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격자들은 열 살에서 쉰 두살 가량의 북한 주민 25명이 14일 아침, 중국인 경비원들을 밀치고 스페인 대사관 구내로 진입했다고 말했습니다. 주중 스페인 대사관의 크리스티나 페레즈-구티에레즈 씨는 탈북자들은 어른 14명과 어린이 11명으로 구성돼 있다고 밝히면서, 건강 상태는 양호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과거 북한에 파견돼 의료 활동을 벌인 바 있는 독일인 의사 노베르트 폴러첸씨는 기자들에게, 자신이 탈북자들의 이번 스페인 대사관 진입을 도운 국제적 조직의 일원이라고 말하고, 앞으로도 더 많은 북한 주민들의 탈북을 도울 것이라고 다짐하면서, 이는 철의 장막이 붕괴되기 이전에 동유럽인들이 서유럽 대사관으로 몰려들던 때와 유사한 상황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스페인 대사관에 진입한 이들 탈북자들 가운데 일부는 독약을 소지하고 있다면서 북한으로 송환될 경우 차라리 죽음을 택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건 발생 직후 스페인 대사관 주위에는 수 십명의 중국 경찰관들이 배치돼 차량 통행을 막고, 기자들의 접근도 막고 있습니다. 일본 도쿄의 한 인권 단체는 이들 탈북자들 가운데 일부는 과거 북한을 탈출했다가 중국 당국에 의해 북한으로 송환돼 고문을 당했던 사람들이라면서, 이들이 다시 북한으로 송환될 경우 극도의 곤경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중국 외교부의 장치예 대변인은 중국 정부는 이번 사건의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히면서도, 중국은 이들 탈북자들이 난민 자격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에서는 지난 수 년동안 가뭄과 기아, 홍수와 굶주림등이 이어지면서 많은 수의 북한 주민들이 중국으로 탈출했습니다. 중국 당국은 이들 탈북자들을 보호받을 자격이 있는 정치적 난민으로 간주하기 보다는, 북한으로 송환돼야 할 경제적 유민으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중국 외교부의 장치예 대변인은 스페인 대사관에 진입해 난민지위를 요구하고 있는 탈북자들을 인도주의적인 측면에서 다룰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남북한 모두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평양과 서울 사이의 새로운 회담을 중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중국으로서는 이번 탈북자 사건으로 어려운 입장에 놓이게 됐습니다. 게다가 중국 정부는 이들 탈북자들의 서울행이 허용될 경우, 추가 탈북을 부추기는 결과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습니다.

지난 해 북한 일가족 7명이 베이징 주재 유엔 난민 고등 판무관 사무소에 진입해 망명을 요구한 적이 있었습니다. 며칠동안의 집중적인 협상끝에 이들 일가족은 인도적인 이유로 서울행이 허용된 사례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