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오 “러 미군 살해 포상금 사실이면 대가 치를 것”…타이완 중국 견제 국방비 증액

마이크 폼페오 미국 국무장관이 13일 슬로베니아 블레드를 방문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러시아가 포상금을 주고 아프간 주둔 미군 살해를 시도했다면 응분의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장관이 경고했습니다. 타이완이 중국의 군사적 위협에 맞서 내년도 국방비를 증액하기로 했습니다. 필리핀 무장반군 소탕 작전을 평가한 미 국방부 보고서 내용,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장관이 러시아의 미군 살해 사주 의혹에 대해 언급했군요?

기자) 네. 지금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장관이 지난 11일부터 일주일 일정으로 중유럽 국가들을 순방 중인데요. 첫 번째 방문국인 체코 공화국에서 ‘자유유럽방송(RFE/RL)’과 12일 인터뷰를 했습니다. 폼페오 장관은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미군 살해 포상금 의혹과 관련해 러시아 측에 강력히 경고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의 미군 살해 포상금 의혹이라면 최근 미국 정가가 발칵 뒤집힌 사건을 말하는 건가요?

기자) 맞습니다. 지난 6월,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미국 정보당국자들의 말을 인용해 제일 처음 보도한 내용인데요. 러시아 군 정보기관이 아프간 무장단체 탈레반 측에 아프간 주둔 미군과 연합군 살해를 사주하고 포상금까지 지급했다고 보도해 큰 파문을 일으켰습니다.

진행자) 폼페오 장관이 인터뷰에서 어떤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폼페오 장관은 그 같은 보도가 사실이라고 믿는지, 또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반드시 보고됐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등의 질문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 문제와 관련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이야기를 나눴고, 만일 그 같은 보도가 사실이라면 러시아는 반드시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사전에 알고 있었다는 이야기도 나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이런 정보가 지난 3월,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됐고,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서도 논의됐지만, 러시아에 대한 아무런 대응책도 나오지 않았다고 보도했는데요. 하지만 백악관 측은 하루에도 수많은 정보가 올라오고, 그 많은 정보가 다 대통령에게 보고되는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가짜뉴스라면서 관련 보고를 받지 않았다고 부인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폼페오 장관이 체코에서 다른 바쁜 일정도 보냈다고요?

기자) 네. 12일 안드레이 바비시 체코 총리와 회담을 하고 양국의 관계 발전과 안보, 에너지·디지털 분야 협력 방안, 국제 현안 등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폼페오 장관과 바비시 체코 총리는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도 가졌습니다.

진행자) 공동 기자회견에서 어떤 이야기들이 나왔습니까?

기자) 폼페오 장관은 구소련 국가였던 체코가 소련의 사슬에서 벗어나 자유와 민주주의 국가로 전환한 역사적 사실을 높이 평가하고 미국의 지속적 지원을 다짐했습니다. 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일원으로 체코의 역할 확대를 기대하고, 최근 중국, 러시아가 제기하는 사이버 안보 위협 등에 대해서도 언급했습니다.

진행자) 바비시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어떤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바쁜 시기에 폼페오 장관이 체코를 방문해 감사하다며, 양국의 관계 발전을 기대한다고 화답했습니다. 또 지금 당장 체코가 어떤 임박한 위협에 직면해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신중히 대응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폼페오 장관이 체코 의회에서 연설도 했군요?

기자) 네. 폼페오 장관은 12일 체코 의회를 방문해 최근의 국제 정세와 양국 관계를 조명했는데요. 폼페오 장관은 특히 최근 중국의 부상은 과거 소련보다 더 강력한 위협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폼페오 장관의 연설 내용 좀 더 들어볼까요?

기자) 네. 폼페오 장관은 현재 중국 공산당이 구소련보다 더 막강한 적대국으로 부상했고, 정치·경제·사회적으로 세계와 더 연계돼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폼페오 장관은 또 일부 유럽 국가들은 중국 공산당의 위협을 깨닫기까지 좀 더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지적하고, 중국 공산당과 러시아의 위협에 대응해 단결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또 어떤 이야기가 나왔습니까?

