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을 탈출한 최고위 인사인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는 미국 방문 사흘째인 29일, 미국의 외교관들과 국회의원들을 만났습니다. 황장엽 씨는 30일에도 다시 미 국회를 방문할 예정입니다.

황씨는 전 북한지도자 고 김일성 주석의 측근으로 북한 노동당 비서를 지냈지만, 지난 1997년 중국을 통해 남한으로 망명한 이후 북한 공산 정권의 축출을 강력히 촉구하고 있습니다.

80대 초반의 황장엽 씨가 미국을 방문하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황장엽 씨는 29일 미 국회를 방문해 캔사스 주 출신의 민주당 소속 샘 브라운백 상원의원을 만나기에 앞서 통역을 통해 기자들에게 미국 방문 소감을 이렇게 밝혔습니다.

황장엽 씨는 자신의 이번 미국 방문을 통해 남한과 일본, 미국 사이의 동맹관계가 더욱 강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미 상원 외교위원회 동아시아 태평양 소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브라운백 상원의원은 황 씨의 미국 방문으로 폐쇄적인 북한 지도부의 실상이 드러나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브라운백 상원의원은 황장엽 씨에게 북한 내부에서 과거에 어떤 일들이 벌어졌고, 또한 지금은 또 무슨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 그리고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고 김일성 주석의 사고 방식은 무엇인지를 말해 달라고 요청함으로써 북한의 실상을 파악하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황장엽 씨는 한 기자로부터 북한의 핵무기 보유 여부에 대한 질문을 받았습니다. 황 씨는 그 문제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고 말하면서, 잘 모르는 사항을 추측으로 말하고 싶지는 않다고 덧붙였습니다. 황장엽 씨는 북한 문제에 대해 미국이 보이고 있는 관심에 대해 감사의 뜻을 표명했습니다.

황장엽 씨는 29일 미 의회 방문에 앞서 미 국무부의 제임스 켈리 동아시아 태평양 담당 차관보와 국무부 내 군축담당 고위 관계자들과 비공식 회담을 가졌습니다. 미 국무부의 리처드 바우처 대변인은 황 씨의 방문은 사적인 것이라고 말하면서, 북한 핵 무기 개발 종식을 위한 6자 회담에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황장엽 씨는 30일 미 하원 국제관계 위원회 위원들과 비공개 회의를 가질 예정입니다. 또한 황 씨는 다음 주에 상원 외교 위원회에도 출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