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의 이웃이자, 최대 교역국인 파키스탄은 현재 벌어지고 있는 테러와의 전쟁에 여러가지로 영향을 받고 있는 나랍니다. 파키스탄 북서부, 통화시장이 번성하고 있는 페샤워르에 가면, 전쟁으로 피폐해진 아프가니스탄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자산을 투자하는 통화거래상들을 볼 수 있습니다. 미국의 소리 특파원의 좀 더 자세한 보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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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샤워르의 키싸 쿠와니라는 곳의 구석에 자리잡은 이 통화시장에 가면,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밀치고, 소리지르며, 흥정을 벌이면서, 때로는 서로 주먹다짐을 하는 광경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이 사람들은 이웃나라인 아프가니스탄의 통화인 ‘아프가니’를 거래하고 있습니다. 거래소라고 해봐야 ‘초우케 야드가’라고 불리는 작은 상점들이 밀집한 골목길에 지나지 않습니다. 각각 무전기나 이동전화기를 움켜쥐며 방금 나온 신문의 머릿기사나 속보등을 외쳐대는 거래상들로 주위는 무척 소란합니다. 미국영토에 대한 911테러공격 이후, 아프가니스탄에서 발생한 모든 뉴스는 통화가치의 급격한 등락을 주도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거래상들의 희비도 엇갈리고 있습니다.

‘초우케 야드가’에서 20년동안 거래상으로 일했던 파룩 칸씨는 탈레반 정권의 붕괴후 많은 사람들이 아프가니스탄의 통화를 거래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통화가치는 급격한 등락을 거듭하고 있으며, 손실을 입은 투자자들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미국 달러화에 비해 아프가니의 가치는 그리 높은 편이 아닙니다. 거래상들은 아프가니를 십만단위로 묶어서 판매합니다. 흔히 ‘레이크’라고 불리우는데, 요즘 1레이크는 파키스탄 돈으로200루피 정도이며, 미화로는 3달러 33센트에 달합니다. 이 환율은 그러나 정치적 격변이 심했던 작년 테러 이전의 상황보다는 나은 수준입니다. 당시 1레이크는 1달러 33센트에 불과했습니다.

아프가니스탄의 통화는 지난 수십년간 매우 불안정했습니다. 1989년 소련의 영향력이 제거된 이후 빈발한 내전의 와중에서, 각각의 정치적 분파들과 부족세력들은 자기들만의 통화를 다투어 찍어냈으며, 이런 무분별한 통화남발을 규제할 제도 또한 마련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아프가니의 통화가치는 하락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아프가니스탄의 통화 불안정은 하미드 카자이 임시 대통령이 수도 카불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밝혔듯이, 현 정권이 해결해야 할 현안 중 하나입니다. 사람들이 원하는 만큼의 돈을 찍어낼 능력은 있으나 바로 그것이 문제의 하나라고 카르자이수반은 말합니다.

현재 아프가니스탄의 최고액권은 10 아프가니권입니다. 하지만 매일 엄청난 양의 돈이 사무실로부터 오가며, 쌓아 논 돈이 천장에 닿을 정도인 파잘 마울라씨 같은 거상들에겐 이것도 충분치 않습니다.

마울라씨는 운만 조금 따라 준다면 능력있는 거래상의 경우 하루에 5만달러도 벌어들일 수 있다고 말합니다.

만일 새 정부가 새로운 통화를 발행한다면 통화가치는 안정될 것이라고 마울라씨는 말합니다. 하지만 은행이 효과적으로 기능을 발휘하지 않거나, 사회전반에 재무구조가 튼튼히 자리잡지 않는다면, 아프가니스탄엔 계속해서 ‘초우케 야드가’ 같은 뒷골목 통화시장이 성행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