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영국에서는 이라크 및 이스라엘-팔레스타인간 충돌사태에 관한 토니 블레어 총리의 정책을 둘러싸고 전직 영국 외교관들과 블레어 총리 사이에 신랄한 비판 공방전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토니 블레어 총리의 이라크 및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충돌사태에 관한 정책에 대해 영국의 전직 외교관 52명이 공개서한 형식으로 강력히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영국에서 전직 외교관들이 집단적으로 현직 총리의 외교 정책을 공개비판하고 나선 것은 전례없는 일입니다. 블레어 총리 정책에 대한 비판에 가담한 외교관들 가운데는 이라크, 이스라엘, 유엔 주재 전직 대사들이 포함돼 있습니다.

이들은 이스라엘이 가자 지구에서 철수하는 대신 요르단강 서안 점령지역의 일부를 계속 차지하도록 허용하는 죠지 부쉬 미국 대통령의 일방적이고 불법적이며 역행적인 정책에 대한 블레어 총리의 지지를 비난하고 있습니다.

전직 영국 외교관들의 공개서한은 또 이라크 정책에 있어서도 사담 후세인 제거후의 효율적인 계획이 없는 가운데 미국의 군사적 전술이 고압적이라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토니 블레어 총리에게 부쉬 대통령이 그러한 정책들을 번복하도록 블레어 총리가 영향력을 행사해야만 한다고 주장하고 그렇지 않으면 이라크와 이스라엘-팔레스타인의 상황이 실패로 돌아갈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토니 블레어 총리의 정책에 대한 공개비판 서한에 서명한 전직 영국 외교관들 가운데 마라크 굴딩 전유엔담당 외무차관은 블레어 총리의 최근 워싱턴 방문을 가리켜 영국의 오랜 중동정책 관행의 역행을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 블레어 총리의 워싱턴 방문중에 부쉬 대통령의 정책에 블레어 총리가 동조함으로써 이스라엘-팔레스타인간 충돌사태를 종식시키기 위해1967년부터 확립돼온 영국 정부의 외교적 근간을 사실상 파기한 것이 명백히 드러났습니다.우리들 모두가 대단히 놀라고 실망했습니다. ”

또한 헤롤드 워커 전이라크 주재대사는 이라크에서 미국이 구사하는 군사전술은 이라크 대중의 민심을 사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 이라크의 주권을 6월 30일까지 이라크인들에게 되돌려 주는 계획이 서 있습니다. 그러니까 지금 분명한 것은 가능한한 많은 이라크 국민들이 주권이양 과정에 참여토록 하는 방향으로 모든 노력이 기울여져야만 합니다. 그러나 팔루자에 강력한 폭격을 가하는 것은 이라크 국민들의 지지를 획득하지 못하는 한 가지 명백한 길입니다.”

토니 블레어 총리는 전직 외교관들의 이같은 공개비판에 대해 자신의 정책을 옹호하고 있습니다.

“ 나는 사람들이 이라크 문제이건 중동 평화과정에 관해서건 비판할 전적인 권리를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라크에 관해 말하자면, 이라크 국민이 안정되고 민주적인 국가를 이룩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분명히 중요한 일입니다. 그 것은 이라크인들이 원하는 것입니다.

중동 평화과정 문제에 있어서 사람들이 실망하고 있음을 나는 전적으로 이해합니다. 그러나 중동 문제에 있어서 팔레스타인 대중의 고통이 끔찍스럽다는 것을 인식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런 고통스러운 상황을 바꾸어야만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동시에 무고한 이스라엘 민간인들이 자살폭탄과 테러리스트 행위에 의해 희생되고 있다는 것도 받아들여야 합니다. ”

블레어 총리는 그러면서도 자신의 정책을 공개비판하는 전직 외교관들을 비난하는데는 신중을 기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블레어 총리 지지자들 가운데 친이스라엘 성향의 노동당 소속 루이스 엘먼 의원 같은 덜 호의적인 정치인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 영국 외무부는 오랫 동안 아랍지지자들의 기반이 되어온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이같은 경향이 총리에 대한 조직적인 비판으로 나타나지 않고 있고 단 한 가지의 건설적인 방안도 제시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

그런가 하면 영국 외무부의 마이크 오브라이언 중동담당 차관은 전직 외교관들이 주장하듯이 미국의 정책을 바꾸도록 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합니다.

“ 우리는 현실적이어야 합니다. 우리가 미국에 영향을 미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초강대국을 조종할 수는 없습니다. 미국은 우리의 조용한 외교에 귀를 기울이기는 하지만 그들은 그들 자신의 정책을 갖고 있습니다.”

블레어 총리는 자신의 외교정책을 비판하는 전직 외교관들과 마찬가지로 민주적이고 안정된 이라크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총리실 대변인은 강조합니다.

총리실 대변인은 블레어 총리는 또한 팔레스타인 국가창설과 이스라엘의 안보보장을 이룩하기 위한 국제 중동평화 계획을 여전히 지지하고 있다면서 전직 외교관들의 비판을 별로 야단스러울 것이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