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 아프가니스탄에서 처음으로 실시된 대통령 직접 선거는 비교적 순조롭게 끝났습니다. 그동안 우려했던 탈레반 잔당들의 테러 공격도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야당 후보들은 유엔의 한 위원회가 권고한 것을 존중해, 선거부정 때문에 선거결과를 거부하겠다던 위협을 철회했습니다. 아프가니스탄의 이번 선거는 흔히 폭력으로 얼룩졌던 이 나라의 정치적 과거와 비교할때 현격히 다른 면을 보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아프가니스탄의 정치적 상황을 한번의 선거를 근거로 평가한다는 것은 마치 여러 개의 막으로 구성된 연극을 겨우 한 막이 끝난뒤에 평가를 내리려는 것과 흡사하다고 할수 있 습니다. 그럼에도 정치분석가들은 아프가니스탄의 이번 선거가 초기 분석으로 볼 때 고무적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천 만여명의 유권자가 등록된 아프간의 이번 선거에는 등록 유권자중 4분의 3이상이 투표했습니다. 이곳 워싱턴에 소재한 아메리칸 엔터프라이즈 연구소의 수석연구원으로 있는 레웰 마아크 게렉트 씨는 아프간의 이번 선거는 인상적 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아프간에서 미 중앙정보국 CIA의 전요원으로 일한 경험을 갖고 게렉트 씨는 아프간의 이번 선거에서 선거과정을 마비시킬수도 있었던 폭력은 없어지만 아프간과 같은 제3세계 나라들에서 흔히 볼수있는 투표부정들은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프간이 처해 있는 혼란상을 감안할 때 투표과정이 그렇게 빨리 끝날수 있었다는 사실은 지극히 인상적이라고 말했습니다.

타이브 사이드 자와드 아프간주재 미국대사는 한 인터뷰에서 유권자들이 열성을 보였으며 폭력 가능성을 두려워하지 않았음을 강조했습니다. 자와드 대사는 선거의 날에 쿠나르성에서 여성 유권자들이 길게 줄지어 서있던 투표장 근처에 한 발의 로켓포탄이 떨어졌던 사건을 지적하면서 이렇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자와드대사는 유권자들중 아무도 도망하지 않고 투표를 해야한다고 주장했다면서 특히 여성 유권자들은 자신 들이 당장 한 발의 로켓포탄을 피해 달아난다면 이런 로켓포 공격은 영구히 계속될 것이라며 폭력에 굴복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하고 있습니다.

이번 선거가 사실상 아프가니스탄에서 첫 선거는 아닙니다. 지난 1965년과 69년에 의회선거가 있긴 했으나 그것은 간접선거들이었습니다.

아프가니스탄의 정치는 흔히 무력으로 이루어졌습니다. 1992년 공산당정부가 소련침공에 반대해 일어났던 투사들에 의해 축출됐고 이 때의 기쁨은 잠시일 뿐 곧 승리감에 의기 양양했던 당시의 무자헤딘 투사들간의 권력다툼은 내란으로 이어졌습니다. 이어서 탈레반이 통치권의 공백을 메꾸며 집권해 지난2천 1년 미국주도의 연합군에 의해 축출될 때까지 존립했었습니 다.

따라서 아프간정세를 지켜봤던 관측통들은 야당 후보들이 이번 선거결과를 거부하겠다고 위협했을 때 숨을 죽이고 이를 지켜봤습니다. 과거 같으면 이런 양상이 공공연한 전투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야당후보들은 그런 위기의 순간에서 물러나 선거 부정 가능성을 유엔이 위원회를 구성해서 조사하겠다는 제의에 동의했습니다.

자와드 미국대사는 도전적인 거부 입장에서 물러나기로 한 야당 후보들의 결정을 찬양했습니다. 자와드 대사는 아프가니스탄 국민들과 정치인들이 매우 성숙됐다면서 이들이 대단한 능력을 과시했고 아프간의 정치 지도층이 아프간국민들의 요구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데 기쁘게 여긴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야당 후보들은 외부의 격려로 인해 많은 자극을 받았다기 보다는 스스로의 입장을 따랐습니다. 아프간 소식통들에 따르면 서방 외교관들이 한 때 선거 결과를 거부했던 야당후보들을 만났으나 이들 모두가 ‘옛날로 돌아가지 말자 라는 단순한 한가지 구호를 갖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아메리칸 엔터프라이즈 연구소의 레웰 마아크 게렉트 씨는 아프간 내란은 아프가니스탄인들의 정신마저 새롭게 만들었 다며 그것은 바로 낡은 옛 방식에 대한 두려움이자 전정한 평화와 안정을 추구함에 있어서 아프가니스탄이 지니게된 가장 유력한 무기가 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게렉트씨는 아프간인들은 민주주의 윤리를 완전히 터득하지 못했을 것이라면서 즉 아프간인들의 훌륭한 이번 태도도 그런 민주적 윤리에서 나온 경우는 아닐 것이 확실 하다고 말했습니다. 게렉트씨는 그러나 그런 점을 확신할순 없지만 현재 요구 되는 것은 말 그대로 아프간을 생지옥으로 몰아넣었던 그런 세력들이나 그 때의 격정을 혐오하는 알레르기 반응을 보여 야 한다는 점이라고 말했습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피로 얼룩진 과거에 대한 혐오감이 과연 얼마나 지속될 것인가는 내년 의회선거의 투표장에서 또다시 시험대에 오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