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의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미국 양대 정당의 후보들이 외교정책 및 테러와의 전쟁을 놓고 치열한 텔레비젼 공방전을 벌였습니다. 공화당의 조지 부시 대통령과 민주당의 존 케리 후보는 미국 시간 30일 저녁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대학에서 첫 TV 토론회를 갖고 이라크전, 북핵 문제, 수단 난민 문제등 광범위한 잇슈를 놓고 설전을 벌였습니다.

이날 토론회에서 부쉬 대통령은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다자 회담을 고수하겠다고 다짐했으며 케리 후보는 양자 회담을 추진하겠다고 밝혀 북핵 문제 처리에서 두 후보의 뚜렷한 정책 차이를 나타냈습니다. 공영방송인 PBS의 짐 맥레러 앵커의 진행으로 열린 이날 토론회에서 부시 대통령은 북핵과 관련한 미-북간 제네바 합의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아 6자 회담을 갖게 됐으며 이 같은 다자 회담이야말로 효과를 발휘할수 있는 방식이라고 말했습니다.

부쉬 대통령은 특히 북한 문제에 있어 어쩌면 미국보다도 더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중국을 포함시키는 등 여러 나라가 함께 대북 문제 를 다루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반해 케리 후보는 북핵 문제는 양자회담으로 풀어야 한다면서 자신이 대통령에 당선되면 정전 협정에서부터 핵 계획의 폐기에 이르기까지 북한과의 여러가지 문제를 양자 회담으로 일괄 처리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케리 후보는 부쉬 행정부 출범시 파월 국무장관이 양자회담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했으나 부쉬 대통령은 이를 거부했으며 한국의 대통령이 워싱턴을 방문하고 있는가운데 엇갈린 정책을 제시해 한,미 양국의 대북 정책을 모두 혼란스럽게 만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케리 후보는 부쉬 대통령이 재임 2년중 이라크 문제에만 몰두한 나머지 북한의 핵연료봉이 재처리되고 국제 기구의 감시단은 축출됐으며 감시 카메라는 철거되고 북한은 급기야 4개 내지 7개의 핵무기를 보유하는 단계까지 이르렀다고 공격했습니다.

이날 토론회에서 케리 후보는 부쉬 대통령이 9.11 테러범인 오사마 빈 라덴을 포함한 알카에다를 먼저 소탕하지 않고 이라크전에 몰두한 것은 잘못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부시 대통령은 세계는 결국 사담 후세인이 없어서 더 안전해졌다"며 자신의 이라크 전 결정을 옹호했습니다.

부쉬와 케리의 지지자들은 이번 토론회가 끝난 즉시 자신들의 후보가 앞섰다는 점을 많은 언론인들에게 홍보하기 시작했습니다. 토론회가 끝나기도 전에 백악관의 댄 바틀렛 통신국장은 부쉬 대통령이 유권자들에게 이라크 개입에 따른 미국민들의 우려를 이해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었다고 말했습니다.

훌로리다 출신의 밥 그레이엄 상원은 동료 상원의원인 케리 후보가 부쉬 대통령을 대신할 후보가 존재한다는 점을 미국민들에게 보여주었다고 말했습니다.

두 후보들이 북한 정책에서 뚜렷한 차이를 나타냈지만 국제 조약에 대한 미국의 결의, 이라크 상황이라든가 수단의 다르푸르 사태 종식 의지등이 토론의 중심을 이루었습니다. 아메리칸 엔터프라이스 연구소의 정치학자 죤 포티어씨는 두 사람이 가장 중요한 목표, 즉 어떤 실수도 범하지 않는다는 목표를 달성한 셈이라고 말했습니다.

포티어 씨는 케리 후보가 부쉬 대통령의 옆에 서서 자신이 강력한 인물이라는 점, 상대 진영이 비난한 것 처럼 이랬다 저랬다 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었다고 말했습니다. 포티어 씨는 또 부쉬 대통령은 세계에서 미국을 허약하게 보이도록 하는 것은 미국의 동맹국들에게도 영향을 주며 적이 미국을 인식하는데도 악영향을 준다는 점을 거듭 부각시켰다고 말했습니다. 포티어 씨는 이라크 문제가 토론의 중심을 이루었다는 것은 올해 대통령 선거에서 여러가지 외교정책중 그 문제가 가장 큰 우려사항으로 떠올라 있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다음 공개 토론회는 일주일 후 센트 루이스 소재 워싱턴 대학교에서 열릴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