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오는 25일 노무현 대통령 정부가 출범하는 가운데, 새 정부가 북한 핵 위기와 한미 동맹 관계 변화에 어떻게 대처할 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한국과 미국의 전문가들은 지난 21일 아메리칸 엔터프라이즈 연구소(American Enterprise Institute)주최로 이 곳 워싱턴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노무현 시대의 문제점과 전망을 집중 논의했습니다. 보도에 이연철 기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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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대 한국 대통령으로 선출된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는 그동안 한 번도 미국을 방문한 적이 없을 정도로 미국이나 국제 정치 무대에서 무명에 가까운 인물이었습니다. 또한 노무현 당선자는 과거에 주한 미군 철수를 주장하는 등 경우에 따라서는 반미 성향을 보인 적도 있었기 때문에 한국 내나 미국에서 한미 동맹 관계의 장래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노무현 시대의 문제점과 전망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토론회에서 기조 연사로 나선 연세대학교 문정인 교수는 그러나 노무현 당선자는 대통령 당선 이후 한미 동맹 관계 및 주한 미군 철수 문제에 대한 입장에 급격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문정인 교수는 노 당선자가 한 모임에서 자신은 실용주의자로서 개인적 이념 보다는 국가 이익이 더 중요하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자신은 반미주의자가 아니며 앞으로 미국을 이해하고 미국과 함께 일하기 위해 노력할 것임을 분명히 밝혔음을 지적했습니다.

문 교수는 노무현 당선자와 새 정부의 핵심 인사들 사이에 미국의 일방적인 태도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노무현 당선자는 현재 한국의 번영을 가능케 한 한미 동맹의 가치와 북한의 침략을 저지하고 동북아시아의 세력 균형을 가능케 하는 주한 미군의 전략적 중요성도 충분히 인정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게다가 노 당선자는 미국과의 강력한 동맹관계는 앞으로도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를 유지하는데 아주 중요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고 문 교수는 덧붙였습니다.

그러나 , 노 당선자는 대통령 취임 후 당면하게 될 가장 큰 문제인 북한 핵 위기 해소에 대해 미국과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얼마전 노 당선자의 특사 자격으로 워싱턴을 방문한 바 있는 문정인 교수는 사견임을 전제로 북한 핵 위기와 관련해서, 특히 전략적 목표 설정이라는 측면에서 부쉬 행정부와 노무현 당선자 사이에 중요한 차이점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문 교수는 부쉬 행정부의 일부 관리들은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고립과 봉쇄를 통한 북한의 정권 교체를 중점을 두고 있는 반면, 한국은 지금은 북한 핵과 미사일 문제에만 집중하고 북한의 정권 교체는 점진적 개방을 통한 장기적 과제로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밖에도 현 위기 사태 해소에 대한 두 나라간의 전략적 접근법에도 차이가 있다고, 문정인 교수는 덧붙였습니다. 미국은 북한이 핵을 포기해야만 대화에 임하겠다는 입장인 반면, 한국은 북한의 비핵 선언과 미국의 안전보장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문정인 교수는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한국과 미국 두 나라가 북한 핵 위기와 관련해 가장 큰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는 분야는 대북한 군사 행동에 관한 문제라고 문 교수는 말했습니다.

미국은 북한의 순응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협상 과정에서 군사 행동 가능성을 배제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인 반면, 한국은 미국이 군사 행동 가능성을 제기할 경우 북한은 핵 위협으로 나올 것이기 때문에, 한국은 이에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고, 문정인 교수는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문정인 교수는 두 나라간의 이같은 견해 차이에도 불구하고 두 나라 동맹 관계가 악화되지는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문 교수는 각각 주권 국가인 두 나라가 입장 차이를 보일 수 있는 것이라면서, 오히려 그같은 차이점을 줄여나가면서 건강한 동맹 관계가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남한의 새 정부가 차이점을 드러내 놓고 미국과 협의하면서 입장 차를 좁혀 나가며 공동 전략을 찾아나가는 것이 더 낫다고 문정인 교수는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대서양 위원회(Atlantic Council)의 스테판 코스텔로 연구원은 미국으로서는 노무현 정부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지를 주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하면서, 노무현 정부가 미국과 의견을 달리하면서도 존중을 받으며 동맹 관계를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에 의문을 표시했습니다.

한편, 아메리칸 엔터프라이즈 연구소의 니콜라스 에버스타트 연구원은 5년전 김대중 대통령이 취임할 당시와 비교해 노무현 정부가 출범하는 지금은 경제적으로는 그 당시에 비해 훨씬 나아졌지만, 한미 동맹관계가 악화되고 있고, 또한 북한의 위협이 더욱 증대되는 시기라고 지적하면서 노무현 정부가 이런 도전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가 의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에버스타트 연구원은 노무현 당선자가 내세우고 있는 북핵 3원칙, 즉 북한 핵 보유 반대, 외교를 통한 평화적 해결, 한미간의 긴밀한 공조가 일관성이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이 곳 워싱턴에 있는 조지 타운 빅터 차 교수는 한국내 반미 감정 고조에 크게 우려하고 있다면서, 주한 미군 철수를 비롯한 재배치 문제가 노무현 정부가 5년동안 다뤄야 할 가장 큰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빅터 차 교수는 주한 미군의 변화는 불가피하다고 전제하면서도 지금은 좋은 시기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빅터 차 교수는 북한의 위협이 증가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남한에서 반미 시위가 일어 난다는 것은 한미 동맹 관계가 잘못돼 가는 반증이라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