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앨런 그린스팬 의장은 소비자들의 경기에 대한 신뢰 정도가 불황을 탈출하려 애쓰는 경제적 힘의 근원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월스트릿의 증권 중개인들은 소비자 신뢰의 추이에 따라 주식 매입과 매각 여부를 결정하고 있고, 정치인과 경제인, 실업인, 언론인들도 모두 다 이같은 지수들을 중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갈수록 많은 경제학자들은 이것이 사실상 존재하지도 않는 마음의 상태를 애써 수치화하려는 기도에 불과한 한낱 환상인지도 모른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소비자 관련 지수가 소비자들의 지출 증감으로 이끄는 심리상태를 제대로 포착하지 못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차라리 다음번 봉급 액수가 얼마가 될 것인지와 언제쯤 취업할 것인지 등과 같은 보다 현실적인 요인들이 지출의 시기와 규모 등을 결정 한다는 것입니다.

미국에서 소비자 관련 두가지 주요 지표가 최근에 상승세를 보임으로써 월스트릿 금융가와 워싱턴 정가는 미국 경제를 낙관하고 있는 소비자들이 곧 미국 경제를 회복시킬 것으로 기대하게 했으나 사실상 소비자 지출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소비자의 경기 감각과 여기에 기초한 소비 태도를 나타내는 소비자 심리지수(Consumer Sentiment Index)를 창안한 미시간 주립대학교 소비 심리조사 연구소의 리챠드 커틴 소장은 이 지수는 경제 전반의 추이만을 전망할 뿐이라며 구체적인 것은 조사의 세부사항을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소비자 심리지수는 조사가 실시된지 6년이 지난 1952년에 조사 결과를 종합해 단일 수치로 표시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소비자들의 경기에 대한 인식이 경기동향 파악 및 예측에 유용한 정보가 된다는 전제하에 소비자의 현재 및 장래의 재정상태, 소비자가 보는 경제 전반의 물가, 구매 조건 등에 대해 설문조사를 하고 이를 지수화 한 것입니다.

또한 소비자 심리지수가 창안된 2차 세계대전 직후에 비해 미국인들의 현재 소비유형이 크게 달라진 현실도 간과할 수 없습니다. 당시에 전형적인 소비자 표본과 오늘날의 표본은 서로 크게 다르다는 것입니다. 즉, 일부 사람들은 구매 결정을 봉급에 토대를 두고 결정하고 있으나 어떤 사람들은 이자율과 주가의 추이, 특히 1940년대에는 존재하지도 않았던 크레딧 카드에 토대를 두고 결정하는 등 구매행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이 훨씬 더 복잡해 졌다는 것 입니다.

또한 1970년대 이후 심화돼온 소득의 불균형도 소비자 신뢰 조사들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저소득층의 경우 장차의 소득을 너무 낙관하고 있는 반면, 고소득층은 너무 비관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것입니다. 또다른 주요 소비자 관련 지수인 소비자 신뢰지수 (consumer confidence index) 는 민간 기업들의 지원으로 운영되는 연구단체인 컨퍼런스 보드(conference board)에 의해 지난 1967년부터 발표돼 왔습니다. 이 지수는 현재의 지역경제 상황, 고용상태와 6개월후의 지역경제, 고용 및 가계수입 등에 대한 전망을 조사, 지난 1985년의 평균치를 100으로 기준삼아 비율로 표시한 것입니다.

기업체들은 마케팅 전략을 수립할 때 이러한 소비자 관련 단일 지수를 사용하기 보다는 개별 조사 항목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에 주로 촛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소비자 신뢰지수와 심리지수 등 두 주요 지수에 관해 지난달 프린스턴대학에서 열린 심포지움에서는 소비자 신뢰지수가 당초 의도했던 소비 지출의 증감 보다는 고용의 증감을 보다 잘 예고하는 것으로 드러났다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발표되어 관심을 모으기도 했습니다.

이들 소비자 관련 지수의 단점들에도 불구하고, 거의 모든 경제 전문가들은 다른 경제 지표들과 합산될 때 이들 지수는 향후 소비 추이를 전망함에 있어서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는데 동의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