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은 미국의 공휴일인 콜럼버스 데이(Columbus Day)로서 이탈리아인 탐험가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이와 때를 맞추어 뉴욕의 이탈리아 미국 박물관은 제2차 세계대전 중 미국내 60만명의 이탈리아계가 ‘적대적 외국인들’로 분류됐던 당시의 뼈아픈 시간을 재조명하는 전시회를 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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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1941년 12월 7일에 진주만을 기습 공격한 뒤 당시의 프랭클린 델라노 루즈벨트 미국대통령은 이른바 ‘적대적 외국인법’을 시행했습니다. 당시 미국에 거주하던 일본과 이탈리아 및 독일 출신 비 귀화 이민자들이나 체류자들은 당국의 조사 또는 억류를 당해야만 했습니다.

일본계 미국인들이 억류 수용소들에서 겪은 고통에 대해서는 잘 알려져 있지만 당시에 일부 이탈리아계 미국인들이 겪었던 일들에 대해서는 덜 알려져 있습니다.

1942년 10월12일 콜럼버스 데이에 그 자신 많은 이탈리아계 지지 선거구를 갖고 있던 루즈벨트 대통령은 이탈리아계에 대한 이른바 적대적 외국인 대우를 취소했습니다.

그러나 일부 이탈리아계 미국인들이 그들의 당시 체험에 대해 공공연하게 밝힐 수 있기 까지는 무려 60년이 걸렸습니다.

적대적 외국인의 낙인이 찍힐 때 미국에서 불과 2년 밖에 거주하지 않았던 올해 81세인 이탈리아계 미국인 안토니 알로카씨는 당시에 이탈리아계 미국인들은 옥외에서 여러 명이 모일 수가 없었던 것은 물론 저녁 8시 이후에는 야간통행 금지령을 적용 받았었다고 말합니다.

알로카씨는 자신에게 이상한 선택권이 주어졌다면서, 수용을 당하든지 아니면 군 입대의 둘 중에 하나를 택해야만 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군 입대를 택했는데, 이탈리아어와 프랑스어, 독일어 등을 구사할 수 있는 능력으로 인해 군 정보 부서에서 복무했다고 말했습니다.

알로카씨는 미군에 입대하기 전에 행동의 제약을 받아야만 했습니다. 영어를 거의 구사할 줄 몰랐던 알로카씨는 동네를 벗어나기 위해서도 뉴욕 경찰의 허가를 받아야만 했습니다.

알로카씨의 체험담은 “본국의 재소자들”로 이름붙여진 이번 전시회에서 소개되고 있습니다. 미군 군복 차림으로 조그마한 흰색 강아지 한마리를 안고 미소짓고 있는 그의 흑백 사진 한장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또한 이탈리아 출신 남녀 성인들을 ‘적대적 외국인들’로 사진 및 지문과 함께 등록한 연분홍색 여권들로 보이는 문서들도 눈에 띠고 있습니다.

그리고 19세기 말에 미국으로 처음 이주한 무려 5백만명의 이탈리아인 이민자들이 도착했던 같은 장소인 엘리스섬에 이탈리아 출신 적대적 외국인들을 수용하는 수십개의 침상들이 들어선 커다란 방을 찍은 사진도 전시되어 있습니다.

이탈리아.미국 박물관의 조셉 스첼사 관장은 당시에 일부 이탈리아계 이민자들이 파쇼주의 독재자 베니토 무쏠리니에게 충성하긴 했어도 이탈리아계 미국인들의 대부분은 전쟁에서 미국의 편에 섰다고 말했습니다.

모두 50만명 이상의 이탈리아계 미군 장병들이 제2차 세계 대전에서 연합군의 일원으로 싸웠고 7만명의 미군이 이른바 적.외국인들의 자녀들이었습니다.

스첼사 관장은 적대적 외국인들의 이처럼 많은 아들 딸들이 미국을 지키기 위해 전쟁터에서 싸우는 동안에도 이들의 부모들은 미국에서 일터에 다니는 것부터 일상 생활의 일거수 일투족을 규제받고 있었다고 말합니다.

카메라와 라디오 그밖에 의심쩍은 것으로 여겨지는 모든 것을 압수당했다는 것입니다. 스첼사 관장은 당시에 미국에서 2천백명 이상의 이탈리아계 주민들이 적대적 외국인 법에 의거해 구금당했고 수백개 주택들이 연방수사국. FBI 요원들의 급습을 당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당시에 유명한 이탈리아계 미국인들도 이러한 법 적용에서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야구 영웅. 조 디마지오의 부친은 그의 아들의 음식점을 찾아가는 것을 저지당했고,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단의 인기 스타였던 엔지오 핀자는 거의 3개월 동안 구금당하기도 했습니다.

이탈리아.미국 박물관의 직원들은 이번 콜럼버스데이 공휴일 연휴 직전에 시작한 이번 전시회를 앞으로 전국의 학교에서 순회 개최함으로써 2차 세계대전 중 이탈리아계 미국인들의 체험에 대해 학생들에게 가르칠 계획을 세우고 있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