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공산권 20여개국에서 소련식 공산주의 체제의 와해를 초래한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지 13년이 지난 오늘 날 경제학자들은 이들 구공산권 국가들의 시장경제 구축에 있어서 어떤 정책이 가장 좋은 결과를 낳는가에 대한 결론을 내리고 있습니다. 새해 연초에 이곳 워싱턴에서 열린 미국 경제학협회 연례 토론회에 참석한 경제 전문가들의 토론내용을 알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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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유럽 구공산권 국가들에서 공산주의 경제체제의 자유시장 경제체체 전환은 1990년대 초에 많은 사람들이 예측했던 것만큼 순탄하지 못했습니다.

동유럽 구공산권의 시장경제 전환을 연구해온 미국 미시건 대학교의 얀 스베이나르 교수는 자유시장 경제체제 전환의 효율성은 나라마다 다르다고 말합니다.

그렇더라도 구공산권 국가들의 국영 기업체를 민영화에 있어서 해외 기업체의 소유권 허용이 가장 효율적인 것으로 거의 모든 나라들에서 입증되고 있다고 스베이나르 교수는 지적합니다.

“ 해외기업의 소유업체 또는 해외 기업인들이 매입한 업체들이 생산 효율성과 배분 효율성, 그리고 전반적인 재건 면에서 국내기업인들의 소유로 민영화된 업체들을 포함한 다른 모든 형태의 업체들 보다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

스베이나르 교수는 동유럽 공산권 국가들 가운데 시장경제를 토대로 하는 개혁이 가장 잘 이행된 나라는 슬로베니아를 필두로 해서 체코 공화국, 헝가리, 폴란드 순으로 꼽힌다고 평가합니다. 반면에 그 밖의 구소련 공화국들의 시장경제 전환은 훨씬 부진하다는 것입니다.

“ 그런데 동유럽 공산권의 시장경제 전환 성과에 대해 정반대로 극단적인 대조를 이루는 경우는 중국의 시장경제 전환입니다. 중국에서는 공산주의 체제가 여전히 기능을 유지하면서도 경제적으로는 시장경제로의 전환이 대단히 잘 진행되고 있습니다. 러시아에서는 10년 동안 경제가 크게 쇠락하다가 최근 몇 년 사이에 약간의 성장을 나타낸 반면 중국의 경제는 20년동안 전례없는 성장을 거듭해 왔습니다.”

중국을 제외하고는, 동유럽 구공산권 국가들 가운데 국민 1인당 생활수준이 1989년에 비해 훨씬 향상된 나라는 슬로베니아와 폴란드 뿐인 것으로 나타나 있습니다.

한편, 미국 컬럼비아 대학의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죠셉 스티글리츠 교수는 공산주의 경제체제가 시장경제 체제로 전환하는데 있어서 결정적으로 중요한 요인은 기술 수용이라고 지적합니다. 중국은 기술을 토대로 하는 투자유치에 대단한 성공을 거두고 있으며 이는 바로 경제의 급속성장과 부유국들과의 소득 격차를 줄이는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 중국과 한국 같은 동아시아 국가들에서는 미국의 소득수준을 향한 상대적인 수렴현상이 나타나는 반면에 세계의 그밖의 나라들에서는 발산현상이 나타날 것입니다. ”

미시건 대학의 스베이나르 교수는 동유럽 구공산권 국가들에서도 국민소득의 미국 수준을 향한 수렴현상이 나타나기는 하지만 그 속도가 더디다고 지적합니다.

“ 중부 유럽 국가들이 서유럽 국가들의 소득 수준을 따라잡는데는 앞으로 15년 내지 20년이 걸릴 것이라는 1989년의 예측은 지나친 비관론이고 거의 이단적 견해로 여겨졌었습니다. 그런데 현재 중부 유럽권 소득이 서유럽 수준을 향해 뚜렷한 수렴을 나타내는데는 지금부터 20년 내지 40년이 걸릴 것으로 예측됩니다. ”

중국은 공산주의 체제를 유지하면서도 지난 한 해 동안에 적어도 7퍼센트의 경제 성장율을 기록한 것에 비해서 러시아의 경제성장은 4퍼센트 그리고 중부 유럽 국가들의 경제성장은 약 2퍼센트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