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주한 미군 장갑차에 의한 중학교 여학생 과실 치사 사건 재판에서 피의자인 미국 군인들에게 무죄 평결이 내려진데 대한 항의와 한미주둔군지위협정, SOFA의 개정을 요구하는 한국 국민들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반미 감정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한국 국민들의 미군에 대한 항의시위 확산에 관해 좀더 자세히 알아봅니다.

**************************

주한 미군 장갑차에 의한 여학생 과실치사 사건에 관련된 항의 시위는 최근까지 주로 급진적인 시민단체들에 의해 벌어졌습니다. 그러나 5일에는 서울 주한 미국대사관 인근에서 택시 운전기사들이 경적시위를 벌이고 일반 상인들이 항의시위에 가세함으로써 반미 감정이 과격 학생단체 차원을 넘어 점차 확산되고 있습니다.

한국 민주 노총 산하 택시연맹 소속 택시기사들은 5일 낮 12시 서울 세종로 미국 대사관의 높다란 담장 주변에서 택시를 몰고 경적을 울리며 30분동안 항의시위를 벌였습니다. 수 백명의 기동 경찰대가 미 대사관을 에워싸고 배치된 가운데 시위를 벌이던 택시기사들과 경찰관들 사이에 험한 말이 오가기도 했으나 시위자들이 체포되지는 않았습니다.

그런가 하면 미국 대사관 건너편에 있는 세종문화회관 앞에서는 한국의 여러 여성단체 회원들이 한미 주둔군 지위협정/ SOFA 개정을 촉구하는 거리모임을 갖는 가운데 하얀 한복차림의 여성 20여명이 사망한 두 여학생의 넋을 위로하는 도깨비 굿 판을 벌였습니다.

시위 참가자들은 부쉬 대통령은 사과하라 / 무죄평결을 취소하라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습니다. 또한 서울 도심 한가운데 위치한 불교 조계사에서는 불교신도들과 스님 약 150명이 모여 미군 참회와 SOFA개정을 요구하는 108배 정진 행사를 가졌습니다.

한국 천주교정의구현 전국 사제단 인권위원회도 서울 광화문 시민공원에서 미군 무죄평결에 항의하는 생명의 촛불 음악회를 열었습니다. 광화문 시민공원에서는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신부들이 항의 단식농성을 나흘 째 계속하고 있습니다.

일부 상인들도 항의에 합세하고 있습니다. 서울과 지방의 음식점들과 술집 주인들도 미국인 손님 사절로 미군 무죄평결에 항의하고 있습니다. 외국인 관광객들로 붐비는 서울 플라자 호텔 주변에 위치한 e-ZENO라는 레스토랑의 한 젊은 종업원은 미국인 손님 사절로 하루에 여러 명의 미국인 손님들이 찾지 않게 됐다면서 그래도 레스토랑 주인은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한국의 남쪽 지방에 있는 평소 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한 휴양지에서도 업소들이 미국인 손님을 사절하고 있다고 연합통신이 보도했습니다. 전라남도 전주시에 있는 세화관 이라는 휴양지 업소가 미군 장갑차에 치어 숨진 여학생들에 대한 애도로 미국인 사절이라는 표시를 붙여 놓고 있다는 것입니다.

항의 시위를 주도하는 단체들은 길거리에서 SOFA 개정 요구 서명운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시민단체들은 SOFA가 한국의 주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1966년에 체결된 SOFA는 그 동안 두 차례의 개정을 거쳐 범죄를 저지른 주한 미군에 대한 한국의 재판관할권을 사안별로 확대하고 있으나 대부분의 한국 국민들은 한국 당국이 범죄를 저지른 미군들을 처벌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한국 국민들은 주한 미군을 북한에 대한 억제력으로서 지지하고 있으나 또한 많은 한국 국민들이 SOFA가 한국 국민에게 불리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김대중 한국 대통령은 주한 미군 장갑차에 의한 여학생 과실치사 사건과 관련해 한국 국민들의 항의시위가 이처럼 반미감정 차원으로 확산되는 것을 우려한 나머지 지나 3일, SOFA의 개정을 추진하도록 내각에 지시했습니다.

미국의 죠지 부숴 대통령은 훈련중이던 미군 장갑차에 의한 한국 여학생 사망에 애도와 사과를 표명했으나 시민단체등 시위자들은 부쉬 대통령의 사과가 너무 뒤늦은 것이며 불충분하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