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북핵 6자 회담에서 결실을 보기 위해서는 다자틀 안에서 북한과 양자회담을 병행해야 한다고 토머스 허버드 전 주한 미국 대사가 밝혔습니다. 허버드 전 대사는 16일 이곳 워싱턴에서 아시아 소사이어티 주최로 열린 강연회에서 대북한 핵 협상 해법을 제시하고 한미 동맹 강화의 중요성을 역설했습니다.

토머스 허버드 전 대사는 다자 회담만으로 북핵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면서 미국이 보다 유연한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허버드 전 대사는 미국이 6자 회담의 결실을 보기 위해서는 다자틀 안에서 북한과 직접 양자 회담을 해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북한의 협박에 굴복하거나 북한을 돈으로 매수해서는 안되지만, 북한의 진의를 보다 잘 파악하기 위해서 모종의 유인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허버드 전 대사는 지적했습니다. 그는 또한, 미국은 북한이 국제 사회에 동참함으로서 어떤 이득을 얻게 될것인지를 분명하게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허버드 전 대사는 북한이 제 2의 북핵 위기를 일으키려 하고 있음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면서 미국과 동북 아시아 동맹국들은 북핵 문제 해결이라는 시험대에 심각하게 대처해야만 한다고 말했습니다. 허버드 전 대사는 특히, 북한이 핵 카드를 포기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그러한 경우에 미국은 어려운 선택을 고려해야 하지만, 그에 앞서 빠른 시일 내에 북한의 의도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허버드 전 대사는 또한 북핵 문제가 한미 관계에 커다란 도전 과제가 되고 있다면서, 미국과 한국 정부는 북핵 해결을 위한 대북한 공동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미 동맹과 관련해서 허버드 전 대사는 한국과 미국은 양국 국민간에 서로에 대한 오해와 두 정부간의 견해차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그는 많은 한국인들은 미국이 남북한 통일에 대한 장애물이 되며 한반도 안정에 위협적인 존재인 것으로 여기고 있으며, 반면에 미국인들은 한국이 한미 동맹관계를 포기하려는 것으로 잘못 인식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많은 한국인들은 미국이 테러와의 전쟁에 주력함으로써 한반도를 경시하게 되었다고 생각하며, 이는 갑작스런 주한 미군 감축 결정과 주한 미군 제 2사단의 이라크 파병으로 더욱 악화됐다고 허버드 전 대사는 설명했습니다. 이에 덧붙여 한국인들은 부시 대통령의 악의 축 발언을 확대 해석함으로써 테러리즘과 핵확산을 근절하려는 미국 정부의 노력이 북한에 대한 공격으로 이어져 한반도 안정을 위협하지 않을까 우려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허버드 전 대사는 또한, 한국의 진보적인 노무현 정부가 한미 동맹관계에 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젊은 세대들의 지지를 받으며 출범한데 반해, 미 행정부는 보수 성향으로 기울면서 양국 정부 사이에 시각 차가 존재하고 있음을 지적했습니다.

허버드 전 대사는 그러나 집권 2기 부시 행정부는 보다 유연한 한미 관계를 유지해 나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습니다. 허버드 전 대사는 부시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의 관계가 과거 김대중 대통령과의 관계에 비해 보다 편안해진 것처럼 보이며, 또한 지난해 딕 체이니 부통령과 콘돌리자 라이스 국가 안보 보좌관 등 최고위 관리들의 연이은 한국 방문은 부시 행정부가 한미 관계의 개선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허버드 전 대사는 한국의 대 테러전 지원과 미국의 6자 회담 수립, 한미간 주한 미군 협정 등의 단계 조치들을 통해 한국과 미국의 관계가 보다 대등하고 상호 호혜적인 것으로 발전해 나갈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