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 전문가들은 올해 잇달아 열린 인도네시아의 각종 선거들에 대해 우호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 유권자들은 국회의원과 지방의회 의원 뿐만 아니라 사상 처음으로 대통령도 직접 선출했습니다. 동남아 지역의 다른 나라에서도 지난 몇 달동안 그와 유사한 선거들이 실시된 가운데, 이번 인도네시아 선거는 동남아 지역의 민주화 추세를 더욱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의 1억 5천만 유권자들은 지난 여섯 달 사이에 세 번이나 투표에 참여했습니다. 수 천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인도네시아에는 50만개가 넘는 투표소들이 설치됐습니다. 호주, 뉴 사우스 웨일스 대학교의 민간과 군부 사이의 관계 전문가인 칼 테이어 교수는 그것을 가리켜 상당한 진전이라고 평가합니다.

인도네시아는 거대한 개발 도상국가로서 올해 일련의 선거들을 선거 결과에 대한 별다른 논란없이 평화롭게 치뤄냈다고, 테이어 교수는 지적했습니다.

지난 20일 실시된 인도네시아 대통령 선거 결선 투표에서, 안보 장관을 지낸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후보가 현직 대통령인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 대통령을 물리치고 새 대통령에 당선될 것이 유력합니다. 30년 이상을 군사 독재자 수하르토 대통령 치하에서 보낸 인도네시아 인들이 대통령을 직접 선출하기는 이번이 사상 처음이었습니다. 테이어 교수는 인도네시아의 선거들은 지난 1986년 필리핀에서 독재자 페르난드 마르코스 대통령이 축출되면서 동남아시아에서 시작된 민주적 변화를 향한 중요한 단계라고 강조합니다.

테이어 교수는 필리핀 인들이 마르코스 대통령을 몰아낸 이후, 더욱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실시하는 하나의 민주 국가가 출현하는 것을 목격할 수 있었다면서, 그밖에도 민주체제로의 전환과 함께 일부의 경우에는 그같은 민주체제가 더욱 확고하게 자리잡는 것도 볼수 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말레이시아 유권자들은 지난 3월, 압둘라 아흐마드 바다위 총리 정부에게 다시 권력을 맡겼습니다. 바다위 총리가 소속된 정당은 지난 1950년대부터 계속 집권하고 있습니다. 필리핀에서 조셉 에스트라다 대통령이 축출된 후 대통령 직에 올랐던 글로리아 아로요 대통령은 지난 5월의 전국 선거에서 승리함으로써 권력 기반을 더욱 강화했습니다. 압둘라흐만 와히드 대통령이 탄핵된 이후 대통령이 됐던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 인도네시아 대통령도 이번에 유권자들의 재신임을 얻으려고 시도했지만, 거부된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4월과 7월, 그리고 9월 등 3차례에 걸쳐 실시된 인도네시아 선거는 인도네시아 정치에 있어서 극적인 변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략 국제문제 연구소 CSIS 자카르타 지부의 랜드리 수비안토 연구원은 선거 결과를 이렇게 분석합니다.

수비안토 연구원은 이번 선거 이후에 정치가 과거와는 다를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 그 이유는 바로 지금 새로운 정치 세력이 출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더 이상 기존의 정치 조직이 과거처럼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수비안토 연구원은 대부분의 유권자들은 대규모 정치자금과 잘 조직된 당 조직을 유지하면서 그동안 인도네시아 정계를 주도하던 2개 정당을 거부했음을 지적했습니다. 대신 유권자들은 신선한 인물들이 이끌고 있는 소규모 신생 정당들을 선택했습니다. 수비안토 연구원은 유권자들에 대한 정당의 영향력 감소는 다른 변화들도 불러 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모든 나라들에서 정당 같은 정치적 영향력의 쇠퇴와 함께 사람들은 공식적인 정치 조직보다는 인물을 보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수비안토 연구원은 말했습니다. 분석가들은 유권자들이 지도력과 정직성, 개혁에 대한 공약 같은 강력한 자질을 지닌 지도자들을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하면서, 말레이시아와 필리핀 선거에서도 그같은 경향이 나타났다고 덧붙였습니다. 유권자들은 2개 진영, 즉 보수 진영 대 개혁 진영 둘로 나뉘었다고 수비안토 연구원은 설명했습니다.

호주의 칼 테이어 연구원은 다른 나라들로 민주화 확대 경향이 확산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테이어 연구원은 태국과 인도네시아,필리핀, 몽골 같은 나라들이 그런 방향으로 전진했다면서, 한 나라의 성공적인 민주적 선거 실시가 다른 나라들에게도 상승작용을 일으키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테이어 연구원은 그같은 경향이 베트남과 라오스, 버마 같이 다당제 민주주의를 채택하지 않은 다른 나라들에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