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이곳 워싱턴의 케네디 센터에서 워싱턴 지역 최초의 한인 오케스트라단인 워싱턴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 창단 연주회가 열렸습니다. 음악을 사랑하는 워싱턴 지역 한인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워싱턴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에는 객원 지휘자 안주용씨와 런던에서 활동하고 있는 피아니스트 주형기씨, 그리고 어릴적 벨기에로 입양됐다 미국에 정착한 한인 여성 하프 연주자 샌드라 윤희 반덴 아인드 씨가 참여해 다채로움을 더했습니다. 문주원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

워싱턴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 창단 연주회가 23일 저녁 이곳 미국의 수도 워싱턴 중심의 케네디 센터 테라스 극장에서 성대하게 열렸습니다. 워싱턴 지역의 고등학생과 대학생, 박사 학위를 소지한 음악인등 60명의 단원으로 출범한 워싱턴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는 아무런 댓가없이 봉사하는 마음으로 6개월 동안 구슬땀을 흘리며 창단 공연을 준비해 왔습니다.

워싱턴 지역 최초의 한인 오케스트라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아왔던 이번 공연의 입장권은 판매 3일만에 매진를 기록해 연주회에 모아진 한인과 지역 사회의 관심도를 반영했습니다.

이날 공연은 대전 시향 지휘자를 역임하고 보울링 그린 (Bowling Green)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지휘자로 있는 켄터키 주립대 안주용 교수의 객원 지휘로 진행됐습니다.

워싱턴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 창단의 산파 역할을 담당한 이경신 음악 감독은 보스턴 뉴잉글랜드 음악원을 졸업한후 워싱턴의 가톨릭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자매들로 구성된 경트리오에서 바이올리니스트로 활동해 왔습니다. 이경신씨는 창단 공연을 무대에 올리기 까지의 겪었던 어려움과 보람을 이렇게 표현합니다.

"그동안 일하시는 분이 없어서 거의 6개월 동안 밤을 새다시피 했습니다.신청서나 포스터등도 직접 손으로 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시간이 흐르면서 12명의 스탭이 구성됐는데, 모두 봉사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일하고 계십니다. 음악이기 때문에 이렇게 할수 있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경신 단장은 첫 공연이라 다소 긴장했었지만, 무대에 들어서는 순간 관중들로 부터 따뜻한 격려와 성원을 느낄수 있었기 때문에 자신감을 갖고 공연에 임할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연주회는 리차드 바그너의 오페라 뉴른베르그의 명가수 서곡으로 장엄하게 시작됐습니다. 지난 여름 백악관에서 열린 아시안 지도자 모임에 초청돼 기념 연주회를 가졌고 팝스타 빌리 조엘의 음악 녹음 작업에 참여하면서 미국 음악계에 알려진 차세대 피아니스트, 주형기씨의 협연은 연주회에 음악적인 세련미를 더했습니다.

음악: 주형기씨의 쇼스타코비치 피아노 협주곡 1번

워싱턴 포스트 지를 비롯한 지역 미국 언론들은 주형기씨의 쇼스타코비치 피아노 협주곡 1번 피아노 연주가 명쾌함과 화려함을 더하면서 아마츄어 오케스트라단이 다소 부족했던 부분을 채우는 역할을 했다고 호평했습니다.

또한 연주회 중반 북한 공훈 예술가 최성환씨가 편곡한 작품, 아리랑이 장내에 울려퍼지자 관중들의 얼굴에는 따뜻한 미소가 번졌습니다. 하프와 해금이 동서양의 신비로운 조화를 이루며 시작된 아리랑의 구슬픈 서두는 오케스트라의 웅장함이 가해지면서 강렬한 한인의 역경 극복의지를 실어내는 듯 했습니다.

음악: 최성환 편곡, 아리랑

특히, 아리랑의 독특한 서두를 장식한 하프 연주자, 샌드라 윤희 반덴 아인드 씨는 어릴적 벨기에로 입양됐다 미국으로 유학와 워싱턴 근교에 정착한 한인 여성입니다. 샌드라 윤희씨는 한국말이라고는 “저 윤희예요”와 “고맙습니다”밖에는 모르지만 내내 자신이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상기하면서 살아왔습니다.

샌드라 윤희씨는 주변 사람을 통해서 한인 오케스트라 창단소식을 전해듣고 수소문 끝에 이경신 음악 감독에게 연락해 적극적으로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활동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의 대표적인 민요, 아리랑을 이번 연주회 연습을 통해서 처음 듣고 연주하게 된 샌드라 윤희씨는 아리랑이 너무나도 아름다운 노래라면서 오케스트라에 참여하게 되서 기쁘다고 말했습니다.

이제까지 한인 사회와 문화를 접하지 못했던 샌드라 윤희 씨는 연습 기간동안 언어와 문화적인 면에서 다른 한인 단원들과의 차이를 느끼기도 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세계 공통어인 음악을 통해 다른 단원들과 공감하고 이해를 쌓아갈수 있었다며 샌드라 윤희씨는 이번 창단 공연으로 다른 많은 한인들을 사귈수 있어서 좋은 경험이 됐다고 감사해 했습니다.

한인 오케스트라단 창단 계획은 이경신 음악 감독과 몇몇 지인들로 부터 소박하게 시작됐습니다. 그러던 중 많은 한인들이 악보 정리에서부터 포스터 디자인, 홍보등의 일을 자청하고 나서면서 마침내 12명의 자원봉사 스탭과 60명의 단원을 거느린 정식 오케스트라단으로 탄생하게 됐습니다. 또한 한인 사회의 관심과 익명의 후원자의 도움으로 아마추어 오케스트라 단으로는 이례적으로 케네디 센타에서 창단공연을 열수 있었습니다.

이경신 음악 감독은 앞으로 워싱턴 코리아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순수 음악 활동에만 그치지 않고, 지역 한인 어린이들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음악회와 노인들을 위한 가곡의 밤등 다양한 주제들을 가진 연주회를 통해 지역사회에 봉사하고, 더 나아가서 한인사회와 미 주류 사회를 연결하는 역할을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안주용 객원 지휘자는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열심히 공연에 임해 좋은 연주회가 됐다면서 워싱턴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장래를 낙관했습니다.

준비된 연주곡들이 모두 끝난 후 아쉬운 듯 관객들의 박수가 계속 이어지자 오케스트라단은 가곡 그리운 금강산을 앵콜곡으로 연주해 관객들의 성원에 화답했습니다.

음악: 그리운 금강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