내재돼있기때문에, 치료를 꺼리는 경우가 많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이러한 병사들의 회피가 결국 자살과 가정불화, 사회부적응으로 이어져 더 큰 문제들을 야기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군 당국이 병사들에게 보다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고 구체적인 대책들이 기존의 정책과 병행되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