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는 요즘 가석방중이거나 보석중인 범법자 등 법집행 당국의 감시를 받는 사람들을 추적하는 첨단 전자팔찌를 사용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전자팔찌란 감시대상자에게 전자장치를 갖춘 팔찌를 착용하게 함으로써 거주이동이 제한돼 있는 사람들을 추적할 수 있는 장치로서 간단히 말해서 몸을 움직이는데는 불편함이 없이 감방에 가두는 것이나 같은 효과를 내는 전자수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전자팔찌가 미국 이민당국에서 어떻게 이용되고 있는지 알아봅니다.

***********************

지난 해에 미국 연방 이민국으로부터 출국령을 받은 미국내 불법 체류자 수는 약 50만 명에 달했습니다. 그러나 출국령을 받은 불법 체류자들의 대부분이 미국내에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미국 중서부 도시 디트로이트 소재 연방 이민국 지부의, 로이 베일리 지부장의 말입니다.

“ 과거에 미국에서 출국하라는 최후 통고를 받은 불법 체류자들 가운데 실제로 출국한 사람들은 14퍼센트에 불과합니다. 우리는 출국령을 받은 불법 체류자 개개인에 대한 추적을 효과적으로 시행할 수 있는 개선방안을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전자팔찌 이용은 바로 이점에 근본적인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 전자팔찌는 착용자가 어디에 있는지를 알수 있도록 해줍니다. 그리고 출국령을 받은 사람이 실제로 출국했는지도 알수 있게 해줍니다.”

미국 연방 이민국이 당면한 문제들 가운데 시급한 것은 수용소 문제입니다. 미국내 수용소에 억류돼 있는 불법 체류자수는 약 2만 명에 달합니다. 나머지 수 많은 불법 체류자들은 보석 등의 절차에 따라 석방돼 있습니다. 미 중서부의 미시건주의 경우 불법 체류자를 억류하는 수용소는 300 명 밖에 수용할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항상 수용시설의 확대가 요구되는 상황이어서 이 문제를 해결하는 대안으로 전자팔찌 착용을 이용한 감시체제가 검토되고 있다고 로이 베일리 지부장은 말합니다.

“ 이 전자팔찌를 이용해서 감시 대상자들이 법원의 지시대로 그들의 가족과 함께 있는지 그리고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있는지 등을 확인할 수 있다면 이는 당국과 감시 대상자 모두에게 효과적인 것입니다. ”

미시건주의 디트로이트시에서는 현재 불법 체류자 45명을 대상으로 전자팔찌 착용제도가 시행되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예멘 출신의 젊은 이민자로 디어본에 거주하는 가밀 알-나자르씨가 있습니다. 알-나자르씨의 아파트 방에서 미국 태생의 두 딸 등 가족과 친구들이 모여 텔레비전을 보거나 차를 마시는 등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알-나자르 씨는 원칙상으론 가택연금 상태에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 입니다. 그는 전자팔찌를 차고 있기 때문에 직장에 가거나 다른 볼일이 있어서 집을 나서면 곧바로 관계 당국에 신호가 가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알-나자르씨는 자신의 생활이 정상적일 수 가 없다고 말합니다. 알-나자르씨는 전자팔찌가 자신의 생활을 극도로 바꿔 놓았다고 말합니다.

알-나자르씨의 사촌인 자야드 모하메드씨도 똑같은 말을 합니다. 모하메드 씨는 전자팔찌를 발목에 차고 다닌다는 사실이 자신의 자존심을 상하게 한다고 털어놓습니다. 전자팔찌를 착용하고 있다는 사실은 자신이 마치 나쁜 짓을 저지르거나 하지 않았는데도 감옥에 갇혀있는 것처럼 느끼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전자팔찌를 착용하고 있으면 비록 감옥의 창살같은 것은 없더라도 집안에 있는데도 감옥에 들어가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모하메드씨는 불쾌감을 나타냅니다.

미국 영주권자인 가밀 알-나자르씨는 시민권 신청의 마지막 절차인 최종 면담을 하러 지난 7월 디트로이트시에 있는 이민국에 갔다가 체포됐었습니다. 그는 영주권자인데도 그가 과거에 아라비바의 차의 일종인 카트를 소지하고 있다가 경범죄 혐의로 구속된 것입니다. 카트는 예멘 등 아랍 국가들에서 자극성이 있는 자연산 차의 일종인데 미국에서는 불법 마약에 속합니다.

알-나자르씨가 구속된후 그의 변호인인 나비흐 아야드 변호사는 전자팔찌 착용제도가 지난 해 여름부터 시행되자 알-나자르씨도 착용신청을 받게 해주었습니다.

“ 우리로서는 의뢰인이 구치소 같은 곳에 구금돼는 것만 아니면 그 밖의 어떤 다른 조치도 구속보다는 나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런 것이 최선의 상황이 아니기는 하지만 구치소에 들어가 있는 것보다는 분명히 나은 일입니다. ”

아야드 변호사는 전자팔찌 착용제도가 시행되지 않았더라면 알-나자르 씨는 보석금을 내고 석방되는 길을 택하게 됐었을 것이라면서 전자팔찌 착용은 이보다도 나은 일이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이 전자팔찌 착용제도는 구속대상인 불법 체류자들 뿐만 아니라 망명 신청자들에게도 적용된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미국 이민법변호사협회의 진 버터필드 회장은 전자팔찌 착용제도는 당연히 석방되어야 할 사람들까지도 구금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비판합니다.

“ 나에게 거슬리는 점은 구금이 임의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망명 신청자들은 범법자들이 아닙니다. 이들은 민권법상의 절차를 밟고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미국의 구금방침이 그런 차이점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이민국의 개리슨 코트니 집행관은 전자팔찌 착용제도 시행으로 이미 구제도보다 훨씬 개선된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합니다.

“ 이민국 법집행의 관점에서는 감시 대상자가 제때에 법정에 출두하는가 또는 해당되는 법규를 올바로 지키고 있는가 등을 확인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해당 감시 대상자가 체류허가를 받은 사람인지 또는 출국령을 받고 떠나야 할 사람이 실제로 떠났는지 아니면 어디론가 잠적해 버렸는지를 확인하는 일도 중요합니다.”

개리슨 코트니 담당관은 전자팔찌 착용제도가 시행된후 당국이 해당 감시 대상자를 한 명도 놓지지 않았다면서 미 전국적으로 전자팔찌를 착용한 불법 체류자 200 명 가운데 추적율이 100 퍼센트로 나타났다고 그 효율성을 강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