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지도자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0일 오전, 북한과 러시아 접경 도시인 하산에 도착해 나흘간의 비공식 러시아 극동지역 방문을 시작했습니다.

비행기 여행을 꺼리는 것으로 알려진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20일 오전, 특별 열차를 이용해 북한과 러시아 사이의 국경을 넘었습니다.

콘스탄틴 풀리코프스키 극동연방지구 대통령 전권대리와 세르게이 다르킨 프리모르스키 지역 주지사 등이 하산 역에 도착한 김위원장을 맞았습니다.

다르킨 주지사는 김위원장은 이번 러시아 방문을 통해 러시아 극동 지방에 대해 좀 더 잘 알게 될 것이라고 말하면서, 자신은 농업과 벌목, 전기 등의 경제 문제를 북한 지도자와 논의하고 싶다고 덧붙였습니다.

김 위원장 일행은 기차 플랫홈에서 러시아 관리들의 영접을 받은 후, 취재진들에게 손을 흔들어 보이기도 했습니다.

북한 특별 열차의 바퀴를 북한보다 폭이 넓은 러시아 철로에 맞게 바꾸는 작업이 진행되는 동안 객차내에서 기다렸던 김위원장 일행은 약 1시간 후, 첫번째 방문지인 하바로프스크 주 콤소몰스크-나-아무례로 향했습니다. 풀리코프스키 대통령 전권대리와 다른 러시아 관리들이 김위원장이 탄 특별 열차에 동승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23일 오전 콤소몰스크-나-아무례에 도착해 비행기 및 잠수함 공장을 둘러볼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러시아 언론 보도들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북한으로 돌아가기 전에 러시아 극동지방의 여러 도시들을 방문할 예정입니다.

풀리코프스키 대통령 전권대리의 언론 비서관에 따르면, 김위원장은 콤소몰스크-나-아무례 방문에 이어 하바로프스크를 방문해 현지의 제약 공장들을 시찰할 예정입니다.

그후 김 위원장은 귀국에 앞서 23일 블라디보스톡이나 그 인근에 들러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만날 것이라고, AP통신은 블라디보스톡 시 정부 대변인의 말을 인용해서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김위원장이 러시아에 머무는 동안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만날지는 아직 불투명합니다. 앞서 러시아 언론들은 푸틴 대통령이 극동지방으로 와서 김위원장을 만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었습니다.

김위원장의 이번 러시아 방문은 지난 해 8월에 이어 꼭 1년만입니다. 지난 해 김위원장은 기차편을 이용해 모스크바와 셍 페테르스부르그를 방문했습니다. 러시아 관리들은 김위원장의 이번 방문은 경제 문제에 촛점이 맞추어질 것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러시아 극동 지역은 러시아와 북한간 연간 무역액 1억 달러의 70퍼센트를 차지하고 있는 곳이며, 또한 이 지역의 건설 현장이나 농장, 목재 공장등에 약 1만2천명의 북한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습니다.

이미 북한과 러시아 두 나라 간에는 북한에 세워진 러시아 정유공장과 북한 항구를 통한 화물 운송, 농업, 어업 등 분야에서의 경제 협력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최근 북한은 경제 개혁을 단행하고 싶다는 뜻을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북한 관리들은 그같은 개혁 조치들을 가리켜 중앙기획 경제를 해체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더욱 효율적으로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한편, 김정일 위원장은 이번 러시아 방문을 통해, 미국과의 고위급 대화 개개를 앞두고 푸틴 대통령과 이 문제를 협의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미국 부쉬 행정부의 한 고위 관리는 지난 16일, 미국 국무부의 제임스 켈리 동아시아 담당 차관보가 이번 가을에 평양을 방문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김위원장의 이번 러시아 방문은 러시아가 미국 주도의 반-테러 연합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면서도, 미국의 적인 이란 및 이라크와의 경제 관계를 강화하고 있는 것과 때를 같이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