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불교 신자들의 수는 공식적으로는 약 100만명으로 집계됩니다. 하지만 이같은 공식 수치는, 주로 정부의 국세 조사에 근거한 것으로, 이 조사 응답자들의 신앙관련 답변은 자발적이라는 점을 전문가들은 지적하면서 실제 불교도들의 수는 많으면 5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합니다.

그동안 미국 불교도들의 많은 수는 아시아지역에서 건너온 이민자들의 후예이거나 이민자들인 것으로 널리 믿어져 왔습니다. 그러나 최근들어 미국 언론들은, 불교로 개종하는 미국인들의 거의 대부분이 유럽 출신임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유럽출신 불교도들과 아시아지역 출신 불교도들사이의 큰 차잇점을 파헤치는 보도입니다

*******************

미국사회에서 불교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은 지난 1950년대, 소설가와 시인등 많은 문인들이 참선을 중요시하는 선종에 심취해 이를 작품 속에 도입하면서 부터였습니다. 알렌 긴스버그(Allen Ginsberg)와 게리 스나이더(Gary Snyder) 그리고 잭 키루아츠(Jack Kerouac)등이 그 대표적 작가들 입니다.

그후 1960년대, 반전 운동이 격화되면서 젊은이들이, 환각제 사용대신, 참선에 의존하는 추세가 두드러졌습니다. 그리고 1990년에 접어들면서 헐리웃의 [리챠드 기어]와 [샤론 스톤]등 유명 영화인들이 불교에 귀의하면서 불교는 다시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했고 티베트 인들의 정신적 지주인 달라이 라마가 미국에 초청되기 시작했습니다.

달라이 라마는 미국의 여러 명문 대학들에서 졸업축사를 행하기도 했습니다. 펜실베니아 주립 대학교의 동방 종교학 교수인 [챨즈 프레비쉬] 씨는 불교가 미국에 도입된 것은 훨씬 이전이라고 말합니다.

“이미 150년전부터 미국에는 불교도들이 있었습니다. 캘리포니아주에서 금이 발견되면서 미국에 건너왔던 중국인들을 통해서였습니다. 그러나 중국계 불교도들은 당시 미국 인구에 비하면 극 소수였습니다. 현재 미국내 불교도들의 수는 500만내지 600만명으로 추산됩니다. 이들중 80%는 아시아계이고 나머지 20%정도는 불교로 개종한 백인들입니다.”

[챨즈 브레비쉬]교수는 아시아계 불교도들과 개종 백인 불교도들 사이에는 거의 교류가 없음을 지적합니다. 이는 불교에 대한 종교적 이해가 다르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시카고에 있는 [로욜라]대학교의 [폴 눔리크(Paul Numrich] 교수는 아시아계 이민자들에게 있어 불교는, 미국에서 뿌리내리는 후예들에게 조상들의 문물을 가르치는 소중한 길이라고 지적합니다.

“아시아지역 출신 불교도들에게 불교 신앙은 문화적 인종적 정체성을 확인하는 소중한 부분입니다. 예를 들어 아시아계 지역 사회가 사원을 짓게되면 이들 사원들은 주로 특정 인종 집단을 기초로 합니다.”

눔리크교수는 한 예로, 일본계 불교도의 경우, 이미 삼사대째 미국에 거주한다 해도, 우선 일본계가 지은 불교사원을 찾는다고 지적합니다. 흥미로운 현상은, 일본계 불교도는 중국이나 태국출신 불교도들의 의식에는 참석할 때가 있으나 유럽출신으로 불교로 개종한 사람들의 불교 의식에는 거의 참가하는 일이 없다는 것입니다.

눔리크교수는 그 한가지 중요한 이유로, 유럽계 불교개종자들은 불교의 창시자인 석가모니가 의도했던, 개인적인 영적수련보다는 불교승들에 지나치게 의존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합니다.

“아시아계 불교도들은, 이미 2500년전부터 공백없이 이어져 내려온 불교를 가장 충실히 받드는 사람들은 자신들밖에 없다고 믿습니다. 이때문에 불교로 개종한 백인들과의 사이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습니다.

폴 눔리크교수는 불교로 개종한 백인들이 승려들을 지나치게 중요시하는 것이 아니라, 불교를 문화적 정체성의 근원으로 받아드리지 않는다는 점에서 아시아계 불교도들과 다르다고 지적합니다.

"아시아계 불교 사원에 가면, 매주 토요일에 어린이 학교가 열립니다. 가족들은 아이들을 기다리는 동안 예불을 올립니다. 이는 불교가 곧 지역 사회의 정체성을 뜻합니다. 반면에 불교로 개종한 사람들은 매우 개인주의적입니다. 불교로의 개종은, 한 개인의 영적인 추구의 한 방식인 것입니다. 이들 새로운 수도의 길을 모색하는 사람들이, 전혀 생소한 종교적 정체성을 추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챨즈 프레비쉬 교수 역시 불교로 개종했으면서도 자신이 속한 개종자들에 대해 매우 비판적입니다. 프레비쉬교수는 불교 개종자들의 개인주의적 성향은 불교의 핵심을 외면한다고 꼬집습니다.

“불교개종자들의 측면에서 볼때 미국내 불교 활동은 지나치게 자기 중심적이고 이기적입니다. 실제로 불교의 전통은 그와는 정반대입니다. 개인의 자아를 초월할 수 있도록 이끄는 전통이 곧 불교인 것입니다.”

눔리크교수와 프레비쉬교수는 모두 아시아계 불교도들과 개종자들사이의 차잇점은 매우 서구적인 현상이고 또 미 건국당시부터 전해져 내려온 미국 사회 특유의 다원주의의 산물이라고 해석합니다.

그밖에 미국내 아시아계 불교도들은 백인 개종자들뿐 아니라 아시아지역 불교도들과도 성격을 달리한다고 이들은 지적합니다. 아시아지역의 불교는 개인의 문화적 정체성을 보존하는데 주력할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미국내 일본계 불교도들과는 달리 일본에 있는 불교 신자들에게는 굳이 그들이 일본인 임을 일깨워야 할 필요가 없다는 지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