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영어는 전세계에 걸쳐 급속도로 과학분야의 언어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상의 회화에서는 전세계적으로 영어 사용자의 비율이 줄어드는 반면 급성장하는 지역에서 다른 언어들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수자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세계 수 많은 언어들 가운데 영어의 장래 위치가 어떻게 변할 것인가에 관한 전망을 전문가들의 견해로 알아 봅니다.

*****************

영어를 제1의 언어로 사용하는 사람수는 10년전까지만 해도 전세계적으로 중국어 사용자 다음 가는 다수였습니다. 그런데 이처럼 압도적 다수였던 영어 사용자 비율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습니다.

따라서 중국어 사용자수에 이어 단독 2위의 다수인 영어 사용자수는 21세기 중엽이 되면 아랍어와 힌두어, 우르두어 그리고 힌두어와 밀접히 관련된 남아시아 언어 등의 사용자수와 동율 2위의 다수를 이루게 될 것이라고 영국의 언어학자 데이빗 그라돌씨는 전망합니다. 그렇다고 영어 사용자수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고 다른 언어들의 사용자수가 그만큼 더 늘어나는 것이라고 그라돌 교수는 말합니다.

“ 영어를 제1의 언어로 사용하는 사람 수는 계속해서 늘어날 것입니다. 그렇지만 영어 사용자수가 전세계적으로 다른 여러 언어들의 사용자수와 똑같은 비율로 늘어나지는 않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영어 이외의 언어를 사용하는 개발도상 국가들의 인구가 전체 세계인구의 대다수이기 때문입니다.”

그라돌 교수는 과학전문지‘사이언스’에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지금은 언어 사용자수에 있어서 다수를 차지하는 상위권에 들어 있지 않은 다른 세 가지 언어들이 앞으로 상위권에 들게 된다고 예측합니다. 그 세 가지 언어는 벵골어와 타밀어 그리고 말레이어 등 남아시아와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사용되는 언어들입니다.

그러나 그라돌 교수의 예측은 장래 영어의 수적 우위를 과소평가하는 것이라고 지적하는 다른 전문가가 있습니다. 웨일스 대학의 영어학자인 데이빗 크리스탈 교수는 영어를 제1의 언어로 사용하는 사람수는 4억인데 비해 세계 총인구 60억 가운데 영어를 제2의 언어로 사용하는 사람들이 15억에 달한다는 사실을 주목합니다.

“ 영어의 지금같은 위치에 있던 다른 언어가 없었기 때문에 언어들의 위치에 어떤 변화가 일어날른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러나 현재 나타난 증거로 보아 영어 사용자수의 증가는 눈덩이가 언덕아래로 굴러 내려가듯이 갈수록 더 빠른 속도로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영어는 과거의 다른 어떤 언어와도 달리 새로운 외래어로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내가 보기엔 영어의 이같은 추이가 가까운 장래에 멈출 것 같지는 않습니다. 데이빗 그라돌씨는 영어의 이같은 추이도 가까운 장래에 끝날 것으로 보고 있으나 나는 그런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데이빗 그라돌씨도 제2 언어로서의 영어 사용이 증가하는 것에는 이의를 제기하지 않지만 영어가 차지하는 비율면에서는 다른 견해를 갖고 있습니다. 크리스탈 교수는 제1언어로서의 영어 사용자수 보다 세 배가 넘는 사람들이 영어를 제2 언어로 사용한다는 점을 중요시하지만 제2 언어로서의 영어 사용자수가 제1언어로서의 영어 사용자수를 능가하게 된 것은 최근에 나타난 현상이라고 그라돌씨는 지적합니다. 제 2언어로서의 영어 사용자수 증가는 영어가 다른 모든 언어를 배제하는 세계 언어가 될 것임을 뜻한다는 생각에 그라돌씨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 우리는 영어가 이같은 우위에 있음으로 해서 실제로 다른 언어들을 밀어내고 세계를 석권할 것이라는 생각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런 상황이 실제로 일어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사람들이 단지 영어를 제2 언어로 배우고 있기 때문에 실제로 자신의 제1언어 즉 모어를 포기하지는 않습니다. 그들은 이중언어 사용자 또는 다중언어 사용자가 될뿐입니다. 그러니까 전세계적인 영어사용 증가는 실제로 이중언어 사용자와 다중언어 사용자를 크게 증가시키는 셈이 됩니다.”

그라돌씨는 또 영어를 포함한 이중언어, 다중언어 사용자의 증가는 영어만 사용하는 사람들이 경쟁에서 불리하게 만들 것이라고 예측합니다. 세계의 새로운 언어질서 속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상 업무를 수행할때 언어를 바꾸어가며 일을 하게 된다면 단일 영어 사용자는 사회에 전적으로 참여하기가 어려워지게 된다는 것입니다.

“ 예를 들어, 인도에서는 한 사람이 다섯이나 여섯 개의 언어 또는 일곱 개의 언어로 말을 한다고 해도 특별히 유별난 것으로 여겨지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시장에 가서 채소 따위를 사는데 타밀어를 사용하지만 집에 돌아가서는 가족들과 다른 언어를 쓰고 대학에 가서는 아마도 영어를 사용하게 되는 등 활동분야에 따라 각각 다른 언어를 사용하게 될른지도 모릅니다. ”

그라돌 씨는 이같은 언어사용 환경이 변하는 하나의 사례로 아시아 지역 고용주들이 이미 영어 이외의 다른 언어 사용자를 찾고 있음을 지적합니다. 그리고 앞으로 10년뒤 쯤에는 북부중국 표준어인 만다린어가 취직을 위해 배워야할 가장 중요한 언어로 될른지도 모른다고 그라돌 씨는 덧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