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내 시사 동향을 알아보는 ‘미국은 지금’ 시간입니다. 미 대통령 선거가 2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최근들어 투표 방법에 대한 논란이 다시 일고 있습니다. 어떤 이야기인지 김영권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문: 지난 2000년 대선때도 재검표 논란으로 법정공방까지 벌이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는데요. 이번엔 어떤 이슈들이 문제가 되고 있나요?

답: 여러가지 논란들이 있습니다만 가장 크게 대두되고 있는 쟁점들은 크게 두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첫째는 콜로라도주에서 주민 선거를 통해 추진되고 있는 Winner Take all 즉 ‘승자 독식 방식 제도’에 대한 주 헌법 개정안 문제이고, 둘째는 투표소에서 자주 발생하는 유권자들의 신분논란 문제를 없애기 위해 제정된 Provisional ballots ‘잠정 투표 용지’ 가 또다른 법정싸움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는것입니다.

문: 승자 독식 방식 제도의 개혁은 구체적으로 어떤 얘기입니까?

답. 이 개혁안을 이해하자면 먼저 미국의 선거제도를 살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미국의 선거제도는 한국과 같이 유권자 개개인의 투표 결과를 선거에 반영하는 직접적인 방식이 아니라 선거인단제도를 통한 간접방식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즉 각 주의 승자가 표차에 상관없이 그 주에 배정된 선거인단의 표를 독식하는 제도죠.

선거인단의 수는 총 538명으로 각주의 인구비율로 결정되는데, 미 하원의원 선거구 분할방식과 일치합니다. 메인주와 네브라스카주가 일부 변형된 방법을 적용하고 있습니다만 대부분 이 같은 제도를 약간 수정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콜로라도주에서 추진하고 있는 주 헌법 개정안은 이러한 승자 독식 방식을 철폐하고, 주내 후보자 득표율에 따라 선거인단 수를 나누자는 것입니다.

콜로라도는 총 9명의 선거인단수가 배정돼 있는데 기존의 방식을 적용하면 승자가 9표를 독식하게 되지만, 개정안을 적용할 경우 5대 4, 또는 6대 3 등으로 선거인단의 수가 나눠지게 됩니다. 이 개정안이 만약 11월 주민투표에서 통과될 경우, 올 대선에 바로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미 언론들은 콜로라도주가 제 2의 플로리다주가 될 공산이 크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문: 이 개정안이 일으킬 수 있는 논란의 촛점은 어떤 것입니까?

답: 부시와 케리후보가 박빙의 승부를 펼쳐지고 있는 현 상황으로 봤을 때 이번 주 헌법 개정안은 승자와 패자의 명암을 가르는 중대한 사안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A 후보가 다른주들에서 267 명의 선거인단수를 확보하고, B 후보가 262명을 확보했을 경우 기존의 선거제도하에서 B후보가 콜로라도주에서 승리를 거두면 9표를 모두 독식 271 표대 267표로 역전승을 거두게 됩니다. 그러나 새로운 개정안을 적용한 가운데 두 후보가 4대 5로 표가 나눠졌다면 A 후보가 4표만 적용해도 승자가 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옵니다.

문: 이 같은 주 헌법 개정안의 추진 배경에는 어떤 이유들이 있나요?

답: 개정안 지지자들은 기존의 제도가 주민 개개인의 지지성향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주 전체가 한 후보를 지지한다는 결과는 사실상 진실이 아니고 정당하지 않은 만큼, 당연히 후보 득표율에 따라 선거인단수를 나눠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그러나 개정안 반대자들은 이 같은 결과가 미국전체에서 주가 차지하는 영향력을 감소시킬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많은 선거인단수를 보유한 주가 주목을 받을 수 밖에 없는 기존제도로 봤을 때, 가뜩이나 적은 선거인단수를 다시 쪼개는 것은 여로모로 주에 득이 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문: 부시- 케리 후보 양측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답: 당차원에서 정확한 입장표명은 하지 않고 있지만 공화당은 반대, 민주당은 찬성분위기로 갈리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콜로라도주가 전통적으로 공화당 지지율이 높은 주고, 현재 여론조사에서도 부시 후보가 앞서고 있는 만큼 절대로 표가 양분되는 상황을 허용할 수 없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반면 해로울 것이 없는 민주당에서는 법안이 통과되길 내심 바라고 있는 눈치입니다.

문: 결국 주민투표를 통해 결정이 나게 될텐데요. 법안 통과 가능성은 어떻습니까?

답: 공화당이 비교적 강세인 주 성향으로 봤을 때, 현재로서는 통과 가능성이 낮다는쪽으로 무게가 더 쏠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중립적인 유권자들가운데 최근들어 케리후보 지지자들이 늘고 있고, 후보 지지 성향과는 별도로 투표방식이 개선되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기 때문에 어느쪽도 확신을 가질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선거법 전문가들은 이 같은 주헌법 개정안이 통과가 된다 하더라도 여러 장애물들이 기다리고 있다고 말합니다. 즉 이 쟁점은 콜로라도 한 주의 문제가 아니라 미국 헌법의 법적용 논란을 야기시킬 수 있기 때문에 법정싸움으로 확대될 수 밖에 없으며 결국은 지난 2000년 플로리다주 재검표 논란과 같은 복잡한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습니다.

문: 잠정 투표 용지에 관한 논란은 어떤 얘깁니까 ?

답: 선거당일 유권자들의 투표소에 왔을때 등록 유권자 명부에 자신의 이름이 없거나, 지정된 선거구가 아닌 다른 선거구로 잘못왔을 경우, 또는 적법한 신분증을 가져오지 않은 사람들에게 임시로 투표할 수 있게 하는 제도입니다. 지난 2000년 플로리다주의 재검표 논란때문에 2002년에 새롭게 제정된 2002 투표 지원법에서 이런 내용을 제정했는데요. 이 법에 따르면 유권자들의 신원이 정확히 확인되기 전까지 이 잠정 투표 용지는 별도로 분리해 보관하도록 조치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 유권자들의 자격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많은 오류들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문: 문제점들을 몇가지 설명해주시겠습니까?

답: 시간도 많이 소요되는데다 올해는 신규 등록 유권자들이 대폭 증가했기 때문에 데이타 베이스 및 사무처리로 여러 문제들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것입니다. 또 어떤 기준을 가지고 잠정 투표용지를 부여할 것인가에 대한 논란도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미 인구 통계국은 지난 2000년 대선당시 유권자 등록문제 때문에 투표하지 못한 사람이 3백만명이나 된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오하이오와 미시간 등 5개주에서는 이미 이 잠정투표에 대한 법적 소송이 시작됐습니다. 이 같은 정황으로 봤을 때 많은 선거법 전문가들은 이번 대선에서도 투표 방법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