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는 대통령 선거 열기로 가득찬 요즘, 마흔살의 나이에 처음으로 투표를 하게 된 사람이 있습니다. 북한을 탈출해 재작년 말 한국에 들어온 탈북자 유상준를 서울에서 문주원 기자가 만났습니다.

재작년 이였던 2000년 12월 15일 중국을 거쳐 남한으로 들어온 탈북자 유상준씨, 지난 98년 북한을 탈출해 3년 동안 중국에서 공장 근로자등 여러가지 일을 닥치는대로 해오면서 남한으로의 망명 기회를 기다려왔던 유상준씨는 이제는 어엿한 한국 국민이 됐습니다. 한국에서 2년이 채 안되는 정착 기간동안 어려움도 많았지만 유상준씨는 비로소 처음으로 한국 국민으로서의 의무와 권리인 선거권을 행사하게 됐습니다. 유상준 씨는 북한에서는 강압에 의해 선거를 참여했었다고 설명합니다.

"북한에서는 선거 참여 안하면 완전 반동 분자로 취급 됩니다. 이런 강압에 의한 선거와 남한의 자유 선거와는 비교할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투표율 백 퍼센트에 찬성율 백퍼센트를 기록하곤 하는 북한의 선거와는 전혀 다른 남한에서의 선거를 통해 유상준씨는 이 나라를 위해 열심히 일할 사람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갖고 선거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자유로운 선거권을 갖고 있다는 것이 훌륭하고 깨끗한 정치를 의미하지 만은 않습니다. 유상준씨는 정착 2년 만에 일반 한국 국민들이 흔히 갖고 있는 정치와 정치인에 대한 불신을 갖게 되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상준씨는 후보자들과 당의 정책을 보고 자신이 투표할 후보를 정확하게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남한 사람들은 정치인들이 도둑놈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하지만 제가 이회창 후보나 노무현 후보를 가까이 지켜볼 기회는 없었지만 당과 후보자의 정책을 보고 투표할 후보자를 선택할 것입니다."

한국 정착 생활 동안 아직까지 뚜렷한 직업을 갖지 못한 채 한때는 흔히 노가다라고 불리는 장 막노동 일을 하는 등 이민 생활을 어려움을 절실히 체험하고 있는 유상준씨, 하지만 직업 훈련을 거쳐 보일러 수리 자격증 등 여러 개의 자격증을 딸수 있었고, 이제는 보다 나은 미래를 희망하며 꿈을 키워나가고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힘들기만 한 남한 생활에도 불구하고 자신과 같이 한국에 들어 올수 있었던 탈북자들 보다는, 중국에서 떠 돌고 있는 탈북 난민들에 대한 걱정이 앞선다며 유상준씨는 이번 선거에서 당선될 차기 대통령에게 해외에 거주하고 있는 탈북자들의 지위 문제에 관심을 기울여 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저는 남한의 탈북자들에 대한 현 정부의 정책에 어느정도 만족하고 있습니다. 남한의 탈북자들보다 중국에 있는 탈북 난민들의 법적 지위가 인정될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조용하고 평화로운 바닷가를 찾아 한국의 남쪽 항구 도시 포항에 새롭게 삶의 터전을 마련한 탈북자 유상준씨. 이번 16대 대선에서 당선될 새로운 대통령과 차기 정부에 걸고 있는 그의 기대와 소망을 담아서 전해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