기자) 네. 지난 9일 동유럽 국가 벨라루스에서 실시된 대선 결과에 항의하는 시위가 지금 나흘째 벌어지고 있는데요. 폼페오 장관은 이 자리에서 벨라루스 정부의 강경 진압을 강력히 비판했습니다. 폼페오 장관은 미국은 벨라루스의 법치와 벨라루스 국민의 자유를 지지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폼페오 장관이 체코 방문에 이어 슬로베니아로 이동했군요?

기자) 네. 폼페오 장관은 13일 슬로베니아를 방문해 보루트 파호르 슬로베니아 대통령과 야네스 얀사 총리, 안제 로가르 외무장관 등 슬로베니아 지도자들과 만났습니다. 폼페오 장관의 이번 중유럽 순방의 주 목적 가운데 하나가 중국의 기술 위협에 맞서 사이버 안보를 강화하는 것인데요. 슬로베니아와 차세대 이동통신망 (5G )구축 사업에 관한 기술협약서에도 서명했습니다. 폼페오 장관은 이어 오스트리아, 폴란드 등 15일까지 순방 일정을 이어가게 됩니다.

지난 2016년 1월 타이완 차이 공군기지에서 F-16 전투기 2대가 비상출격 훈련을 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타이완의 내년도 국방 예산이 공개됐군요?

기자) 네. 타이완이 내년도 국방 예산을 14억 달러 증액하기로 했습니다. 이는 올해 국방 예산보다 10% 이상 늘어나는 겁니다.

진행자) 그럼 내년도 타이완의 국방 예산의 총규모는 어떻게 됩니까?

기자) 약 4천530억 타이완 달러, 미화로 154억 달러 정도 되는데요. 이에 대해 타이완 국방부는 꾸준한 국방 예산의 증가로, 군사력과 전쟁 대응 능력을 강화하고 국가 안보와 지역 평화, 안정을 보장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몇 년 전부터 타이완과 중국의 갈등이 더 심화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016년 타이완에 차이잉원 총통 정부가 출범하면서 중국과의 갈등이 더 고조되고 있습니다. 차이잉원 총통은 ‘일국양제(한 나라 두 체제)’를 주장하는 중국에 맞서 독자적 노선을 취하며 타이완의 독립을 추구하고 있는데요. 특히 트럼프 행정부 들어와 미국과 우호적 기류가 흐르면서 중국의 압박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타이완이 최근 무기 수입도 늘리고 있죠?

기자) 맞습니다. 지난해 타이완은 M1A2 에이브람스 주력전차 100여 대, F-16V 전투기 60여 대 등 100억 달러에 달하는 무기를 미국에서 들여오기로 했습니다. 타이완은 또 순항 미사일과 기뢰 구매 등을 통해 해상 방어력을 더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요즘 들어 타이완 해협에서 갈등도 자주 벌어지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과 타이완은 폭 180km 정도 되는 좁은 해협을 사이에 두고 있는데요. 이번 주 중국 전투기 2대가 타이완 해협 중간선을 침범했습니다. 중국 전투기가 타이완 해협 중간선을 침입한 것은 지난 2016년 이후 세 번째였습니다.

진행자) 마침 미국 행정부의 최고위 관리가 타이완을 방문 중이었죠?

