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이라크 전쟁을 통해 강력한 군사력을 과시함으로써 북한과 그 주변 국가들에게 커다란 영향을 미쳤지만 미국과 북한간의 상호 불신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고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이 말했습니다. 또한 이들 전문가들은 이라크 전쟁은 북한으로 하여금 핵을 보유해야만 한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결과를 낳았다고 지적했습니다.

워싱톤에서 전략 국제문제 연구소(CSIS)와 아시아 소사이어티 공동 주최로 열린 이라크 전쟁과 한반도 문제 토론회를 이연철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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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전쟁 이후의 가장 극적인 변화는 미국이 이라크 전쟁을 통해 보여준 압도적인 군사력을 언제든지 사용할 의지를 갖고 있음을 과시한 것이라고, 스팀슨 센터의 알란 롬버그 연구원은 지적했습니다.

롬버그 연구원은 이같은 미국의 힘의 과시는 북한은 물론 그 주변 국가들에게 중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말하고 특히 북한은 이라크 전쟁을 계기로 핵 억지력 보유에 대한 필요성을 절실하게 인식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북한 핵 위기가 고조되는가운데, 한국을 비롯한 중국과 일본 등 북한 주변 국가들은 북핵 위기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활발한 외교 활동을 펼치고 있고, 각 나라 사이의 협력도 증대되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은 모든 수단을 다 강구하겠다는 미국의 입장에 우려해 베이징 북핵 3자 회담을 개최하는 등 이전보다 더욱 적극적으로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롬버그 연구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북한간의 상호 불신이 계속되고 있다며 이렇게 지적했습니다.

"이라크 전쟁 이후에도 미국은 북한 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겠다고 다짐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 정권을 악의 축의 하나로 보는 부쉬 대통령의 생각에는 전혀 변함이 없고, 또한 북한의 양자 회담 요구에 전혀 응할 용의가 없음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롬버그 연구원은 다자 회담과 함께 어느 시점에서는 북한과의 양자 회담도 필요하다고 지적하면서 북한의 진정한 의도를 시험해 보지 않을 경우 파국적인 결말이나 또는 북한 핵 보유 용인이라는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가 나올 것이고, 북핵 문제 해결에 다른 나라들의 지지도 받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롬버그 연구원은 미국 행정부는 다자 회담을 통해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한다는 원칙 외에는 다른 구체적인 대안이 마련돼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하면서, 한국 정부 내에도 이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방위문제 분석 연구소의 오공단 연구원도 북한 관영 매체들에 실린 이라크 전쟁에 대한 북한의 반응을 소개하면서, 이라크 전쟁은 북한에 체제 생존을 위해 핵을 보유해야 한다는 인식을 확고히 해줬고, 또한 북한을 대내적으로 결속시키는 작용을 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처럼 강경한 북한의 반응에 주목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북한은 이라크와는 다를 것입니다."

조지 타운 대학교의 빅터 차 교수는 북한은 9.11 테러와 이라크 전쟁 이후 미국이 종이 호랑이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면서 이것이 북한으로 하여금 핵무기 프로그램을 될 수있는 대로 빨리 추진하도록 만들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빅터 차 교수는 북한은 기본적으로 핵물질을 이전하겠다고 위협하는 것이 미국의 핵협상 태도에 영향을 미쳐 자기들에 유리한 상황이 될 것이라고 오판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그것은 오히려 미국의 군사행동 가능성만 높이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