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정부가 붕괴되면서 이라크 통화도 붕괴됐습니다. 이에 따라 이라크 재건을 담당하고 있는 미국 관계자들은 미국 달러화를 들여다가 임시 통화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이라크에서 어떤 화폐가 사용될 것인지가 빨리 결정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에 관한 좀 더 자세한 소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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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인터넷 경매 웹사이트인 이베이 (E-Bay)에서는 축출된 이라크 지도자 사담 후세인의 초상이 새겨진 이라크의 화폐가 큰 인기를 끄는 품목으로 떠오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이제 디나르 화는 주로 무너진 정권의 기념품을 찾는 외국인들에게나 의미가 있을 뿐 이라크 인들에게는 아무런 가치가 없는 통화입니다.

미국이 운영하고 있는 이라크 임시 행정부가 당면한 중요한 과제 가운데 하나는 앞으로 이라크에 어떤 통화 제도를 구축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존스 합킨스 대학교 응용 경제학 교수이며 경제 전문지 포브스의 컬럼니스트인 스티브 행크 교수는 통화 문제는 긴급한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제이 가너 장군을 비롯한 이라크 내 미국 행정관들이 이 문제에 우선 순위를 두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들이 바로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해야만 하는 일입니다. 사람들이 어떤 종류의 돈을 사용해야 하는지, 그리고 어떤 돈이 받아 들여지는 지를 몰라 물건 값을 어떻게 매겨야 하는지 모르는 그런 곳에서 경제를 제대로 운영할 수 있겠습니까? 만일 여러분이 장사를 한다면 어떤 가격표를 붙이겠습니까? 유로, 달러, 과거의 디나르 화, 이른바 스위스 디나르 화, 그리고 사담의 디나르 화 등이 있는데 어떻게 하겠습니까?”

현재 이라크 내 미국 행정관들은 이라크로 미국 달러화를 실어 나르고 있습니다. 미국 관리들은 거리와 경제의 안정을 유지하고 있는 경찰관들 같은 공무원들의 비상 급여를 미국 달러화 소액권으로 지불할 계획입니다. 노스 캐롤라이나 대학교 경제학 교수인 패트릭 콘웨이 씨는 미국 달러화의 도입이 이라크 인들에게 반드시 충격적인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렇게 하기로 한 미국의 결정은 아마도 이미 이라크 내에 널리 퍼져 있는 [경제의 달러화]라는 개념을 단순히 인정하는 것이라고 추측됩니다. 만일 이라크 국민으로서 저축한 돈을 디나르 화에서 달러 화로 바꿀 수 있는 방법이 있었다면 아마 오래전에 그렇게 했을 것입니다. 달러화는 전 세계 대부분의 나라에서 저축을 위한 통화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마도 지금 현재 이라크에서 유통되는 달러 화의 숫자도 아주 많을 것입니다.”

그러나, 미국 관계자들은 그밖에는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지게 될는지 말하지 않고 있습니다. 미국 재무부 관리들은 통화의 선택은 이라크 국민들에게 맡겨지게 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인용됐습니다. 그러나, 이라크내 미국 행정관들이 일부 기초 작업을 해야할 것이라고, 금융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이라크 과도 정부가 등장하게 되면 새로운 디나르 화의 도입문제가 결정될 수 있습니다. 많은 분석가들은 새로운 디나르 화의 도입이 일종의 통화 위원회를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그렇게 해야만 디나르 화에 대해 고정 환율을 부여하고, 또 디나르 화가 유로나 달러 준비금의 완벽한 지원을 받도록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구 유고슬라비아 같은 나라들에서 그같은 조치가 잘 시행돼 왔다고, 분석가들은 말했습니다. 행크 교수는 개발 도상국가의 중앙은행들은 정치적 조작과 간섭에 취약한 경향이 있다면서 중앙 은행의 재설립은 문제를 불러 일으키는 소지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대부분의 개발 도상 국가들에는 유능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중앙 은행은 정치적인 기구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그리고 중앙 은행과 중앙 은행 관료들이 해야 하는 필요한 일이 무엇인지를 정치가 결정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보통 중앙 은행 관료들은 악성 통화를 많이 발행하라는 요구를 받게 됩니다.”

다른 방안으로는 이라크가 자국 통화 단위로 달러나 유로 같은 안정적인 외국 통화의 사용을 받아 들이는 것입니다. 보스니아와 코소보에서는 전쟁 후에 독일 마르크 화를 도입했고, 그후 유로화를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일부 분석가들이 그렇게 하는 것은 실질적인 방안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느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 이라크에서는 사담 후세인의 초상이 사라진 자체 통화를 채택해야 한다는 민족적 정서가 강력하게 자리잡고 있는 실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