기자) 맞습니다. 알렉스 에이자 미 보건후생부 장관이 타이완을 방문 중이었는데요. 에이자 보건장관은 미국과 타이완이 지난 1979년 단교한 이래 타이완을 방문한 미국의 최고위급 인사로, 중국 전투기 침입은 차이잉원 총통과의 공동 기자회견 직전 벌어진 일이었는데요. 중국의 항의성 위협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금 중국은 남중국해에서도 거의 실전 같은 훈련을 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최근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고조되면서 남중국해상의 긴장도 고조되고 있습니다. 중국은 이 해역의 90% 이상을 자국의 영해라고 주장하고 있고, 미국은 국제상설중재재판소의 판결에 따라 공해라고 보고, 역내에서 항행의 자유 작전을 펼치고 있는데요. 중국 인민해방군이 13일 남중국해에서 대공포 등을 동원해 방공 실탄 훈련을 했다고 중국 관영매체가 전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미국도 중국의 위협에 맞서 전투기를 보냈다는 보도가 있군요?

기자) 네. 중국의 위협에 맞서 미국의 B-2 전략폭격기 3대가 인도양에 있는 디에고가르시아섬에 도착했다고 미 국방부가 밝혔습니다.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전략폭격기가 디에고가르시아에 배치되는 건 지난 2016년 이래 처음 있는 일입니다.

필리핀 팜팡가에서 열린 미-필리핀 연합군사훈련 중 미 해병대원이 필리핀 해병대원에게 화기 취급법을 가르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필리핀 무장 반군 소탕 작전에 관한 미국 국방부 보고서가 나왔다고요?

기자) 네. 미국 국방부가 최근 ‘태평양 독수리-필리핀 작전 (Operation Pacific Eagle-Philippines)’의 성과를 평가하는 보고서를 발표했는데요. 미국 정부가 상당한 자금과 시간을 들여 지원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별 성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지금 필리핀에서 반군 소탕 작전을 지원하고 있죠?

기자) 맞습니다. 미국 정부는 필리핀 남부 지역을 거점으로 하고 있는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IS 와 여러 테러 조직 등 반군 소탕 작전을 지원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션 오도넬 국방부 감찰관 대행은 이 보고서에서, 필리핀 내 극단 세력을 격퇴하기 위한 노력이 확실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지금까지 필리핀 반군 소탕 작전에 투입한 자금이 어느 정도나 되나요?

기자) 올해만도 지금까지 약 7천만 달러가 투입됐습니다. 지난해에는 1억800만 달러를 지원했고요. 그 전년도에도 1억 달러가 넘는 상당한 자금이 투입됐습니다.

진행자) 그 많은 자금이 어디에 투입됐습니까?

기자) 필리핀 정부군이 IS 조직을 추적하는 데 드는 장비나 드론 (무인기) 지원 등 정보와 정찰, 첩보 활동에 주로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미군이 전투에도 참여합니까?

기자) 미군 병력은 전투에는 직접 참여하지 않고요. 필리핀 정부군 훈련과 정보 활동 등을 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그동안 얻은 성과는 전혀 없습니까?

기자) 지난 2017년 미군 특수부대의 지원 하에 IS가 점령하고 있던 민다나오섬 마라위시를 재탈환한 것을 비롯해 소기의 성과도 있었는데요. 당시 약 5개월간의 전투 기간, 1천여 명의 IS 대원들이 사망하거나 체포됐고요. 지도자도 사망했습니다. 하지만 IS 완전 소탕이라는 확실한 성과는 거두지 못했다는 지적입니다.

진행자) 현재 필리핀에는 IS 대원이 얼마나 될까요?

기자) 지금 필리핀의 IS 추종 세력은 아부 사야프와 마우테, 안사르 칼리파 등 여러 이슬람 무장 조직에 흩어져 있는데요. 미 국방정보국은 약 300명에서 500명 정도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앞으로 세력이 커질 수도 있다고요?

기자) 네. 미 당국은 IS가 여전히 필리핀 곳곳에서 세를 불리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특히 지난 5월 필리핀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집단 확산에 대한 우려로 1만 명에 달하는 죄수들을 풀어줬는데요. 이들 가운데 전 IS 대원이나 동조 세력이
IS에 가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미군은 또 코로나 팬데믹(대유행)으로 정보 활동이 축소되고 병력이 교체되는 등의 상황을 IS가 악용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