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가 지금은 공식적으로 휴회중이지만, 다음 달에 대통령선거와 국회의원 선거가 끝나면 여러가지 법안을 마무리해야 하는 이른바 [레임덕 회기]를 위해 의원들이 워싱턴 정가로 돌아오게 됩니다. 미국 의회의 제 108차 회기의 막판은 지난 2년간 흔히 보아왔던 정당간의 계속적인 논쟁으로 점철됐습니다.

지난 10월 초, 화창한 가운데 바람이 불던 어느 날, 국회의사당 바깥의 기자회견장에 도착한 언론인들은 야당인 민주당원들과 함께 한마리의 오리가 서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지팡이를 짚고 걸어온 깃털이 뒤덮인 그 방문객은 실제로 오리가 아니라, 오리로 변장한 사람이었습니다. 하원 민주당내 서열 2위인 스테니 호이어 의원이 이 오리를 소개했습니다.

호이어 의원은 “공화당이 자기네 소임을 회피하는 바람에 오늘에야 여기에 도착한 오리 씨를 소개한다”고 익살스럽게 말했습니다.

유머가 있는 이같은 정치적 제스쳐는 2년간의 회기를 이끌어나가는 방법에 대한 불만을 강조하기 위해 양당이 자주 이용해온 수법입니다.

오는 11월 2일 미국 유권자들의 표의 향방에 따라 하원과 상원의 재탈환을 꿈꾸는 민주당으로서는 2003년과 2004년에 걸친 108차 회기를 공화당이 장악한 것은 재앙이었습니다.

회기 막판에 하원과 상원의원들은 주요 법인세 법안을 심의하고 정보개혁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하원은 또한 그동안 많은 논란을 빚어온 동성결혼 금지법안을 상정했으나, 끝내 통과에 실패했습니다.

회기 막판에 의원들은 또한 전국의 우체국 명칭을 정하는 것과 같은 많은 법안들을 표결 처리했는데, 이러한 것들은 보다 중요한 안건에 쏟아야 할 시간을 낭비한 것으로 비쳐질 수도 있었습니다.

민주당의 일리노이주 출신 람 엠마누엘 의원의 말입니다.

“의회는 거의 매일 한 건 정도씩 안건을 통과시키며 기록적으로 많은 92개 우체국 명칭을 정했고, 22개 정부 청사의 명칭을 정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으며, 35건의 새 우표를 발행 결의안을 처리했고, 스포츠 팀을 표창하는 34개 결의안을 통과시켰습니다."

농담끼 있는 이같은 비판은 공화당 단독으로 그런 상징적인 조치들을 담은 법안을 처리했다는 얘기는 아닐 것입니다. 우체국 신설 문제는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하고 있던 시절에도 통과되었습니다.

하지만 공화당이 장악함으로써 하원이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없었다는 주장은 이번 회기가 완전히 성공적이었다고 말하고 있는 공화당에 상처를 안겨주고 있습니다. 108차 회기중 처리된 가장 중요한 입법이라는 정보개혁법에 대해 공화당 하원 지도자들은 민주당이 훼방꾼이라고 비난하면서 반박합니다.

2001년 9. 11테러공격을 가져온 잘못에 관해 조사한 [9. 11위원회] 건의를 담은, 공화당이 상정한 법안이 통과되기 직전 한 기자회견에서 하원 공화당 중진의원인 데보라 프라이스 여사는 민주당은 이빨없는 정보개혁법안을 선호하고 있다고 비꼬았습니다.

“국회는 좀 더 잘 할 수 있었고, 또 우리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우리가 더 잘 할 수 있었다는 것을 알고, 더 잘 하라고 격려했습니다. 또 다른 9. 11 테러공격으로부터 미국을 지켜줄 수 있다면, 이것은 타협의 여지가 없는 것입니다."

공화당 의원들은 의료보건법안의 통과와 부시 행정부의 세금감면 확대, 세계적인 에이즈 퇴치를 위한 150억 달러의 자금 지원과 앞으로 있을지도 모르는 생화학 테러공격에 대한 방어 지원등을 중요한 실적으로 꼽고 있습니다.

하지만, 민주당 의원들이 지적하는 바와 같이, 공화당이 지배하고 있는 하원은 2004년에 102일동안 개회했는데, 이는 1948년 이후 가장 적은 개회일수입니다.

하원이 상원보다 더 나은 실적을 보이고는 있지만, 하원은 에너지와 교통과 같은 정치적으로 민감한 법안을 처리하지 못한 가운데 정부가 추진해야 할 많은 주요 지출법안들을 통과시키지 못했습니다.

하원의 스테니 호이어 민주당 의원은 앞으로 선거 후의 레임덕 회기가 공화당으로 하여금 미결로 남아있는 법안 처리에 대한 책임을 벗어나게 해줄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우리는 공화당이 이번 선거 후에 시작될 레임덕 회기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가볍게 보고 있습니다. 물론 선거가 끝나면 회기가 열리지 않을 것이며, 공화당은 그들의 실패나 그들이 통과시킨 정책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으려고 할 것입니다."

하원과 상원 전체회의는 11월 2일의 대통령선거가 끝난지 2주일 후인 11월 16일이 돼야 레임덕 회기에 들어가게 됩니다.

그러나, 의원들은 선거 이전에 최종적인 정보개혁법안을 부쉬 대통령에게 보내야만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양원에서 통과된 이 법안의 차이점을 해결하기 위한 상하양원의 협상은 소규모 의원들이 참가한 가운데 다음 주부터 시작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