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토니 블레어 총리는 오는 16일 워싱턴에서 조지 부쉬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 자리에서, 이라크에서 보다 유연한 군사 전략을 채택하고 유엔의 역할도 확대하라고 호소할 것이라고, 영국의 국방 및 외교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영국 두 나라 정상의 만남은 이미 오래 전에 계획된 것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이라크에서 폭력 사태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두 지도자의 만남을 둘러싸고 긴박감과 위기감이 돌고 있습니다.

블레어 총리와 부쉬 대통령은 오는 6월30일에 이라크에 주권을 이양할 것이라는 공약을 포함해, 이라크 문제에 대한 기본적인 전략과 접근 방식에 견해를 같이 하고 있다고, 블레어 총리 보좌관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영국의 국방 분석가들은 블레어 총리가 미국의 대 이라크 군사 전략에 대해 우려를 제기해야만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많은 영국인들은 미국의 군사 전략이 과도하게 폭력적이며 또한 역 효과를 초래하는 전략이라고 간주하고 있습니다. 영국의 티모시 가든 전 영국군 합참 차장은 영국군 장교들 사이에는 상당한 불안감이 존재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 이라크인들을 위해 법치를 증진하고 치안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할 때, 도시 주위에서 다수의 이라크인들을 살해하는 것은 그런 노력을 위해 결코 좋은 방법이 아닙니다.”

가든씨는 약 9천 명의 영국 군이 이라크에 주둔하고 있고, 또한 이라크 주둔 미군에 가장 충실한 동맹군임에도 불구하고 영국 군이 연합군 정책에 대해 별다른 영향력을 갖지 못하고 있는데 대한 반감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 영국 군이 위험을 무릎 쓰고 있는데도 우리는 작전 수행 과정에서 아무런 발언권도 갖지 못하고 있는 것이 문제입니다. 게다가 지난 1년 동안 군사 작전이 효율적으로 수행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영국의 야당인 보수당도 블레어 총리가 부쉬 대통령에게 연합군의 정치적 군사적 결정 과정에서 보다 영향력 있는 역할을 요구해야 한다는데 동의하고 있습니다. 보수당의 외교 문제 대변인인 마이클 안크람씨도 영국 라디오 방송과의 회견에서, 오는 6월 30일의 주권 이양이 재검토 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 6월30일에 주권이 이양될 수 없다는 말이 아닙니다. 그러나 그것을 고집하게 될 경우, 주권 이양이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방법으로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을 분명하게 밝히기 위해서 이라크가 보다 더 큰 혼란 속으로 빠져 들어가는 것을 보기를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 하나의 표적을 세우는 것과 마찬가지일 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많은 영국 외교문제 전문가들은 이라크에서 유엔의 역할이 확대돼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전 유엔 주재 영국 대사였던 크리스핀 티켈 씨는 이라크에 더 많은 나라들이 관여하도록 하는 새로운 유엔 결의안을 부쉬 대통령이 지지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 부쉬 대통령의 그같은 결정을 전적으로 환영합니다. 지금은 북대서양 조약기구 나토 보다는 유엔에 관해 이야기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파멸을 피해 앞으로 나아가도록 하기 위해 무엇인가를 하기 위해서는 유엔을 불러 들여야만 합니다.”

블레어 총리는 오는 15일에는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을 만나 이라크에서 유엔의 역할을 확대하는 문제를 논의할 예정입니다. 아난 총장은 지난해 8월 바그다드 주재 유엔 사무소 폭탄 공격 사건 이후 현지 치안 상황에 관해 아직도 우려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방 전문가 가든 씨는 이라크에 더 많은 유럽의 참여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유엔이 핵심이라고 지적합니다.

“ 부쉬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하루 앞서 유엔 사무총장과 회담하는 블레어 총리가 정치 과정에서 유엔의 개입을 확대한다는 측면에서 부쉬 대통령에게 무엇인가를 제시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유럽 대부분 나라들이 군대를 파견한다든가 하는 측면에서 지원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유엔의 개입 확대가 필요합니다. 물론 유엔이 더 많은 유엔 요원들이 위험에 처하게 되는 것을 꺼리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블레어 총리가 아난 사무총장 으로부터 무언가를 얻어낼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부쉬 대통령과 블레어 총리간의 정상회담에서 논의될 다른 의제는 이스라엘- 팔레스타 인 분쟁이 될 것입니다. 블레어 총리는 회교도들의 무장 저항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중동 평화 합의가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영국 당국자들은 부쉬 대통령과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간의 14일 회담 결과를 고려해, 중동 평화 로드맵이 현재 어느 상태에 있는지도 재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