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조지 부쉬 대통령은 이라크에서 미군의 사상자수가 매일 늘어나는 위험 상황에도 불구하고 이라크에서 미군을 철수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다짐하면서 이라크에서의 기존방침을 고수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20여년 전 , 당시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 역시 수백명의 미군들이 희생된 중동 국가 레바논에서 미군을 철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었습니다.

하지만 미국은 현재 이라크에서 20여년 전 레바논에서 경험했던 것보다 훨씬 더 위험한 상황에 직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최근 이라크에서 또 다른 연쇄 폭탄테러가 발생한 후, 부쉬 대통령은 미국이 이라크에서 테러분자들을 몰아내겠다는 그의 공약을 다짐하는 메시지에서 좀 더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못했습니다.

“기존방침을 고수하겠다는 것이 나와 미국의 아주 명백한 전략입니다. 테러분자들은 우리가 이라크에서 떠나기를 바라고 있지만, 우리는 떠나지 않을 것입니다.”

20여년 전 바로 이맘 때 당시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역시 레바논에서 미군이 작전 임무를 수행하던 중 자살 폭탄 공격으로 2백 40여명의 미 해병대원들이 사망하자 똑같은 공약을 했었습니다.

그때 레이건 대통령은 미국이 세계에 대한 의무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었습니다.

“사태를 통제할 수 있을 때까지 미군이 레바논에 주둔해야 할 이유는 아주 명백합니다. 우리는 레바논에서 중요한 이해관계를 갖고 있고, 또 레바논에서의 우리의 활동은 세계 평화를 위한 대의 명분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수개월 후, 테러분자의 공격은 레바논에서 미군을 철수시키도록 만들었습니다. 그후 수년간 레바논에서는 내전이 격화되었습니다.

1983년 10월 베이루트의 미 해병대 막사 밖에서 한 테러분자가 트럭에 폭탄을 싣고 자살폭탄 공격 감행할 당시 레이건 대통령의 국가안보 보좌관이었던 로버트 맥팔렌 씨의 말입니다.

“미국의 국가 이익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현재 우리가 이라크에서 직면하고 있는 상황은 20여년 전 레바논의 위기때보다 훨씬 더 심각합니다.

하지만 그동안 미국 정부가 수행해온 기능의 관점에서 본다면 그 당시의 상황과는 얘기가 사뭇 달라집니다. 1983년 미군의 레바논 철수는 우선 기본적으로 미군이 계속 주둔하는 문제를 둘러싸고 국무부와 국방부 사이의 불협화에 따른 기능장애 때문에 초래된 것이었습니다. 오늘날의 상황은 그 당시와는 다릅니다.”

콜린 파월 국무장관은 레바논 폭탄 공격 사건이 발생했을 당시, 캐스퍼 와인버거 국방장관의 최고 군사 보좌관으로 전반적인 업무를 수행했습니다.

파월 국무장관은 1995년에 출간된 그의 자서전에서 ‘사상자로 인해 외교정책이 마비될 수는 없는 일이지만, 그와 동시에 미군이 주둔해야 할 명백한 이유가 없는 한 생명을 희생할 수는 없다’고 쓰고 있습니다.

아메리칸 대학의 앨런 리히트만 역사학 교수의 말입니다.

“미국인들은 사망자가 늘어난다고 해서 겁을내 도망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임무가 확실치 않고 그 임무가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임무를 수행하면서 사상자가 발생하는 것이 값어치가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을때 문제가 됩니다.

그 당시 레바논 위기는 미군이 생명을 바쳐야 할 가치가 없었습니다. 지금까지 부쉬 대통령은 이라크 사태는 분명히 이같은 미군의 생명을 바칠 값어치가 있으며, 또 앞으로 희생자도 더욱 늘어날 수 있다고 말해 왔습니다.”

이 점을 강조하면서 백악관의 한 고위관리는 부쉬 대통령의 결의에 찬 메시지는, 미군의 사상자수가 계속 늘어남으로써 이라크 재건을 위한 미국의 공약이 흔들리지 않을까 의구심을 갖고 있는 이라크 인들 만큼이나 미국인들에게도 아주 의미있는 것이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