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미국에서 상영되고 있는 영화들 가운데 ‘갱스 오브 뉴욕’‘뉴욕 갱들’이 관람객수에 있어서 상위권 영화들 가운데 하나로 꼽히고 있습니다. ‘갱스 오브 뉴욕’은 금년 미국 아카데미 영화상에서 감독상을 포함한 10개부문 후보 작품으로 지명됐으나 실제로는 단 한 부문도 수상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도 ‘갱스 오브 뉴욕’은 올해 미국 영화들 가운데 최대 화제작의 하나로 떠 올라 있습니다. 1860년대 초 뉴욕 시의 화이브 포인츠로 불리웠던 빈민가에서 새 아일랜드 이민자들과 이른바 토박이들간의 세력다툼을 소재로 한 영화‘ 갱스 오브 뉴욕’의 배경에 관해 알아봅니다.

*********************

갱스 오브 뉴욕(Gangs of New York)의 무대인 화이브 포인츠는 뉴욕 시내의 흔한 교차로 지역들 가운데 하나이면서 여느 교차로 지역과는 전혀 다른 곳이기도 합니다. 그 옛날의 화이브 포인츠 지역은 오늘 날 미국의 부의 상징 가운데 하나로 꼽혀 온 세계 무역센터 자리에 인접한 곳으로 빈곤과 폭력이 뒤얽혀 있던 곳이었으나 지금은 그런 흔적을 전혀 찾을 수 없는 곳으로 변했을 뿐만 아니라 거리 이름들도 바뀌었습니다.

마틴 스코르씨지 감독은 그 옛날의 화이브 포인츠를 무대로 펼쳐졌던 도시상을 화면에 재현했습니다. 뉴욕시 역사학회의 캐털린 헐서 씨는 당시의 화이브 포인츠 지역은 뉴욕이 잊어버리고 싶은 곳이었다고 말합니다.

“ 당시 그곳의 건물들은 목조로 지어져 있었습니다. 건물안에는 변소도 없었고 옥외 화장실은 오물로 넘쳐나 저지대인 화이브 포인츠 일대에서 언제나 끔찍스러운 악취가 코를 찔렀었습니다.”

화이브 포인츠는 뉴욕시 제6구의 대부분을 차지했었으나 지금은 법원과 정부 청사들이 밀집해 있는 곳으로 변했습니다.‘ 갱스 오브 뉴욕’은 ‘화이브 포인츠’라는 제목의 소설을 마틴 스코르씨지 감독이 영화로 만든 것입니다. 뉴욕시의 제6구에는 대부분의 모습들이 지금도 그대로 남아 있지만 그 옛날 화이브 포인츠의 흔적은 하나도 남아 있지 않다고 ‘ 화이브 포인츠’의 작가 타일러 앤빈더 씨는 말합니다.

“ 제 6구 주거지역의 남서쪽 절반은 거의 사라져 버렸습니다. 그렇지만 북쪽과 동쪽 절반은 아직도 모두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실제로 남아 있는 건물들이 모두 150년 이상된 것들입니다.”

영화‘갱스 오브 뉴욕’의 시대적 배경인 1860년대에 제6구의 주민들은 대부분 해방된 노예들이 대분이었고 더블린 외곽의 주민들은 대부분 아일랜드인 이민자들이었습니다. 이 빈민가에는 그후 세월이 지나면서 이탈리아인, 유대인, 중국인등 가난한 이민자들이 몰려 들었습니다. 이 지역의 대부분은 오늘날 차이나 타운으로 변했습니다.

영화‘갱스 오브 뉴욕’은 당시 화이브 포인츠 지역에서 미국 태생 개신교계 아일랜드인들과 이른바 토박이들 그리고 새로운 카톨릭계 아일랜드 이민자들간의 거리 싸움을 소재로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화이브 포인츠의 저자 타일러 앤빈더 교수는 영화‘갱스 오브 뉴욕’의 절정으로 묘사된 싸움은 실제론 출생지나 종교와는 관계없이 단지 구역패권 다툼이었다고 말합니다.

“ 당시에 실제로‘ 때드 래빗츠’로 불리웠던 패거리와‘바워리 보이스’로 불리는 패거리들 간에 폭력소동이 벌어졌었습니다. 그리고 당시의 실제로는 아일랜드계 갱, 두 집단간에 화이브 포인츠 구역을 둘러싼 세력 다툼으로 폭동이 벌어진 것이지 토박이 개신교계 주민들과 새로운 카톨릭계 이민자들간의 싸움은 아니었습니다. 바로 이같은 점이 영화에서 좀더 정확히 묘사됐더라면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화이브 포인츠 지역은 그후 이곳에서 발견되는 고급 직물들과 화려한 도자기류 및 유리 그릇들로 미루어 보아 가난한 사람들만이 살던 곳은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그리고 이곳에서 발견되는 다른 유물들은 화이브 포인츠 지역의 최악의 생활상들을 말해준다고 뉴욕시 역사학회의 캐털린 헐서 씨는 지적합니다.

“ 영화에서도 묘사된 것처럼 화이브 포인츠 지역에서는 유아들의 유골들이 발굴되기도 했습니다. 유아 유골들은 그 곳에 있던 어떤 매춘굴에서 살았던 창녀들이 낳은 아이들이었을 것으로 짐작되기도 합니다.”

끔찍스러운 일이지만 그런 유아 유골들은 화이브 포인츠 지역에 아직도 남아 있습니다. 지금 화이브 포인츠의 한 주거지역이었던 곳에 들어설 새로운 법원 건물 건축부지에서 고고학 발굴작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발굴작업 책임자인 피터 스니드 씨는 2001년 9-11 테러 공격사건으로 발굴작업이 뜻하지 않은 종지부를 찍었다면서이렇게 말합니다.

“그 곳에서 발견된 개인 유물들이 90만점에 달했습니다. 그런데 세계무역센터 붕괴로 90만점 유물들 가운데 18점만 남고 모두 사라져 버렸습니다.”

보컬 그룹 U-2가 부르는‘ 미국을 건설한 손길’‘ the hands that built america’ 라는 이 노래는 영화‘ 갱스 오브 뉴욕’에서 나오는 음악의 일부로 미국 역사에 있어서 아일랜드계 이민자들의 역할에 관한 것입니다.‘ 화이브 포인츠’의 저자, 타일러 앤빈더 교수는 바로 이 노래와 영화‘ 갱스 오브 뉴욕’은 흔히 잊혀지기 쉬운 아일랜드계 미국인들이 이룩한 경제적 정치적 영향력을 일깨워 준다고 말합니다.

“ 아일랜드계 이민자들은 미국에서 당연히 얻어야 할 몫을 진정으로 투쟁해서 획득했습니다. 이 점은 정말로 중요한 교훈입니다.”

뉴욕시의 축축한 저지대였던 화이브 포인츠 지역에는 지금 옥내 화장실이 갖추어진 주택들이 들어서 있고 주민들은 안정된 직업을 갖고 살아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