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러시아에서는 스킨헤드가 큰 사회적 문제로 등장했습니다. 이들은 히틀러를 추종하는 과격 폭력 단체인 “신 러시아 나치주의자”들로서, 히틀러와 레닌의 생일이나 혹은 사회 정치적인 사건에 맞춰 행동을 개시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들은 주로 아시아와 아프리카계 유색인들과, 이전 구 소련 공화국 국가였던 중앙 아시아와 카프카스계 국민들을 상대로 폭력을 일삼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그 대상이 전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확대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4월 20일은 히틀러가 탄생한지 120주년이 되는 날이었고, 또한 22일은 소련을 설립한 레닌의 생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에 앞서 스킨헤드측은, 모든 외국인들이 러시아를 조속히 떠나지 않을 경우, 20일을 전후해 대규모로 외국인들을 살해하거나 공격하겠다는 내용의 협박서한을, 모스크바 주재 미국, 스웨덴, 일본, 한국등 여러 대사관에 보낸바 있습니다. 이 서한은 이반이라는 이름의 러시아 스킨헤드 그룹 대표가 전자우편을 통해 보낸 것인데, 이러한 협박은 러시아에 체류하고 있는 외국인들의 불안감을 크게 증폭시켰습니다.

그결과 수도 모스크바와 제가 살고 있는 곳인 쌍트 페테르스부르크를 비롯한 여러 도시 일원에서는, 20일 대부분 외국 상점이 철시하고 길거리 행인이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쌍트 페테르스부르크의 경우, 한국을 비롯한 외국 유학생들이 학교가 18일 부터 임시 휴교함에 따라, 기숙사등지에서 문밖 출입을 자제했으며, 고려인과 조선족 등 한국계 주민들도 불필요한 외부 출입을 끊은바 있습니다.

스킨헤드 공포가 이렇게 확산됨에 따라 시내 주요 도로의 교통량은 이날 평소의 절반 이하로 극감했고, 외국인들 사이에서는 누가 어디서 살해됐다는 등의 확인되지 않는 유언비어가 난무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러시아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여 19일에서 22일까지 스킨헤드 경고령을 발령했고 시내경비를 대폭 강화하여, 외국 공관과 지하철역등 공공장소에 대규묘 경찰력을 배치하기도 했습니다. 그 동안에도 스킨헤드 공포는 매년 4월이면 고개를 들곤 했으나, 올해처럼 심각한 지경에 이른 적은 찾아보기 힘든 것 같더군요.

한국인들도, 특히 유학생들이 많은 피해를 입은바 있는데요, 3월 31일에는 쌍트 페테르스부르크 소재 바가노바 발레 학교 학생 2명이 피해를 입은 바 있고, 역시 지난 3월에 O.M. 선교회 소속 한국 선교사인 제 모 선교사가 스킨헤드로 보이는 사람들에게 폭행을 당한 바 있습니다. 이 분은 제가 다니는 교회와 같은 교회에 다니고 계신데, 저희 집에서 조별(구역) 모임이 끝나고 여자 성도 두명과 함께 귀가 하시던중, 저희 집 앞에서 2명의 스킨헤드로 부터 가벼운 구타를 당하시기까지 했습니다. 다행히도 큰 피해는 없었습니다. 대체로 사고는 학교가 시내에 있어, 시내로 통학하는 학생들이 피해를 많이 입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지하도, 지하철역 주변과 대중 교통 이용 시에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스킨헤드 폭행 사건이 주로 청소년들에 의해 일어나고 있는 점을 고려하여, 청소년 범죄예방을 위한 조치를 강화할 필요가 있지만, 러시아 경찰은 이들이 처벌을 받을 가능성이 없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스킨헤드들은 일부러 어린아이를 조직에 끌어들이는데, 이들이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라고 합니다. 또한 러시아 내무부와 연방보안국 어디에도 이 문제를 전담하는 특수부서가 없는데, 이것은 스킨헤드 조직이 공식등록되지 않았기 때문에 문제 자체도 없다는 식의, 무사안일한 태도를 보여주는 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그런데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4월 18일 국회 연설에서, 스킨헤드를 테러 집단으로 규정하고 폭력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언급하면서 일련의 조치가 내려져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어서, 앞으로 러시아 당국의 대응조치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한국측에서도 대사관, 한인회, 유학생회에서 여러 모로 노력하고 있기는 하지만, 이 문제는 스킨헤드가 러시아땅에서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방송을 듣는 분들이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 기도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