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정부는 파키스탄 핵무기 개발의 주역으로 영웅대접을 받아온 저명한 핵과학자가 핵관련 기술을 다른 나라에 불법 유출해온 혐의를 사실로 인정했습니다. 파키스탄 핵무기 개발계획의 최고 책임자였던 핵과학자 압둘 카디르 칸 박사는 비밀 핵기술을 외국에 팔아넘긴 사실을 자백하면서 모든 것은 자신의 단독 행위였다고 주장했습니다.

페르베스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은 칸 박사의 이 같은 자백 직 후에 그를 사면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무샤라프 대통령은 파키스탄 핵무기 개발 계획에 있어서 무엇인가 잘못되어 있다는 의심을 오랫 동안 가져왔으나 증거가 불충분한 탓으로 그에 대한 조치를 미루었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파키스탄 핵과학자의 비밀 핵기술 불법유출에 칸 박사 이외에 다른 관련자들이 있을 것이라는 의문은 지워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 관한 배경보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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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둘 카디르 칸 박사는 파키스탄의 핵기술 연구소 최고 책임자로 있으면서 15년간, 아마도 더 오랫동안 부업으로 이른바 핵무기 시장을 벌여왔습니다. 칸 박사는 파키스탄의 비밀 핵기술을 이란과 리비아, 북한 그리고 아마도 그 밖의 나라들에게 팔아넘겨 자신의 부를 축적했습니다. 칸 박사의 행위는 영국과 미국 정보기관들이 포착해낸 증거들 때문에 발각된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칸 박사는 그 자신이 혐의를 자백했지만 기소되기는 커녕 국가영웅으로 칭송됐습니다. 칸 박사는 일련의 각본에 따른 연출대로 국영 텔레비젼 방송을 통해 자신의 행위를 고백했고 바로 그다음 날 장군 출신인 무샤라프 대통령에 의해 사면됐습니다.

그러나 칸 박사의 고백과 그에 대한 대통령의 사면조치는 다른 주요 관련자들을 은폐하려는 획책의 일환이라는 지적이 있습니다. 3대에 걸쳐 파키스탄 총리의 보좌관직을 역임했고 지금은 미국 카네기 국제평화재단 객원 연구원인 후사인 하카니씨의 말을 들어봅니다.

“ 칸 박사에 대한 조치는 근본적으로 그의 비밀 핵기술 유출에 관한 전모와 그의 행위를 재가했거나 그와 관련된 사람들에 관한 사실을 미국 정보기관에게만 은밀히 알려주고 공개적으로는 밝히지 않기로 하는 밀약이라고 봅니다. ” 칸 박사는 모든 일을 어떤 도움이나 고위 당국자의 재가를 받지 않고 단독으로 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파키스탄 당국의 감시망하에서 이른바 그와같은 핵기술 시장을 어떻게 단독으로 벌일 수 있었겠느냐는 의문이 증폭되고 있습니다.

무혈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하고 대통령이 된 무샤라프 장군은 칸 박사가 관련된 핵기술 시장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무샤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 미국 뉴욕 타임스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칸 박사의 불법활동에 관해 약 3년 동안 의심해왔다고 밝혔습니다. 무샤라프 대통령은 지난 해 10월에 칸 박사에 대한 혐의를 입증하는 증거를 미국 관계관들로부터 받기 전에는 그를 특별 자문역에서 해임할 수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카네기 국제평화재단의 객원연구원인 하카니씨는 칸 박사의 핵기술 시장에 파키스탄 군부의 깊숙한 개입이 있었고 어쩌면 무샤라프 장군 자신도 그에 포함됐을 것이라고 추정합니다.

“ 무샤라프 장군에게 전임 군참모총장이 권한을 인계할때 당시 참모총장과 파키스탄군이 수행하던 모든 일들을 무샤라프 장군에게 밝히지 않았다는 것은 참으로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러니까 전임 군참총장들이 어떤 사실들을 알고 있었다면 무샤라프 장군도 알게 됐을 것이라는 말입니다.”

하카니 연구원의 이같은 견해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도 있습니다. 호주의 이슬라마바드 주재 무관이었던 브라이언 클로글리씨는 지난 달에도 무샤라프 대통령을 만났다면서 설혹 파키스탄 군부의 일부 관계관들이 핵기술 유출에 관련됐을른지 모른다고 하더라도 무샤라프 장군이 관련됐을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고 말합니다.

“ 내 생각에는 그런 가능성이 없다고 봅니다. 그렇지만 무샤라프 장군이 관련됐다고 한다면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무샤라프 장군은 파키스탄의 안보를 지키려고 대단히 노력하는 사람으로서 파키스탄을 핵무기 보유국으로 만드는데 관련된 모든 종류의 정보에 극히 관심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한편, 파키스탄의 민간 지도자들인 베나지르 부토 전임 총리와 나와즈 샤리프 전임 총리 등은 파키스탄 군부가 민간 지도자들에게 핵무기 개발계획에 관한 초특급 비밀사항들의 대부분을 숨겨 왔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브라이언 클로글리 전호주 무관은 파키스탄의 전임 민간정부 지도자들이 핵무기 개발 계획에 관해 몰랐었다는 주장은 믿을 수가 없다고 말합니다.

“돈이 관련 됐다면 민간 정부 지도자들도 이 문제와 관련해 전면에 드러나게 될른지도 모릅니다. 그들도 핵개발 계획의 모든 것들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들이 모르는 것들은 별로 없었습니다. 권좌에서 축출당한 전직 민간 지도자들이 그들에게 모든 것이 숨겨졌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들은 타산적일른지도 모릅니다. 그들은 부패했을른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그들이 그토록 어리석지는 않다고 생각됩니다. 그들은 적어도 2000년까지는 어떤 일이 어떤 규모로 벌어지고 있는지를 알고 있었다는데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습니다.”

파키스탄 핵기술의 불법 유출사건에는 칸 박사 이외에 칸 박사의 측근 보좌관 여섯 명이 연루돼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핵기술 유출사건과 관련해 재판을 받게 될 것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들이 재판을 받게 된다면 그들은 민감한 문제들을 들추어 낼른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