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은 유럽 대통합이라는 당초 목표에 따라 회원국수를 현재의 15개국에서 25개국으로 확대하면서 이주 노동자들이 대규모로 어떤 특정 지역에 몰려드는 것을 우려한 나머지 이민정책을 대폭 강화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서유럽 지역은 인구의 고령화와 노동인력 감소탓으로 서유럽 밖의 다른 지역의 인력을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서유럽의 이같은 노동력 수요는 상당부분 불법적인 노동시장에 의해 충족되고 있습니다. 유럽의 비공식 노동시장 실상을 브뤼셀 주재 voa 특파원 보도로 알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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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 창설회원국들 가운데 하나인 벨기에의 수도 브뤼셀 중심지를 관통하는 샤를로와 운하는 황량한 공장들과 버려진 창고들이 즐비한 을씨년스러운 공단구역을 지나갑니다. 이 을씨년스러운 공단구역에서는 아직 차가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불법 이주 노동자들이 일거리를 찾아 모여들어 웅성거리고 있습니다. 이주 노동자들은 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은채 어깨를 잔뜩 움추리고 그날 그날 일할 사람을 데려가는 자동차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입니다.

이주 노동자들은 우크라이나 출신, 러시아 출신, 루마니아 출신 등 동유럽 국가 출신과 아프리카 출신에 이르기까지 다양합니다. 이렇게 이주 노동자들이 모여있는 한 쪽에 자동차 한 대가 도착하자 사람들이 웅성거리며 몰려들어 일자리가 있느냐고 물어봅니다.

술을 마시고 있던 어떤 남자가 질문을 받자 모르겠다고 머리를 저으면서 대체로 일자리가 없다고 말합니다. 그 남자는 다른 쪽을 가리키면서 거기에 모여있는 사람들이 100 명도 넘는데 일자리는 하루에 두 셋 뿐이라고 한숨을 짓습니다. 그리고 일당도 많지 않아 하루 25 내지 30 유로가 고작이라고 아프리카 출신인 그 남자는

이들 이주 노동자들은 합법적인 증명서를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이들을 도와주는 단체도 별로 없습니다. 이곳을 담당하는 유일한 사회복지사인 얀 말레비크씨는 이 사람들이 걱정스럽다고 말합니다.

말레비크씨는 그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모르기때문에 그들을 상대하기가 상당히 위험하다면서 자동차가 도착하면 운전자는 손가락으로 하나 또는 둘을 표시해 사람들을 태워갈 뿐이라고 설명합니다.

일종의 고용주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은 이주 노동자들이 모여있는 곳에서 기자들과 마주치게 되면 피해버리곤 합니다. 그런데 모로코 출신 노동자들 사이에 끼어있던 압델라라는 남자가 나서서 자신들의 처지를 거리낌 없이 털어놓습니다.

합법적인 증명서를 소지하지 않은 사람을 고용하는 것은 위험부담을 안고 있는데도 그들을 고용하는 이유는 이들이 다른 사람들 보다 더 일을 잘하거나 나은 능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 아니라 단지 그들을 싼 임금으로 부릴수 있기 때문이라고 압델라씨는 설명합니다. 이들은 또 언제나 예,예 하며 말을 잘듣기 때문이기도 하다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이들은 쓰레기 자루처럼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고 압델라씨는 말합니다.

불법 이주 노동자들은 대부분 고립감을 떨쳐버리고 위안을 얻기위해 교회를 찾아갑니다. 그리고 교회는 이들에게 똑같은 처지에 놓인 사람들과 연결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브뤼셀의 경우 교회들은 동유럽의 여러 나라 말들을 사용하는 모임을 주선해 주기도 합니다. 그런 교회들 가운데 하나인 폴란드계 교회에 젊은 이주 노동자들이 모임을 갖고 있습니다.

국적이 제각각인 이주 노동자들은 테이블에 모여 앉아 연방 커피를 마셔대면서 끊임없이 틀어주는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비디오를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곳에 모인 사람들이 모두 불법 이주 노동자는 아닙니다. 엘레나라는 여성 이주 노동자는 유럽의회의 좋은 일자리를 갖고 있으면서 교회 커피 하우스에 나오 자원봉사자로 활동합니다.

많은 벨기에 사람들이 이들을 착취하고 외교관들도 이들을 착취한다고 엘레나 여인은 지적하면서 바로 그런 사람들이 이주 노동자에게 불리한 법을 만들고 있다고 말합니다.

유럽연합의 15개 기존 회원국들은 동유럽 국가들을 새로운 회원국으로 받아들이기에 앞서 서유럽 국가들의 명백한 노동력 부족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노동자들의 유입을 제한하는 법을 제정했습니다. 유엔의 코피 아난 사무총장은 지난 1월 유럽의회에서 연설을 통해 서유럽 국가들에게 이주 노동자들에 대한 규정을 개선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아난 사무총장은 유럽이 다양한 국가들로 구성돼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다양성을 최대한으로 누리게 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면서 이주 노동자들은 유럽을 필요로 하고 유럽은 이주 노동자들을 필요로 하고 있음을 지적했습니다. 아난 사무총장은 폐쇄적인 유럽은 보다 인색하고 가난하며 약한 구유럽이 되지만 개방적인 유럽은 보다 공정하고 부유하며 강력하고 보다 젊은 유럽으로서 이민 문제를 적절히 관리해 나갈 수 있게 될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유럽의회에서 행한 아난 사무총장의 연설은 박수갈채를 받았지만 이민 반대를 주장하는 영국 보수당 소속인 로저 헬머 의원은 아난 사무총장이 이민에 관해 연설하는 것은 주제넘은 것이라고 비판합니다.

한 나라, 특정지역의 인구를 줄이면서 전혀 다른 외국 문화를 지난 사람들로 채우라고 하는 것은 수 많은 사람들에게 대단히 불편한 일이 된다고 헬머 의원은 지적합니다. 유럽에서 이민 문제는 분열적이고 감정적인 문제로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유럽집행위원회의 인구 전문가인 제리 쿠만스 자문위원은 유럽이 앞으로 외국인들을 받아들여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합니다. 그리고 브뤼셀의 샤를로와 운하변에 있는 이주 노동자 집합 장소에는 자기 나라의 불안한 경제에서 벗어나 새로운 보다 나은 삶을 찾아온 사람들로 이미 붐비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