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 30년전 베트남 전쟁이 끝난후 처음으로 미국 함정이 베트남 항구에 기항했습니다. 이번 기항은 과거의 적대국이 이제는 새로운 군사적 관계를 형성하는 시대로 들어서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간주되고 있습니다. VOA 동남아 지국이 보내온 소식입니다.

*******************

미국 해군의 유도 미사일 적재 프리기트 함인 U-S-S 밴드그리프트(Vandegrift) 호가 19일, 사이공 강을 거슬러 올라가 호치민 씨티 항에 정박했습니다. 미국기와 베트남 기를 단 이 함정이 항구에 정박하는 동안, 함정에 탄 약 200명의 해군은 차렷 자세로 도열했습니다.

관계자들은 밴드그리프트(Vandegrift) 호가 과거 월남의 수도였던 이곳, 즉 구 사이공항에 나흘동안 정박할 예정이며 일부 승무원들은 육지로 내려가도록 허용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1975년에 베트남 전쟁이 끝난 이후 미국 군함이 베트남에 기항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오랜 전쟁중 미군은 5만 8천명 이상, 베트남인은 300만 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었습니다. 베트남 전쟁은 공산주의의 동남아 진출을 막는다는 목적으로 시작됐으나 승세를 탄 공산 베트남의 탱크가 사이공 시내로 밀려드는 가운데, 미군 헬리콥터가, 몰락한 월남 정부의 관리들을 태우고 도시를 떠나는 장면으로 끝을 맺은 전쟁이었습니다.

미국과 베트남은 1995년에 외교관계를 수립했으나, 전쟁이 남겨놓은 여러가지 분규를 협상하는 과정에서 두 나라 관계는 여전히 어려운 상태에 놓여있었습니다. 그러나 전쟁중 행방불명된 수천명의 미군과 베트남 인들의 생사확인을 위해 양측은 상호협력을 하게 됐으며 과거 전쟁터에서 적으로 싸웠던 사람들 사이에 감동적인 만남이 이루어 지기도 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최근 미군 시설 배치를 위해 접촉하는 여러 아시아 국가중 베트남도 포함된다고 밝혔습니다. 베트남의 팜반트라 국방장관은 지난주 베트남전 이후 미국을 방문하는 최초의 고위 군 관리로 워싱턴에 도착했으며 도날드 럼스펠드 미 국방장관과 회담했습니다.

또한 2년전에 맺어진 합의로 두 나라간 무역은 연간 30억 달라 규모로 급증했습니다. 이같은 여러가지 진전에도 불구하고 두나라간에는 인권 문제를 포함한 불편한 요소들이 여전히 잠재해 있습니다. 미국은 베트남의 인권 기록을 비판하고 있으며, 베트남 관리들은 이를 내정 간섭이라고 맞서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