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토니 블레어 총리는 미국 주도의 이라크 전쟁에 영국의 참여를 유도한 결과 국내에서 정치적으로 큰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영국 의회는 지금 이라크 전쟁을 정당화하기 위해 블레어 행정부가 정보 보고를 어떻게 처리했는지에 관해 특별 조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블레어 총리는 사담 후세인의 축출을 위한 연합세력을 주도하기로 한 결정을 둘러싸고 지금은 물론 앞으로도 계속 곤경에 처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런던주재 미국의 소리 특파원이 이에관해 좀 더 자세한 소식을 보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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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블레어 총리가 현재 직면하고 있는 가장 큰 난제는 이라크의 대량파괴 무기에 관한 의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블레어 총리는 조지 부쉬 미국 대통령과 함께 이라크의 대량파괴 무기계획을 이라크에 대한 군사행동을 정당화하는 주된 이유로 제시했었습니다.

그런데 사담 후세인 정권이 무너진지 2개월여나 지난 지금 영국 의회가 이라크의 대량파괴 무기들이 어디에 있느냐고 추궁하고 있습니다. 영국에서 이라크 전쟁을 놓고 애당초 논란이 있었습니다. 영국의 대중 여론조사 결과는 줄곧 이라크 전쟁 참여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었을 뿐만 아니라 블레어 총리의 집권 노동당내에서도 주장이 크게 분열돼 있었습니다. 그리고 블레어 총리 내각의 각료 두 명이 이라크 전쟁에 대한 이견때문에 사임했습니다.

지금은 이라크의 대량파괴 무기에 관한 의문이 새로운 논쟁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대량파괴 무기들이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았다고 많은 사람들이 지적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블레어 총리의 신뢰성은 노동당의 많은 동료들 사이에서 조차 손상되고 있습니다. 노동당 소속의 제레미 코빈 의원은 그중에서도 가장 블레어 총리에 대해 비판적입니다.

“ 블레어 총리는 애당초 이라크 전쟁에 반대하는 대단히 많은 의원들을 심하게 소외시켰습니다. 나와 같은 사람들은 처음부터 이라크 전쟁 참여를 지지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의회의 이라크 전쟁 참여에 관한 표결때 블레어 총리의 설득에 넘어간 의원들은 이라크의 대량파괴 무기에 관한 블레어 총리의 주장이 옳았고 정당한 주장이라고 동조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바로 그의원들이 아주 몹시 실망하고 분노하고 있습니다.”

코빈 의원은 또 블레어 총리의 정책들과 특히 미국 행정부와의 긴밀한 관계가 노동당의 기본 이념에 배치된다고 지적합니다.

“ 블레어총리는 엄청난 규모의 예산을 무장과 무기에 지출하면서 전세계에 걸친 심각한 사회적, 정치적 부당함을 다스리는데는 충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것으로 보이는 미국 행정부의 극우파들을 맹목적으로 추종해 오고 있습니다. 우리들 가운데 많은 사람들은 영국 노동당 정부가 전세계적으로 독립적인 정치세력이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사회적 선을 위한 세력이어야 하는데 영국은 지금 두 개의 전쟁에 미국과 함께 말려들어 있습니다.”

그러나 블레어 총리의 지지자들은 코빈 의원이 지적하는 것과 같은 문제들은 노동당을 새로운 방향으로 끌어가기를 원하는 일부 소수에 의해 제기되고 있을 뿐이라고 주장합니다. 노동당내 블레어 총리 지지자인 도널드 앤더슨 의원의 말입니다.

“ 블레어 총리는 자신이 미국과의 동맹을 이룩하는 초기 단계에서 명백한 전략적 결정을 내렸습니다. 지금 블레어 총리에게 반대하는 사람들과 일부 인사들은 대량파괴 무기에 관한 의문과 블레어총리 정부가 증거물을 과장했는지의 여부를 둘러싸고 재집결하고 있습니다. 내가 접할 수 있었던 정보 근거에 따르면 블레어 총리가 정확하게 행동했고 그에게 제시된 정보근거에 따라 적절하게 행동했다고 나는 믿습니다.”

일부 관측통들은 노동당내의 이같은 분열이 블레어 총리의 당권을 조기에 종식시킬 수도 있을 것이라고 예측합니다. 그러나 도널드 앤더슨 의원은 노동당이 두 차례의 선거에서 승리하도록 이끌어온 블레어 총리와 함께 당이 결속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 내 생각으론 노동당의 대다수가 세 번째 선거에서도 노동당을 또다시 승리로 이끌수 있는 지도자로 인정하고 있다고 봅니다. 지나친 당내 분열은 노동당의 궁극적인 선거기회에 파국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을 대다수가 알고 있습니다.”

캠브리지 대학교의 영국 외교관계 전문가인 클렌 랭왈라 교수는 블레어 총리의 당수직은 안전할 것으로 보이지만 총리로서의 신뢰성은 손상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 예를 들어 만약에 블레어 총리가 이란의 비재래식 무기 개발 계획의 진척상황을 문제삼게 되면, 그것이 그럴듯하다고 하더라도 대중이나 소속 노동 당내에서 더 이상 신뢰받을 수 있을런 지는 의문입니다. 대중이나 당내 인사들이 이라크 문제에 있어서 적어도 오도됐다고 믿는 한 블레어 총리에게는 그런 문제들을 또다시 거론할 권위가 남아있지 않습니다.”

블레어 총리의 이라크 전쟁에 대한 지지는 유럽내 블레어 총리의 관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이라크 전쟁은 블레어 총리에게 국내적으로 손상을 끼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유럽 동맹국들과의 관계에도 해를 끼치고 있지만 그 정도가 정치적으로는 그렇게 치명적이지는 않을 수도 있다고 랭왈라 교수는 관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